▶ “경제 하락은 필연, 포트폴리오 다양화 필요” 인플레이션 헤지 종목·가상화폐 등도 고려 [레이 달리오 /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공동회장·최고투자책임자]
▶ “높은 경제 성장률, 문제는 공급망과 인력난” 널뛰기 장세 지속 전망, 금리인상 감안해야 [데이나 페터슨 / 컨퍼런스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
■ 새해 경제 전망
새해 미국 경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서 되살아날 수 있을까? 피할 수 없는 질문이다. 2022년 임인년 새해, 여전히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미국 경제는 새로운 변화와 함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소위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미국 경제는 성장과 도태의 갈림길에 서있는 것이다.
상당수의 기관들이 내놓고 있는 새해 미국 경제 전망은 오미크론이라는 변수 속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고 있다. 그만큼 불확실성이 높다는 증거다.
불확실성 속에서 국가 경제뿐 아니라 개인의 생활 경제도 커다란 변화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 전문가들의 전망을 정리해 보는 것은 불확실성의 미래에 대한 대안 마련을 위한 토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경제 하락은 필연, 포트폴리오 다양화 필요” 인플레이션 헤지 종목·가상화폐 등도 고려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Bridgewater Associates)의 레이 달리오 공동 회장이자 최고투자책임자는 “올해 들어서면서 새로운 경제 재앙이 닥칠 것”이라며 “대응책으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등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에 따르면 지난 500년 동안의 역사적 패턴을 고려할 때 미래의 재앙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미중 갈등이 경제를 위축시키지 않고 지나간다면 다른 요소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어서 미래의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개인의 리스크를 살펴보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레이 달리오 최고 투자책임자는 “두 가지 팁이 있는데 하나는 재정적 리스크를 평가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포트폴리오의 다양화”라며 지극히 원론적이고 단순한 대처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의 기본적인 생각은 이렇다. 현금은 안전한 투자 도구가 아니어서 자금이 한 곳에 모여 있지 않은 지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이나 금에 투자할 경우 전부 아니면 전무 중 하나를 선택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그가 조언하는 올해 투자 포인트인 셈이다.
2020년까지만 해도 레이 달리오는 가상화폐가 부의 저장 수단으로 적절치 않고 과도한 변동성에도 문제가 있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 같은 그이 태도가 변화하게 된 것은 가상화폐에 대한 시각 변화와 함께 투자 가능성 때문이다.
데이터 분석 기업인 ‘피치북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캐피털 업계가 가상화폐 산업에 총 300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상화폐의 등장 이후 2020년까지 투자 총액보다 큰 규모다.
1,300%가 넘게 폭등하면서 가상화폐 광풍이 불었던 지난 2018년 투자액 80억달러보다 4배 가까이 많은 규모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주류 투자 대상으로 부각되었다는 게 레이 달리오의 평가다.
달리오 최고 투자책임자의 올해 경제 전망의 핵심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경제에 또 다른 충격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충격이란 중국과의 무역 전쟁이다. 미국이 무리하게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여 미국의 물가가 급등한 것은 물론 실업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달리오 최고 투자책임자는 “미국 경제가 미중 무역 전쟁의 후유증을 크게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달리오 최고 투자책임자의 경제 전망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과거 전망이 현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예측했고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인해 미국 경제가 수년간 재정적 부담을 질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작한 무역 전쟁으로 임금이 삭감되고 기업의 이윤이 낮아졌으며 소비자 물가가 상승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달리오 최고 투자책임자는 “올해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률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인플레이션 대한 헤지 수단으로 가상화폐에 주목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가상화폐에 투자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가상화폐가 갖고 있는 불확실성이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각국 정부의 규제 조치 가능성으로 가상화폐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국가들이 생길 확률도 크다”며 경고했다.
“높은 경제 성장률, 문제는 공급망과 인력난” 널뛰기 장세 지속 전망, 금리인상 감안해야“2026년까지 정상 성장률 보다 높은 성장률이지만 관건은 공급난과 인력난이다.”
경제조사전문기관 컨퍼런스 보드의 데이나 페터슨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내린 향후 경제 전망을 한 마디로 요약한 말이다.
페터슨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경제 전망은 성장세 기조 위에 서 있다. 그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3.9%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역 전쟁으로 패권을 겨루고 있는 미국과 중국은 각각 3.8%와 5.5%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페터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망치를 종합하면, 2026년까지 정상 성장률보다 약간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며 “이후 2027년부터 2031년까지 기존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올해 3.8%에 이어 내년에는 3.0%, 2026년까지 평균 2.1%의 경제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후 2027년부터 2031년은 1.8% 수준의 경제 성장률을 보이면서 기존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바로 전 세계적인 공급난과 인력난이 그것이다.
페터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공급망 붕괴는 주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공급 차질과 결합된 것으로 여겨진다”고 했다.
재택근무를 비롯해 실내 활동 위주의 환경에서 외식이나 오락 활동이 급격하게 줄면서 억눌렸던 소비 욕구가 백신 접종과 함께 폭발적으로 분출되어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제조업의 강국인 중국이 지역과 항만을 폐쇄하면서 공급난이 더욱 심화되었다.
페터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엔 지난해에 비해 물류 정체가 해소되면서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고 코로나19가 퇴조함에 따라 공급난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차량용 반도체 칩 품귀 현상이 해소되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칩이 필요한 상품에 대한 소비 수요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고 새로운 파운드리를 건설하는 데는 물리적으로 일정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에도 반도체 칩 부족 사태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미국 경제 회복에 영향을 줄 요인으로 인력난이 꼽히고 있다. 인력난을 단순하게 하나의 원인으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시니어 인력의 대거 은퇴가 미국 고용 시장에 큰 변화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는 “팬데믹 기간 동안 300만명이 퇴직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보다 더 많은 노동자들이 고용 시장에서 이탈했다”며 “이는 시니어들의 조기 은퇴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미국 고용 시장에서는 노동자들은 혜택이 더 많은 직장을 찾을 수 있는 선택권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대다수 노동자들이 일터 복귀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력난을 타개하기 위해 미국 기업들은 소수 정예를 대상으로 자체적인 인력 개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가 하면 높은 임금을 지급하고 보너스와 더 나은 복리 후생 제도를 앞세워 인력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월가와 관련된 전망은 완만한 상승과 높은 변동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지난해 25% 가량 급등한 S&P 500 지수의 상승률이 올해엔 10% 내외로 주저 앉는 동시에 널뛰기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페터슨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전망이다.
그는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은 이미 예고된 악재지만 금융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작지 않을 것”이라며 “여기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등장으로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교란이 올해에도 미국 경제와 금융 시장에 복병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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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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