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의 폐경은 50세를 전후해 발생한다. 사진은 영화‘시’의 주인공인 배우 윤정희.
성욕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다. 나이가 들면 성 기능은 퇴화하지만 성에 대한 관심이나 욕구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그래서 성 생활에 정년퇴직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시니어들의 성 생활은 음지에 방치돼 있는 상태다. 100세 시대를 맞아 본보는 시니어의 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자 한다. 전문가들이 시니어들의 성에 대한 실태와 고민을 소개하고, 성생활의 팁을 주는 연재 코너를 통해 활력 넘치는 건강한 노년생활을 즐길 수 있게끔 돕고자 한다.
# 열성 홍조와 골다공증
폐경은 월경이 영구적으로 중지되는 것을 말하는데, 여성의 일생에서 통과의례이며 삶의 과정이다. 평균 폐경은 47-50세 정도에 오는데 체질에 따라 몇 년 빨리 올 수도 있고 늦게 올 수도 있다.
처음에는 월경주기가 빨라지고 양이 많아지다가 나중에는 월경주기가 느려지고 양도 줄어든다. 난소 기능이 떨어지면서 매달 난소에서 발생하는 배란이 멈추고 분비되는 여성호르몬 양이 줄어들다가 아예 중단되는 상태에 이른다.
남성호르몬은 천천히 감소되는 반면, 여성호르몬은 빠른 속도로 감소되기 때문에 다양한 신체적 변화와 증세를 겪는다.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상은 열성 홍조로 얼굴이 붉어지고 열이 나는 증상이다. 얼굴, 목, 머리 혹은 가슴 부위에서 불쾌한 열감이 시작되어 다른 부위로 전파된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체온을 조절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에스트로겐수치가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폐경기 이전보다 체온 조절 기능이 저하되면서 체온이 조금만 올라가도 화끈거림을 더 많이 느끼게 된다. 열성 홍조 증상이 심한 경우 밤에 잠을 못 잘 정도로 불편을 겪기도 한다. 에스트로겐은 칼슘이 뼈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돕는 작용을 하는데, 이 결핍 때문에 골다공증이 올 확률도 높다. 인간의 골격은 성장기를 거치고 성숙되면서 대게 35세 전후에 최대 골량에 도달하는데 그 후부터는 1년에 0.5%정도 차차 골량이 감소되는데 여성은 폐경이 오면서 5-10년 동안 급격이 감소한다. 특히 아시아계와 빼빼한 백인 여성에게 심하다.
# 성에 대한 나쁜 영향 미쳐
폐경기 이후에 오는 에스트로겐과 테스토스테론의 손실은 여성의 신체에 많은 변화를 일으킨다. 성적 드라이브는 폐경기 및 폐경 후 여성에게 쉽지 않을 수 있다. 자극을 받을 때 만지고 쓰다듬기에 덜 민감해지고 상대방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 수 있다.
또한, 에스트로겐 수치가 낮으면 질로의 혈액 공급이 저하될 수 있고 질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질에 있는 지방조직 및 수분 등이 손실되어 질벽이 얇아지고 가벼운 자극에도 쉽게 출혈이 일어나고 많은 여성에게 질 건조증을 일으켜 성 관계를 불편하게 한다.
호르몬 작용에 의해 유지되던 질내 환경이 나빠지면서 질염과 비뇨기계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요도의 탄력성을 감소시키고, 방광을 지지하는 조직을 이완시켜서 방광 조절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방광 조절 문제, 수면 장애, 우울증 또는 불안, 스트레스, 약물, 건강 문제들은 폐경기 및 이후 여성의 성에 대한 관심 수준에 나쁜 영향을 준다.
# 성욕 향상되는 여성도 있다
그렇지만 폐경이 모든 여성에서 성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폐경기 이후 일부 여성들은 성욕이 향상되었다고 말한다. 폐경 전에는 임신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 자녀 관리 스트레스와 책임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편안한 성관계를 하는데 부담을 받다가 폐경이 오면 이러한 부담에서 해방이 되고 파트너와 휴식을 취하고 친밀감을 누릴 수 있는 여유가 더 생겨 더 활발한 성 관계를 즐긴다는 여성들도 있다.
그래서 폐경을 현명하게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 마음의 평화를 찾고, 남편·파트너와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즐기며 꾸준히 식이요법, 운동과 명상을 함으로써 건강한 삶에 한 발짝 더 다가가며, 폐경 후 새롭게 열리는 제2의 인생을 즐길 수 있다.
이애란이란 가수의 ‘백세 인생’이란 노래 가사처럼 젊은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 “육십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젊어서 못 간다라고 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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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호 (내과 전문의,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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