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유럽에서 주로 먹는 스웨덴식 청어요리 씰탈릭에 겨자씨와 사워크림을 넣어 버무리면 비리지 않고 고소하고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잇쎈틱 제공>
가끔은 엄마의 손맛이 아니어도 좋은 사람과 함께 먹었던 맛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때가 있다. 내게는 스웨덴 음식이 그렇다. 처음으로 스웨덴 음식을 먹은 곳, 그때 만났던 요리사 부부에 대한 기억은 잊혀지지 않는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스웨덴으로 당장 떠나가고 싶게 만들었던 남산 옆 작은 스웨덴 식당을 소개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웨덴 음식
2000년대 들어 한국에 북유럽 열풍이 불었다. ‘노르딕’, ‘스칸디나비아 스타일’ 등의 말들이 곳곳에서 들렸고 이 단어들은 단순하지만 어딘가 모를 세련된 느낌을 주었다. 자연과 어우러지는 삶을 강조한, 화려하게 힘주지 않았지만 따라 하고 싶은 그런 군더더기 없는 삶의 방식이 유행처럼 생활 곳곳에 파고들었다. 이 같은 북유럽 스타일은 음식에도 깃들여 있다. 자연을 벗삼는 라이프 스타일은 식탁에서도 자연의 맛을 고스란히 살린다. 사람간의 교류를 중시하는 스웨덴의 커피 휴식시간(Fika) 문화처럼 식탁에서도 음식간의 조화로움을 추구한다. 이런 점이 배어 있어서일까. 스웨덴 음식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감기 걸렸을 때 엄마가 끓여주는 따끈한 뭇국, 집안 경사에 가족이 모여 구워 먹던 장어, 방학 때 시골집에서 할머니가 끓여주던 돼지고기 고추장 찌개 등. 마음 속에 집 내음이 묻어나는 음식, 길을 지나다가 비슷한 냄새만 맡아도 유년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치는 그런 음식, 낯선 사람에게 속사정을 털어놓게 하는 음식처럼 말이다. 이런 음식들은 음식 이상의 미각의 추억으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힘이 있다.
서울에서 가장 복잡한 명동을 5분만 살짝 비켜나면 큰 빌딩들 사이로 어느 곳보다 한적한 동네를 마주하게 된다. 서울타워를 배경으로 하는 남산 한 자락에 파랗고 노란 깃발이 흩날리는 ‘헴라갓’이 있다. 행운의 상징인 스웨덴 목마(달라헤스트)도 오는 이들을 반긴다. 스웨덴어로 헴라갓은 가정식, 집밥을 말한다. 오수진 대표와 스웨덴 남부 출신의 다니엘 윅스트란드 셰프 부부가 ‘스웨덴 맛’을 재현한다.
부부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오 대표와 윅스트란드 셰프는 휴가 차 머물렀던 중국에서 만나 친구가 됐다. 몇 년 후 중국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 여행을 하면서 사랑을 키웠다. 2008년 결혼에 골인했고 이어 5년간 중국 청두에서 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스웨덴식 카페를 운영했다. 2014년 6월 한국으로 건너와 헴라갓을 열었다. 북유럽 스타일 열풍으로 한국에도 스웨덴 식당이 우후죽순 생겼지만, 이내 사라졌다. 그에 비해 현대적인 유럽 음식을 선보이기보다 스웨덴만의 독특한 색깔을 보여주려고 노력한 헴라갓은 터줏대감처럼 그 자리를 꿋꿋하게 지켜왔다. 가끔은 스웨덴의 사람들조차 낯설 만한 옛날 방식의 음식을 선보이기도 한다. 윅스트란드 셰프의 요리는 그의 엄마와 할머니의 음식에서 영감을 받았다. 요리사의 어머니는 집안의 중요한 가족 모임 때 차렸던 음식과 음료의 재료 등을 모두 기록해 두셨다고 한다. 그런 기록을 토대로 오늘날 헴라갓의 요리들이 탄생했다.
