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산이 세운 최초 한인타운, 독립운동 요람‘파차파 캠프’
▶ 대한인국민회관·도산 하우스, 리들리한인장로교회 대표적
리버사이드의 파차파 캠프 옛터에 세워져 있는 사적지 표지판.
1938년 4월17일 대한인국민회 북미총회관 개관식 당시 모습.
중가주 리들리의 옛 한인장로교회 건물
<글 싣는 순서>
1. 남가주 독립지사 및 후손 현황
2. 독립지사 후손 인터뷰
3. 독립운동 사적·유적지 현황 4. 3.1운동 100주년 맞는 한인들
한인 이민 선조들의 초기 이민사는 미주 한인 선조들의 피 맺힌 비원이 서린 항일 독립투쟁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국운이 쇠해가던 1900년대 초 이역만리 미국 땅으로 이주했던 이민 선조들은 멀리서나마 쇠락해가던 국운을 다시 일으켜 보려했고, 1910년 한일 강제병합 이후에는 항상 조국 독립운동의 선봉에서 뒷걸음질 치지 않았다.
미 본토로 이주한 이민선조들의 첫 정착지로 초기 한인 사회의 거점이었던 캘리포니아는 남가주서부터 중가주에 이르기까지 독립을 열망했던 이민선조들의 숨결이 깃든 적지 않은 유적지들이 남아 있다.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앞두고 이민선조들의 치열했던 항일 독립운동의 자취가 남아있는 주요 유적지들을 따라가 봤다.
■파차파 캠프(Pachappa Camp)
도산 안창호 선생이 지난 1904년 리버사이드에 세운 최초의 한인타운으로 불리는 ‘파차파 캠프’(1532 Pachappa Ave. 현 4430 Commerce St.)는 미 본토 독립운동의 요람이자 첫 출발지였다. 지금은 흔적을 찾기 어렵지만 2016년 리버사이드시가 이곳을 사적지로 지정해 현재의 커머스 스트릿 일대가 100여년전 미 본토 최초의 한인타운이자 독립운동의 본거지였다는 사적지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한인 노동자들이 오렌지 농장 일터를 찾아 리버사이드로 몰리자 도산은 2.96에이커의 땅에 한인회관과 17동의 주거시설을 갖춘 타운을 일궜다. ‘한인노동국’으로 불리던 직업소개소가 개설됐고, 한인 노동자와 가족들의 공동생활터로 2층짜리 회관 한 채와 방갈로 단층주택 16채가 지어졌다. ‘한인 장로회 전도소’와 ‘한인회관’이 들어서 한인 독립운동의 거점이 됐다.
■대한인국민회관
대한인국민회는 1909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박용만, 이승만, 안창호 등이 설립한 미주 한인독립운동단체였다. 하와이의 합성협회와 샌프란시스코의 공립협회의 연합으로 창설된 국민회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던 대동보국회와도 연합하여 대한인국민회로 발전했다.
1935년 샌프란시스코에 있었던 대한인국민회관은 베이브리지가 건설되면서 철거됐고, 1938년에는 LA로 이주해 대한인국민회 북미총회관을 준공했다. 순수하게 한인 이민선조들의 모금으로 건립된 곳이다.
1974년 LA한인연합장로교회가 매입해 2003년 현재의 대한인국민회기념관으로 복원됐다.
이곳에서 을사조약 폐기운동, 합병 반대운동, 파리평화회의 대표 파견, 안중근 변호 모금운동 등 활발한 독립운동을 벌였다. 국민회 회보인 신한민보를 발행했다.
USC 대학 캠퍼스 인근 LA 한인연합장로교회(1368 W. Jefferson Blvd)에 들어서 있다.
■클레어몬트 학생 양성소
리버사이드를 거점으로 활동한 안창호 선생의 민족독립운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클레어몬트 한인학생 양성소(215 N. Berkeley Ave. Claremont)이다. 대한인국민회의가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두고 있을 당시 설립된 클레어몬트 한인학생 양성소는 1917년까지 대한인국민회의 남가주 거점 역할을 했다.
대한인국민회의 지원으로 1911년 10월14일 클레어몬트 신학대학원, 포모나 대학 등이 있는 클레어몬트 대학촌에 2층 건물로 건립됐다. 한인 학생을 가르치며 민족지도자를 양성했던 곳이다. 현재 클레어몬트 소방서가 들어서 있다.
