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m 높이 쿠바 국기 모양 콘크리트 조형물 설치돼
쿠바가 수도 아바나의 미국 대사관 앞에 자국 국기 모양의 대형 콘크리트 조형물을 세웠다.
2일 EFE·AFP통신에 따르면 아바나 해안가에 있는 미 대사관 건물 앞 광장에 최근 12m 높이의 국기 조형물이 등장했다.
줄무늬에 별 하나가 있는 쿠바 국기를 세로로 세운 모양이다.
조형물이 들어선 대사관 앞 광장은 지난 2000년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정권 당시 건립된 '반제국주의 연단'이라는 이름의 장소로, 미국 등을 겨냥한 친정부 시위 장소로 주로 사용되던 곳이다.
광장이 들어서던 당시엔 쿠바 정부가 국영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이번 국기 조형물 건립 소식은 아직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를 비롯한 주요 언론에 등장하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미 대사관 바로 앞에 세운 이번 조형물을 두고 EFE통신은 "미국을 향해 주권을 주장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AFP통신은 이 조형물이 "조 바이든 미국 정부 출범 이후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희망이 점차 옅어지는 가운데" 설치됐다고 설명했다.
오래 대립해온 미국과 쿠바는 버락 오바마 전 정권 시절 급속히 해빙 무드를 타며 반세기 만에 외교관계를 복원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가 쿠바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양국 관계도 다시 경색됐다.
쿠바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관계 개선을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신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미 국무부가 인권보고서에서 쿠바 인권 상황을 비판하자, 쿠바 정부가 강력히 반발하기도 했다.
조형물에 담긴 메시지와는 별도로 쿠바 내에선 조형물의 예술성이나 예산 투입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쿠바 예술 비평가 마이켈 로드리게스는 페이스북에 이 조형물이 흉물스러운 조롱거리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인터넷 상에서도 심각한 경제 위기 속에서 불필요하게 돈을 낭비했다는 비난이 나온다고 EFE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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