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카운티에서 한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풀러튼 시는 작년 11월 선거에서 5개 지구로 나눈 ‘지역 선거구제’를 처음으로 실시해 제 3지구에는 제수스 실바(현 시장), 5지구에는 아마드 자하라 등 2명의 시의원을 새로 뽑았다.
이제 남은 1, 2, 4지구 시의원은 2년 후인 내년 11월 선거를 통해서 뽑는다. 이 중에서 ‘제 1지구’는 OC 최대 한인 밀집 지역인 에머리지 하이츠와 팍스 주니어 하이, 서니힐스 고등학교 인근으로 멜번, 길버트, 로즈크랜스, 유클리드 길 등이 포함되어 있다.
‘폴리티컬 데이터 잉크’ 자료에 의하면 이 지역구의 전체 유권자 수는 1만3,895명으로 이중에서 한인 유권자는 24%(3,331명)로 민족별로 비교할 때 가장 많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유권자 10명 중에서 2.4명꼴로 한인인 셈이다.
가주 전역에서 한인 유권자가 이같이 많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구는 아마 없을 것이다. 게다가 한인 유권자 중에서 77.4%(2,580명)가 한국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인 2세보다는 1세 또는 1.5세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와 아울러 이 지역구의 한인 유권자 비율은 써니 박 한인 시의원을 탄생시킨 ‘부에나팍 시의원 제 1지구’와 비교해서도 높다. 부에나팍 1지구의 한인 유권자는 전체 유권자의 20%가량이지만 풀러튼 제 1지구는 24%이다.
이같은 사실을 비추어볼 때 내년 11월 실시되는 풀러튼 제 1지구 시의원 선거에 한인 후보가 출마하면 당선 가능성이 그 어느 지역보다 높다고 볼 수 있다. 한인 유권자가 투표에 많이 참여하면 손쉽게 당선될 수 있다. 바꾸어 말하면 한인 후보는 한인 표만으로도 이길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한인 후보가 출마하면 도움이 될 수 있는 아시안 유권자 수도 이 지역구에서 5,312명(38.2%)으로 인종별로 비교할 때 가장 많다. OC에서 급증하고 있는 라틴계 유권자 수는 이 지역에서는 1,864명(13.4%)에 불과하다. 민주당과 공화당 유권자의 비율도 31.3%, 33.2%로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러나 한인 후보가 출마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이같은 유리한 점은 단일 후보가 출마했을 때 해당되는 이야기다. 2-3명의 한인이 무더기로 나오면 ‘풀러튼 한인 시의원 배출’이라는 한인커뮤니티의 오랜 숙원이 어쩌면 깨질 수 있다. 한인 후보들끼리의 경쟁으로 인해서 표가 분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선거에서 써니 박 시의원이 당선된 부에나팍 제1지구에 정재준씨 등 2명이 출마해 초창기에는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다행히 정재준씨가 다른 지역구로 옮기면서 문제가 없었지만 그대로 선거전을 치렀으면 동반 낙선했을 것이다.
한인 커뮤니티는 그동안 풀러튼 시의회에 한인 정치인을 입성시키기 위해서 지난 2008년 버지니아 한, 2010년 롤랜드 지씨 등을 내세웠지만 2차례에 걸쳐 아쉽게 실패했다. 한인 인구 밀집지역인 어바인이나 부에나팍과는 달리 풀러튼 시에서는 수십년동안 한인 시의원을 배출하지 못한 셈이다.
이번에 풀러튼 시는 덕 채피(전 풀러튼 시의원)가 OC 수퍼바이저에 당선되면서 공석이 된 시의원 자리를 메우기 위해 오는 29일 시의회에서 2년 임기(2020년 끝남)의 새 시의원 임명을 위한 후보(마감 23일)를 등록받았다. 프레드 정(전 풀러튼 레크리에이션 및 공원국 위원), 로저 김(사업가)씨 등 무려 25명이 입후보해 한인이 임명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내년 11월 풀러튼 시의원 선거는 제 1지구에서 한인을 당선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그러기 위해서 한인 커뮤니티는 남은 기간 동안에 유능한 한인 정치인을 후원하고 키워나가야 한다. 풀러튼 시는 부에나팍과 함께 OC 북부지역에서 한인 커뮤니티가 성장하고 있는 지역으로 한인 시의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향후 2년동안 한인 커뮤니티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풀러튼에 한인 후보가 탄생할 것인지 아니면 이번에도 좌절할 것인지가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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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기 부국장·OC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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