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마지막 주 여론조사 결과 여권은 침울한 뉴스를 접하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50% 아래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40% 밑으로 각각 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그동안 ‘적폐 세력’으로 몰려 좀체 회생 기미가 보이지 않던 자유한국당은 모처럼 희소식을 접했다. 한국당 지지율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처음 25%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6∼28일 전국 유권자 1천5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2.5%포인트)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일주일 전보다 3.2%포인트 내린 48.8%로 집계됐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9주째 하락세를 타고 있다. 리얼미터 조사 기준으로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40%대로 떨어진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는 3.3%포인트 오른 45.8%를 기록했다.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의 격차는 3%포인트로 좁혀져,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크로스’ 현상이 언제쯤 나타날지 주목된다.

평양 남북 정상회담 직후인 9월 4주 차 주간 집계와 비교하면 모든 지역과 연령, 이념 성향, 직군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주목할 점은 중도층에서 처음으로 부정 평가(50.0%)가 긍정 평가(46.5%)를 추월했다는 점이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지지율 하락의 큰 원인은 경제적 어려움에서 찾을 수 있다”며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머무른 것도 부정적 인식을 키운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둘러싼 여당 내부 갈등도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2%가량 더 늘어도 긍정 평가를 추월하는 ‘데드크로스’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북한 비핵화가 진전되지 않거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늦어진다면 금년 말과 내년 초쯤 부정론이 긍정론을 앞서는 역전 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민주당의 지지율도 9주째 하락해 전주보다 1.6%포인트 떨어진 37.6%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1월 4주 차(34.5%) 이후 1년 10개월 만의 최저치이다. 한국당은 3.3%포인트 오른 26.2%로 5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최순실 태블릿PC 사건’ 직전인 2016년 10월 3주차(29.6%) 이후 최고치로, 2년여 만에 25%선을 넘었다. 다른 정당의 지지율은 정의당 8.2%, 바른미래당 5.9%, 민주평화당 3.0%로 조사됐다.

이에 앞서 데일리안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26~27일 전국 유권자 1천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0%포인트)에서도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1.3%포인트 하락한 49.0%로 집계됐다. 두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한편 이런 시점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9일 한국당에 입당한 뒤 “미력이나마 보수 단일 대오를 형성하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오늘 다시 입당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한국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합류했다가 최근 무소속이었던 오 전 시장은 이날 입당식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문재인정부가 국민 앞에 반성문을 써도 부족할 판에 오만하게도 ‘20년 집권론’을 입에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 전 시장은 내년 초 한국당 전당대회 때 대표 경선에 도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사= 김광덕 뉴스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