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경 “도쿄올림픽이 사실상 마지막 국제대회”…대표팀 은퇴 시사

도쿄올림픽을 ‘마지막 국제 대회’로 정한 김연경 [로이터=사진제공]
오한남 대한배구협회 회장은 '배구 여제' 김연경(33)의 국가대표 은퇴 선언에 놀라지 않았다.
다만 김연경이 국가대표 은퇴에 관해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언급했으니, 한국에서 김연경과 만나 이에 관해 대화할 계획이다.
오한남 회장은 8일(이하 한국시간)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예전부터 김연경 선수가 '도쿄올림픽이 끝난 뒤 국가대표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며 "정말 오랫동안 한국 배구를 위해 헌신한 선수다. 직접 만나서 김연경 선수의 얘기를 들어보는 게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당연히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전력을 생각하면, 김연경 선수에게 더 뛰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그러나 선수의 생각도 존중해야 한다"며 "김연경 선수의 이야기를 잘 들어보겠다"고 밝혔다.
김연경은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을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말하기가 조심스럽지만 (대한민국배구협회) 회장님과 이야기를 나눠봐야 한다"라며 "사실상 오늘이 국가대표로 뛴 마지막 경기"라고 밝혔다.
2024년 파리올림픽 출전 여부를 넘어 앞으로 대표팀의 일원으로 활동하지 않겠다는 사실상의 '은퇴 선언'이었다.
배구 팬이라면 모두가 김연경이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그러나 15년 이상 대표팀에 헌신한 김연경에게 또 부담을 짊어지게 하는 것도, 미안한 일이다.
김연경은 만 17세이던 2005년 처음 대표팀에 뽑혔다.
2012년 런던올림픽 4강과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 2020년 도쿄올림픽 4강 진출 등 김연경 덕에 한국 여자배구는 세계 정상권 팀들과 치열하게 싸웠다.
도쿄올림픽을 '마지막 국제 대회'로 정한 김연경은 선수 생명을 걸고 뛰었다.
2020년 1월 12일 태국 나콘랏차시마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 태국과의 결승전에서는 복근이 찢어지는 부상을 안고도 뛰어 22점을 올리며 한국에 올림픽 출전권을 선물했다.
도쿄올림픽 본선에서도 온 몸을 던지며,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선수 출신 사업가'이자 대한배구협회 수장인 오한남 회장은 "김연경 선수의 투혼에 감동했다. 많은 분이 나와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라며 "배구계 선배로서, 김연경 선수에게 감사 인사를 꼭 하고 싶다"고 했다.
오 회장은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 등 코치진, 김연경 선수를 포함한 모든 선수가 힘을 모은 결과"라며 "배구계에 (학교 폭력 논란 등) 여러 문제가 생겨 대표팀에도 영향을 끼쳤고, (강소휘 등) 주요 선수가 부상을 당했다. 많은 전문가가 '한국은 8강 진출도 어렵다'고 했는데 우리 선수들이 엄청난 일을 해냈다"며 대표팀 모두에게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김연경이 대표팀을 떠나면, 한국 여자배구는 세계 무대 중앙에서 변방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
그렇다고 16년간 대표팀에서 헌신한 김연경에게 또 한 번의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다
오한남 배구협회장은 곧 김연경과 만나 속 깊은 대화를 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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