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에게 “어떤 노래를 가장 좋아하십니까?” 라고 물으면 그 대답이 얼른 나오지 않는다. 음악이란 곡마다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릴 때 나는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오빠들과 남동생들 틈에서 자랐다. 그래서인지 외로움을 많이 타고 혼자 노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또한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해서 옳고 그른 것인지 판단해서 행동하는 것이 몸에 배었다.
내가 어떤 노래를 즐겨 불렀나 생각해보면 ‘클레멘타인’ 이다.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 한 채/ 고기 잡는 아버지와 철모르는 딸 있다/ 내 사랑아! 내 사랑아!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 늙은 아비 혼자 두고 영영 어디 갔느냐.’
이 곡은 심플한 미국민요이지만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우리 아버지와 쓸쓸히 지내는 나 자신의 노래인 듯 했다. 아내가 없는 홀아비 아버지가 불쌍했고 아버지와 쓸쓸히 지내는 내 자신이 클레멘타인인 듯 노래를 부르다가 혼자 울곤 했다. 슬픈 노래지만 마음에 깊이 와 닿는 노래다. 그 노래 속에 몰입하다 보면 나 자신이 그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이 들었다. 그래서 불쌍한 우리 아버지를 실망시키지 않는 딸이 될 것을 항상 나 자신에게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했다.
대학에 들어가 피아노를 전공한 후에도 이 노래를 부르다 많은 영감을 얻어 여러 곡을 작곡하기도 했다.
어린 클레멘타인이 고기 잡으러 나간 아버지를 애타게 찾으며 바닷가를 거닐다 밀려오는 거센 파도에 휩싸여 죽자, 그 아버지가 딸을 그리며 애타는 부정(父情)을 그린 이 노래는 지금까지도 내 마음 한 구석에서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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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자 / 실버스프링,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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