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철씨 작품‘T-HERE-YJ-288’
헬렌 제이 갤러리(Helen J. Gallery·관장 헬렌 박)가 신경철 개인전 ‘Evanescent Landscape: 사라져 가는 풍경’을 선보인다.
오는 17일부터 10월1일까지 열리며, 대구와 서울에 위치한 리안 갤러리와 LA의 헬렌제이 갤러리의 협업으로 진행된다. 헬렌 박 관장은 “2007년 설립된 리안 갤러리는 한국과 세계의 현대미술 트렌드를 이끄는데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는 다양하고 인상적인 작업을 하는 한국 작가들을 함께 소개함으로써 미국 현지의 현대 한국 미술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넓히고자 한다”고 밝혔다.
대구대 미대를 졸업하고 2016년 대구문화예술회관의 ‘올해의 젊은 작가상’을 수상한 신경철 작가는 회화를 통해 자연에서 경관적 대상을 포착해낸다. 자연에서 생동감의 정수를 뽑아내어 단색으로 표현한 풍경화 작품들을 이번 전시에서 소개한다. 회색 톤과 밝은 톤의 물감을 통해서 숲의 이미지가 흐릿하게 드러난 작품 ‘T-HERE-YJ-288’은 노란색 물감을 반복해서 붓질하고 이후에 연필로 붓질의 윤곽을 그려낸 것이다. 연필의 윤곽을 통해 금속성 회색 바탕에서 각각의 붓질 부분을 분리시키는 효과를 낸다. 이 선은 붓질 끝 부분의 날카로운 마무리를 돋보이게 하면서 각각의 붓질 흔적을 격렬한 불꽃 형태로 드러나게 한다. 작가는 이런 이미지들이 장소에 대한 본인의 불완전한 기억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한다. 이 작품의 타오르는 숲은 기억의 현상학에서 비롯된 것이며, 동시에 전세계적 기후 변화와 생태 재앙으로 인한 숲의 소실에 대한 암시이기도 하다.
갤러리 측은 신 작가의 풍경화는 자연적이라는 말보다는 주석적이라는 말로 잘 설명할 수 있다. 작가는 대담하면서 인공적인 색을 사용해 장소에 대한 인상을 돋보이게 하는 동시에, 형광펜이나 샤프 펜슬과 같은 일상적인 필기구에 대한 관심 또한 슬쩍드러낸다. 이 기법을 통해 작가는 형광펜으로 낙서를 하고 연필로 그 윤곽을 그리고 놀았던 추억을 소환한다. 작가의 어린 시절의 낙서 놀이 경험에서 현재의 윤곽을 그려나가는 행위에 대한 개념적 흥미가 발생한 것이다. 각각의 회화적 흔적들은 연필로 재개입되며, 이런 개입은 각각의 이미지가 읽히는 방식에 영향을 준다. 작가의 이러한 기법은 드로잉은 페인팅을 위한 스케치에 불과한 것이라는 관습적 인식과, 그 인식에서 비롯된 페인팅과 드로잉의 위상을 전복시키는 데까지 이른다.
신경철 작가는 리안갤러리, 우민아트센터, 대구문화예술회관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최근 국립대만예술대학교, 대구 가창창작스튜디오, 서울 아트플레이스, 러시아 컨템포러리 아트 내셔널 센터 등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대구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아트뱅크, 모스크바 트라이엄프 갤러리, 대구문화예술회관, 한국감정원, 대구대학교 박물관 등이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개막 리셉션은 오는 17일 오후 5~8시 헬렌 제이 갤러리(929 Cole Ave. LA)에서 열린다. 문의 (323)462-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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