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근무하는 직장에 연일 수많은 고객들이 크리스마스 준비를 위한 선물구입에 바쁘게 움직인다. 나는 고객들을 만날 때마다 고객들에게 “God bless you”라고 축복의 말을 전한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었다. 미국 태생이나 아시안들은 모두 “감사합니다.” 하고 화답을 하는데, 대부분의 라틴계 사람들은 시무룩하니 표정이 없다. 그들은 대부분이 크리스천들인데도 무표정한 이유가 궁금해서 동료 라틴계 여직원에게 물어 보았다. 그녀는 만면에 미소를 띠우면서 “ 디오스 테 벤디가 (Dios Te Bendiga) ”라고 해보라고 나에게 일러준다. “하나님의 축복을 빕니다”라는 뜻이었다.
이후 나는 여느 때처럼 라티노 어린이를 만나면 영수증 뒷면에 예쁜 해피 페이스( happy face)를 그려주고 아이에게 “디오스 테 벤디가”라고 말해 주었는데, 아이와 어머니는 두 손을 모우고 아멘을 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 모습에 놀라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디오스 테 벤디가 라는 말이 그들의 마음을 기쁘게 하고 행복하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제는 라티노들을 만나면 그들을 감동시키는 아름다운 사랑의 말인 ‘디오스 테 벤디가’를 사랑의 선물로 말해주게 되었다.
사랑의 선물에 대한 미담을 읽는 가운데 나에게 큰 감동을 준 독일의 가난한 두 화가의 이야기가 있다.
독일 뉘른베르크 출신으로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적인 화가이며 독일이 EU에 가입하기 전 독일화폐에 새겨져 있는 인물인 ‘엘버트 뒤러’라는 화가는 어린 시절에 무척이나 가난했다. 미술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자신의 학비를 마련할 수가 없었다. 뒤러는 자신과 똑같은 처지에 놓여 있는 화가 지망생인 친구를 만나서 학업을 계속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해서 의논을 했다. 그의 친구는 “뒤러야. 우리가 한 사람의 힘으로는 도무지 학업을 계속할 수가 없지만 네가 먼저 미술학교에 가서 열심히 공부를 하고, 나는 식당에서 돈을 벌어 너의 학비를 도와주겠다. 네가 공부를 마치고 나의 학비를 지원해주면 내가 미술공부를 할 수 있지 않겠니?”라는 의견을 뒤러에게 제시 했다.
친구는 뒤러를 위해 열심히 일해서 매월 돈을 송금했다. 뒤러는 미술학교를 졸업하고 그의 그림이 유명해져서 화상에 잘 팔려 나갔다. 이제 뒤러는 친구의 학업을 도우기 위해 친구가 일하는 식당을 찾아 갔다. 그가 식당에 도착했을 때 친구는 식당의 한 모서리에서 뒤러를 위해서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주님, 저의 손은 이미 일을 하다 굳어져서 그림을 그리는 데는 아무 쓸모가 없게 되었습니다. 내가 할 몫을 저 대신에 뒤러가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주님의 영광을 위한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하소서.”
이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뒤러는 자기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친구의 손을 바라보며 자신이 살아온 인생에 있어서 경험해보지 못한 형용할 수 없는 거룩한 감동을 받았다. 뒤러는 정신없이 화필을 화구에서 끄집어내어 친구의 손을 스케치하기 시작했다. 이 그림이 세상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 알버트 뒤러의 성화작품인 ‘기도하는 손’이다.
세상에는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좋아하며, 자기를 소금처럼 녹이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자신을 녹여 희생하고, 마음이 아픈 이들을 사랑으로 치유해 주는 이들도 있다.
소금은 말한다. 내가 녹아야 세상사람 모두에게 기쁨과 평화와 행복을 줄 수 있다고.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 되라”고 말씀하셨다. 성탄절을 맞이하여 우리의 마음에 새겨 놓아야할 말씀이다.
<
대니얼 김 그린벨트, MD>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