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½ (5개 만점)
▶ 스웨덴 방문한 외지인들 끔찍한 일들 마주치는데… 피범벅 가득 변태적인 동화

대니(오른쪽서 두번째)가 크리스천의 기상천와한 행위를 보고 대성통곡하자 마을 여인들이 함께 통곡하고 있다.
제목은 스웨덴어로 한 여름을 뜻하는데 이 영화는 한 여름 작렬하는 태양 아래서 눈을 뜨고 꾸는 악몽이다.
감독 겸 각본을 쓴 아리 애스터의 재주 자랑이 장난이 지나치다시피하다고 여기질 만큼 변덕을 부리는 공포영화로 과다하게 끔찍한 장면(눈 뜨곤 못 본다)을 사용해 영화의 내용은 물론이요 흥미를 오히려 저해한다.
뭐라고 정의 내리기가 힘든 영화로 북구라파의 민화요 전설 같기도 하고 피범벅 변태적인 동화이기도 한데 영화가 잘 나가다가 어디로 빠진다는 식으로 흥미를 자극하는 얘기를 서술하다가 돌연 너무 터무니가 없어 폭소가 터져 나올 정도로 잔인하고 해괴한 내용을 섞어 넣어 “또 저러네. 별짓 다하네”하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스타일과 무드가 얘기를 앞지르고 배우들의 역이나 성격 묘사가 충분히 개발 되진 못 했지만 보면서도 도저히 믿지 못 하겠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만드는 해괴망측하고 이상하고 얄궂은 영화다. 그러나 상영시간 2시간 26분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보기 전에 마음 단단히 간직할 각오들을 하도록 충고한다.
외지인을 산 제물로 바치는 공동 생활촌의 컬트영화라고 하겠는데 삶의 순환 같은 철학적인 소리도 하고 있지만 그 것은 괜한 소리.
주인공인 젊은 여자 대니(플로렌스 퓨)의 끔찍한 가족 비극으로 시작된다. 이로 인해 대니는 슬픔과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시달린다. 그에겐 대학원생으로 인류학 논문을 준비 중인 애인 크리스천(잭 레이노)이 있는데 둘의 관계는 파경 직전에 이른 상태. 크리스천은 다소 감정이 둔해 대니의 아픔 달램에 별 도움이 못 된다.
크리스천에게는 3명의 친구가 있는데 이들은 역시 인류학을 공부하는 진지한 조쉬(윌리엄 잭슨 하퍼)와 스웨덴에서 유학 온 펠레(빌헬름 블롬그렌)와 막돼먹은 마크(윌 풀터). 이들은 펠레의 초청으로 그가 자란 스웨덴의 공동 생활촌으로 여행을 떠난다. 여기에 대니가 합류한다. 그리고 이들의 2주간의 여름 여행은 악몽과 공포와 유혈참극으로 끝난다.
모두 얇은 백의를 입고 머리에 화관을 두른 채 친절한 미소를 짓는 마을 사람들은 외지인들을 반갑게 맞는다. 크리스천 등은 환각상태를 유발하는 약초를 서비스 받으며 여름의 목가적 분위기를 즐기는데 마을은 9일간의 여름 축제를 시작한다. 그리고 축제과정의 하나로 방문객들은 차마 눈 뜨고 못 볼 끔찍한 일을 목격한다. 이들이 그 후에도 마을을 왜 안 떠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 역시 외지인인 펠레 동생의 영국인 친구와 그의 애인은 짐을 꾸려 마을 떠나나 그 후 행방불명이 된다.
축제가 계속되면서 크리스천 일행은 기상천외한 일들을 목격하는데 이어 동네 처녀의 유혹을 받은 마크가 사라지고 그 다음 희생자는 조쉬. 그러나 대니는 쓰러질 때까지 춤을 춰야하는 댄스(상-상스의 교향시 ‘죽음의 댄스’가 들려오는 것 같다)에서 이겨 ‘메이 데이’ 여왕이 되면서 제물로 바칠 마을 사람들의 생사여탈권을 갖는다. 처음에 크리스천 일행이 마을에 도착했을 때 우리에 갇힌 거대한 누런 곰을 보게 되는데 이 곰의 역할은 영화 끝에 끔찍하면서도 폭소가 터져 나올 만큼 해괴한 용도로 쓰여진다. 마지막 대니의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이 영화를 본 필자의 느낌을 대변한다. 촬영과 함께 음악과 음향효과가 아주 좋다. R등급. A24배급. 랜드마크 등 일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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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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