■LA 흥사단 단소
LA다운타운 피게로아가 106번지. 도산 안창호 선생이 1915년 흥사단 단소를 세운 장소다. 현재 이 자리에는 LA시 수도전력국 건물이 들어서 있다. 이 건물 2층은 당시 안창호 선생 가족이 기거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도산 안창호 집
USC 캠퍼스에 ‘도산 하우스’로 알려진 ’도산 안창호 가옥(Do San Ahn Chang Ho Family Home)’이 있다. 이 건물은 1937년부터 46년까지 도산 선생이 중국과 한국에서 독립운동을 하는 동안 부인 이혜련 여사와 다섯 자녀들이 거주해온 곳이다. LA시가 역사문화 기념물로 지정했다. 원래는 USC 주차장이 위치한 37가에 있었으나 재개발로 인해 캠퍼스 안으로 이전했다. 2009년부터 USC 한국학연구소로 사용해왔다.
■대한인동지회 북미총회관
대한인동지회는 1924년 11월17일부터 4일 동안 호놀룰루에서 개최된 동지회 대표회의에서 이승만 박사를 주축으로 창설된 독립운동 단체다. 동지회는 1929년 10월 LA에 동지회 북미총회를 결성하고, 한인들의 성금으로 1943년 4월11일 그 당시 한인타운 역할을 하던 36가에 첫 동지회 북미총회관 건물을 구입했고, 1947년 USC 근처 2716 Ellendale Place의 건물을 구입해 이사했다. 워싱턴DC 구미외교부의 활동을 지원했으며, 당시 동지회 북미 총회관은 대한인국민회 총회관과 함께 미주 한인 이민사회 독립운동의 산실 역할을 했다. 현재는 건물이 매각되고, 재개발이 진행돼 건물이 남아 있지 않다.
■김형제 상회 건물
중가주의 대표적인 한인 유적지 중 한 곳이다. 곡창지대에 위치한 중가주의 리들리, 다뉴바 등을 중심으로 초기 한인 사회가 형성돼 활발한 독립운동이 펼쳐졌다.
김형제상회 건물은 1937년부터 대한인국민회의 총회장을 역임하며 독립운동을 재정적으로 지원해왔던 김호와 김형순 형제가 운영했던 상점 건물이다. 김 형제는 당시 복숭아 재배와 신품종 개발로 백만장자가 되었다. 이들은 한인교회 설립과 독립운동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버거스 호텔
중가주 리들리에 있는 유서 깊은 호텔이다. 미주 지역 독립운동의 지도자였던 이승만, 안창호가 중가주를 방문할 때 주로 머물렀던 호텔이다. 리들리는 김호, 김형순이 경영하던 김형제 상회가 있어 독립운동 자금의 주요 공급처였다. 독립자금 조달을 위해 방문했던 이승만, 안창호가 이 호텔에 머물려 이 지역 한인들과 더불어 독립운동을 도모했다.
현재 이 호텔 입구에는 ‘In memory of the two Korean Patriots Stay at this Hotel‘이란 표식과 함께 이승만, 안창호 사진이 들어있는 동판이 있다.
■다뉴바한인장로교회
1912년 다뉴바에 설립된 한인 교회. 주일학교를 운영하며 한인 어린이들에게 영어와 성경을 가르쳤다. 3.1 운동 소식이 전해지자 이 교회 한인 여성들을 중심으로 대한여자애국단을 결성해 ‘일본 간장 안먹기’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1920년부터 매년 이 교회에서 3.1운동 기념식을 거행했다. 현재는 다뉴바 경찰국이 들어서 있다.
■리들리한인장로교회
1919년 2월터 전성용의 개인 집에서 예배를 보다 김형제상회가 1938년 지금의 위치인 1408 J St.에 부지를 제공해 1939년 교회건물을 신축했다. 1936년 한국의 감리교단에서 신사참배를 결정하자 이 교회는 감리교단에서 장로교단으로 변경하였다. 1978년경 멕시코계 주민에게 팔려 현재는 멕시코계 교회로 사용되고 있다.
■리들리 공동묘지
1862년 건립된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공동묘지이나 이곳에는 145기의 초기 한인 이민선조들의 묘지가 있다. 여기에 묻혀있던 김호 선생의 묘는 2002년 대전국립현충원으로 이장됐다. 현재는 김호와 함께 김형제 상회를 설립한 김형순 선생과 그 부인 한덕세의 묘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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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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