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식접한 고객들 LA‘전원식당’주문쇄도에 전화 마비

전원식당 전정예 사장 가족이 지난주 투고를 위해 업소를 찾은 고객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박상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직격탄을 맞아 눈물의 폐업을 결정했던 LA 한인타운의 대표적 한식당 ‘전원’에 문을 닫는 순간까지 폐업을 아쉬워하는 고객들의 ‘마지막 사랑’이 쇄도하며 아쉬움과 훈훈함이 교차했다.
한인과 비한인들로부터 사랑받던 전원식당의 폐업 소식이 전해지자 수많은 고객들은 전정예 사장의 ‘고향의 손맛’ 음식을 더 이상 먹을 수 없다는 아쉬움에 전원으로 주문이 몰려들었다.
폐업 소식이 알려진 이후 사흘 내내 주방에서는 밤낮으로 준비한 음식을 포장해 나르느라 모두가 쉴 틈이 없었다. 전원식당 측에 따르면 이들 중 80%가 비한인 손님들이었는데, 너무나 많은 주문이 몰리는 통에 영업 마지막 날이던 지난달 31일 오후 무렵에는 전화가 폭주해 업무가 마비될 정도여서 아예 전화선을 빼놓아야 했을 정도였다.
더 이상 전정예 사장의 정성어린 음식을 먹지 못한다는 아쉬움에 식당을 찾았다가 주문이 밀려 발길을 돌려야 했던 타인종 손님들 중에는 “그동안 너무나 맛있게 먹었다. 꼭 다시 만나길 바란다”며 1,000달러, 700달러씩을 전 사장의 손에 꼭 쥐어주고 간 이들도 있었다.
또 뉴욕 등 전국에서도 LA를 방문했다가 전원식당의 음식을 맛보고 이를 잊지 못하던 한인들이 폐업 소식에 아쉬움을 표하는 전화들이 걸려왔다고 한다.
문을 닫는 그 날까지 바쁘게 움직여야 했던 종업원들은 손님들의 마지막 사랑으로 매상이 코로나 이전보다 2배로 치솟으며 보너스를 듬뿍 받을 수 있었다.
전원식당이 문을 닫은 지난달 31일 공영라디오 방송 KCRW에 출연한 푸드웹진 ‘이터 LA’(Eater LA)의 매튜 강 에디터는 “인스타그램에 마마스 드라이브-바이 키친이 전원식당의 마지막 주문을 받는다는 소식을 올리고 2초도 되지 않아 ‘솔드 아웃’을 기록했다”며 코로나19 여파로 어쩔 수 없이 문을 닫는 맘앤팝 레스토랑이 조금 더 버텨주기를 바라는 단골들의 응원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1985년 미국으로 이민 와 26년을 한인타운에서 식당을 운영한 전정예 사장은 주류 방송에 출연하는 것보다 식당을 찾아주는 손님들의 맛있다는 소리가 가장 큰 기쁨으로 여긴 순박한 ‘마마’였다.
전 사장과 30년지기 부동산 에이전트 수 최씨는 “73세의 한인 이민자가 미국에서 열심히 식당을 경영해서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은 스토리가 찡하고 눈물난다”며 “마음이 따뜻한 친구인데 돈, 명예보다 ‘인심을 얻는’ 모습이 성공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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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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