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을 전공하고 연방 국세청에서 십수년간 근무한 상법 변호사라는 필자의 경력을 아시는 많은 분들은 끊임없이 필자에게 향후 경제의 향방이나 특정 이슈에 대한 필자의 의견을 물어보신다. 물론 그러한 경력이 미래를 예측하는 데 별 도움이 않된다는 사실을 피력하여도 어쨌든 의견을 듣고 싶어하신다.
그 중에 많이 물어보시는 내용중에 하나가 가상화폐에 대하여서이다. 물론 가상화폐가 천정 부지로 치솟던 일년 전 처럼 현재 뜨거운 이슈는 아니지만 페이스북이 리브라(LIBRA)라는 이름의 가상화폐를 기획하면서 가상화폐에 대한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가상화폐에 대하여 질문을 받을 때 마다 옛날에 들은 기억이 있는 우화가 생각난다.
“어느 마을에 외부 상인이 갑자기 찾아왔다. 그 상인은 마을 사람들에게 산에 있는 원숭이를 잡아 오면 한 마리당 20달러를 주겠다는 제안을 하였다. 마을 주변 산에 널려있는 흔한 원숭이를 20달러에 사겠다는 상인의 말에 긴가민가 하였지만 마을 사람들은 몇마리의 원숭이를 잡아 왔고 상인은 실제로 20달러에 구입을 하였다. 소문이 퍼지고 점점 많은 마을 사람들이 원숭이 잡기에 참여를 하였다. 원숭이 숫자가 줄어 들면서 그 상인은 마리당 구입가격을 점점 올려 결국 한 마리당 200달러까지 지급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본인들의 직업을 내 팽게치고 모든 마을 사람들은 원숭이 잡기에 열을 올렸고 급기야 그 마을 주변 산에서 더 이상 원숭이를 볼 수 없게 되었다.
어느날 그 상인은 본인이 다른 볼일로 한 달간 마을을 떠나야 되는데 돌아오면 이제는 원숭이를 마리당 500달러에 구입하겠다는 공표를 하였다. 그러나 마을 주변에 더 이상 원숭이는 없었다. 모든 원숭이는 그 상인이 원숭이를 가두어 놓은 우리안에만 있을 따름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급기야 그 원숭이 우리의 관리인에게 우리 안에 있는 원숭이를 팔 것을 제안하였다. 그 관리인은 못이기는 체하며 원숭이를 300~400달러에 한 두 마리씩 팔기 시작하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원숭이는 다시 마을 사람들이 300~400달러에 사들였다. 마을 사람들은 그 원숭이를 상인에게 다시 500달러에 팔아 많은 이익을 남길 꿈에 부풀어 있었다.
그 관리인도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마을을 슬그머니 떠났다. 한달이 훨씬 지나고 두달 세달이 지나도 그 상인이나 관리인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 때서야 그 마을 사람들은 본인들이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필자 주변의 많은 지식인이나 경험있는 투자자들은 가상화폐의 미래 가능성에 대하여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계시다. 필자도 가끔은 비트 코인 몇 개쯤은 사 놓아야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여본다. 또한 한편으로는 어리석은 마을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한다.
페이스북이 가상화폐 리브라를 기획하면서 제도권의 따가운 눈초리가 심상치가 않다. 그렇지 않아도 덩치가 너무 커진 것으로 인식이 되어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공룡 IT 기업을 상대로 연방 법무부가 반독점(antitrust) 관련 조사를 시작하였다는 뉴스가 가끔 흘러나오는 상황에서 페이스북의 이러한 행보는 너무 오만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러한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잠식시키기 위하여 페이스북은 본인들의 가상회폐 투자와 운영에 수 많은 기업이 참여하고 제도권 안에서 이루어 질 것이라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며칠전 그 참여 기업중 하나인 페이펠(Paypal)이 공식 결별을 선언 하였고 비자나 매스터카드 등도 결별을 고려 중이라는 뉴스가 나오면서 결국은 제도권의 압력에 굴복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원래 가상화폐의 매력은 제도권 밖에 있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제도권의 통제나 구속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을 하였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가상화폐가 궁극적으로 인정을 받으려면 어떠한 형태로든 제도권 안으로 들어와야 하는 것처럼 보인다.
문의: LEE & PARK 법률법인
(323)653-6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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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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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불보증이 되지않는 화폐는 휴지조각에 불과하다. 가상화폐의 뒷면에는 돈세탁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