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통함 속 동체 수색작업 계속…해저 600∼700m 이상 침몰 추정
53명이 탑승한 인도네시아 해군 잠수함 낭갈라함(Nanggala)이 발리 해역에서 어뢰훈련 중 실종된 지 만 72시간이 지났다.
24일 인도네시아 해군과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독일산 재래식 1천400t급 잠수함 낭갈라함은 지난 21일 오전 3시 25분(이하 자카르타 시각 기준)께 발리섬 북부 96㎞ 해상에서 어뢰 훈련을 위해 잠수한 뒤 실종됐다.
탑승자는 49명의 승조원과 사령관 1명, 무기 관계자 3명이며, 낭갈라함은 해저 600∼700m까지 가라앉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됐다.
낭갈라함은 잠수 중 침수가 발생하면서 전력이 끊기고, 통제력을 잃어 심해로 가라앉았을 가능성이 크다.
인도네시아 해군 최고위 관계자는 기자회견에서 "낭갈라함의 전기가 끊긴 상태에서 산소 비축량은 72시간에 불과하기에, 토요일 오전 3시가 구조 시한"이라고 발표했는데, 아무런 흔적도 못 찾은 채 구조 시한이 지나버렸다.
잠수함 전문가들은 "낭갈라함은 건조된 지 40년이 지난 재래함이고, 최대 잠항심도가 250m라서 수심 600∼700m까지 가라앉았으면 사고 당시 이미 찌그러져 탑승자들의 생존 가능성이 없다"고 전했다.
비통함 속에 인도네시아 군 당국은 낭갈라함 동체 위치를 속히 찾아내자며 나흘째 수색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실종 추정 해역에는 대우조선해양과 인도네시아 국영 PAL조선소가 공동 건조한 잠수함 '알루고로(Alugoro)'함 등 잠수함 2척과 군함 20여척, 해저 광산 탐지선, 헬리콥터 등을 포함해 수백 명의 인력이 투입돼 수색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이 보낸 정찰기가 이날 수색에 합류할 예정이고, 호주 군함 두 척도 도착했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의 잠수함 지원·구조선도 현장으로 오고 있으면 우리 정부도 인도네시아 국방부에 지원을 제안하고 답을 기다리는 상태다.
실종자들 가족은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낭갈라함 승조원 위스누 수비얀토로(49)의 여동생은 "가족 모두 계속 기도하고 있다. 낭갈라함의 모든 탑승자가 무사히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낭갈라함이 해저 600∼700m 이상 심해에 가라앉았다면, 선례에 비춰 위치를 찾아내는데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사고 해역 주변은 곳에 따라 수심이 1천500m가 넘는다.
앞서 2017년 아르헨티나 해군 잠수함 'ARA 산후안'호가 44명을 태운 채 실종되자 심해 수색 전문업체가 투입돼 1년 뒤 해저 907m 지점에서 동체를 찾아냈으나 인양은 이뤄지지 못했다.
낭갈라함 동체 인양이 이뤄지지 않으면 정확한 사고 원인도 알 수 없다.
전문가들은 40년이 지난 노후 잠수함에 승선 정원 34명보다 훨씬 많은 53명을 태워 과적, 정비불량 등으로 사고가 났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낭갈라함은 1980년 9월 독일에서 건조를 마친 209급 잠수함으로, 1981년 인도네시아가 인도했다.
인도네시아는 2009년 12월 낭갈라함을 대우조선해양에 맡겨 전투체계, 레이더, 음파 탐지기 등 주요 장비를 신형으로 교체하고 선체를 절단해 탑재장비를 정비한 뒤 2012년 1월 넘겨받았고, 이후 대우조선해양이 정비 등에 관여한 적은 없다.
인도네시아는 1만7천여개 섬으로 이뤄진 국가지만, 해군이 보유한 잠수함은 40년 된 독일산 짜끄라와 낭갈라함, 최근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1∼3번함 등 5척에 불과하다.
인도네시아는 2019년 3월 대우조선해양에 2차로 주문한 1천400t급 잠수함 3척과 관련해 지금까지 계약금 납입 등 아무런 이행을 하지 않던 상황에서 낭갈라함 실종 사고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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