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CPI 5% 올랐으나 S&P500은 장중 최고치…일각선 물가상승 지속 우려
미국의 물가 지표가 예상을 뛰어넘는 급등세로 보였음에도 시장은 인플레이션 공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이다.
10일 노동부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5.0%, 전월보다 0.6%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로 4.7%, 전월 대비로 0.5% 각각 오를 것이라는 시장 전망치를 웃돌아 지난 2008년 8월 이후 13년 만의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3.8% 올라 1992년 이후 오름폭이 가장 컸다.
그러나 뉴욕증시는 이런 숫자를 대수롭지 않게 받아넘겼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10포인트(0.06%) 오른 34,46624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9.63포인트(0.47%) 오른 4,239.18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한때 4,249.74까지 올라 장중 최고점을 경신했다.
금리 영향을 많이 받는 나스닥 지수는 108.58포인트(0.78%) 오른 14,020.33에 거래를 마쳐 3대 지수 중 가장 상승률이 높았다. 물가 우려에도 투자자들은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조기 전환될 가능성을 작게 봤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통상 인플레이션 우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10년물 미 국채 금리도 오르기는커녕 1.458%로 소폭 하락해 최근 3개월 내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예상과 다른 시장 반응은 가파른 물가 상승세가 결국은 일시적 현상일 것이라는 견해에 투자자들이 손을 들어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냇웨스트마켓의 존 브릭스는 CNBC방송에 "물가 상승폭이 예상보다 강했지만, 여전히 일시적인 범주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고, PNC파이낸셜서비스의 거스 포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인플레이션이 올해 후반기에 진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부터 기지개를 켜는 과정에서 수요와 공급 간 불일치로 몇몇 분야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지만, 이는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로 시장 전체로 보면 가격 오름세가 느린 분야도 많다는 것이다.
5월 CPI 상승분의 30%가 중고차 가격 급등 때문이라는 점이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자동차는 반도체 공급난 탓에 일시적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대표적인 분야다.
반면 CPI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주거 비용은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2.2% 오르는 데 그쳤다. CPI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의료비는 오히려 전월보다 0.1% 하락했다.
따라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날 지표 때문에 양적완화 축소나 금리 인상 등의 스케줄을 앞당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시장의 대체적인 컨센서스가 모아졌다.
그럼에도 연준과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물가 상승이 지속될 수 있다는 비관적 시각도 없지 않다.
고용 회복 속도 둔화로 임금을 올리는 기업이 늘어나는 가운데 다수의 식료품 업체, 레스토랑 체인, 소비재 기업들이 원자재와 임금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판테온 거시경제연구소의 이언 셰퍼드슨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뉴욕타임스(NYT)에 "연준도 지난 두 달간의 숫자(물가지표)에 놀랐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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