궁합 좋은 씰탈릭과 스납스
헴라갓의 가장 대표적인 음식은 씰탈릭(청어요리)과 스납스(스웨덴 전통주)이다. 유럽 북서부 발트해 연안에서 활동했던 바이킹 선조들이 겨울을 나는 지혜가 담겨있는 음식이다. 우리에게는 과메기로 친숙한 청어가 스웨덴에서 씰탈릭으로 재탄생된다. 싱싱한 청어를 굵은 가시는 발라내고, 소금으로 약 5일 정도 절인 후 소금은 다시 씻어내고 허브를 넣어 며칠 더 숙성시킨다. 윅스트란드 셰프의 할머니에서 엄마로 전해 내려온 전통방식 그대로 만든다. 추운 스웨덴에서는 이 청어의 탄력 있는 살코기와 숙성과정 중 자연스럽게 녹는 잔가시가 대표적인 단백질 공급원이 된다. 씰탈릭은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맑고 깨끗한 소스를 사용하거나 크림을 넣은 고소한 소스를 사용한다. 하지만 지역이나 식당에 따라 자기만의 비법으로 양념을 만들어 특징을 살린다. 헴라갓에서는 계절에 따라 보통 3~5가지 정도의 다른 씰탈릭을 맛볼 수 있다. 깔끔한 맛을 좋아하면 양파와 허브로 맛을 낸 어니언 헤어링을 추천한다. 가장 전통적이고 군더더기 없는 맛이다. 고소하고 진한 맛을 좋아한다면 겨자씨과 사워크림이 올라간 머스타드 헤어링이 적합하다.
새콤달콤하면서도 다양한 허브의 맛이 살아있는 씰탈릭은 주로 삶은 달걀과 다크브레드와 같이 먹는다. 다크브레드는 오트밀 등 5가지의 곡물로 만들어진 건강한 스웨덴 전통빵이다. 촉촉하기보다 곡물의 거칠고 단단한 식감이 강하다. 숟가락 위에 다소곳하게 올라간 달걀 반쪽은 스웨덴의 크리스마스 풍경을 소환한다. 스웨덴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에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한자리에 둘러앉아 씰탈릭을 즐겼다.
스웨덴에서 씰탈릭과 가장 궁합이 좋은 음료는 스납스다. 스납스는 스웨덴의 전통주로 허브의 향을 충분히 살린 보드카를 말한다. 현지에서는 스납스를 마실 때 모두 큰 소리로 전통 노래를 부르는 재미있는 의식을 치른다. 헴라갓에는 로즈 히비스커스, 쥬피터, 시나몬 등 갖가지 허브를 이용해 30여가지의 다양한 스납스를 직접 담근다. 씰탈릭 한 점과 함께 ‘스콜르(스웨덴식 건배)’를 외치며 스납스 한 잔을 입으로 털어 넣으면 흥겨운 스웨덴의 감성에 한껏 취하게 된다.

허브로 양념한 엘크 요리와 크림 소스에 버무린 버섯 요리는 스웨덴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잇쎈틱 제공>
‘야생의 맛’ 엘크 요리와 돼지껍질 튀김
어느 나라보다 깨끗한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스웨덴은 단순하면서 소박한 것을 좋아해 자연에서 얻은 먹거리를 그대로 식탁에 옮긴다. 공원에 열린 링곤베리를 누구나 따 먹을 수 있고, 숲에 있는 버섯을 채취해 먹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아가 다양한 사냥고기를 즐겨먹는다. 헴라갓은 한국에서 스웨덴식 말코손바닥사슴(엘크) 요리를 맛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알그스카브는 엘크의 살코기를 허브로 양념해 구운 요리다. 그야말로 스웨덴의 생활을 한눈에 보여주는 요리라고 할 수 있다. 오븐에 구운 감자와 버섯요리, 그리고 달콤한 베리잼은 허브향이 깃든 엘크의 맛을 한층 풍부하게 해준다.
야생의 메뉴로 올해 봄에 새로 선보인 메뉴, 돼지껍질 튀김도 빼 놓을 수 없다. 돼지껍질을 삶고 양념하고 다시 튀겨내 씹는 식감이 바삭바삭한 과자 같다. 간결한 요리법으로 자연의 맛과 재료의 특징을 잘 살렸다. 돼지껍질 튀김은 스톡홀름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일부러 찾아서 먹지 않는 이상 접하기 힘든 요리다. 하지만 스웨덴 남부와 덴마크에서는 여전히 간식으로 사랑 받고 있다. 윅스트란드 셰프가 어렸을 적 기억을 되살려 재현했다.
윅스트란드 셰프의 요리는 유명한 요리학교에서 교과서대로 배운 요리보다 덜 화려하지만 따뜻한 마음이 가득하다. 자연과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소박한 그의 음식을 먹으면 가슴에서 가슴으로 따뜻한 감동이 전해져 온다.
<타드샘플ㆍ박은선 잇쎈틱 공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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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
전지은 수필가
조지 F. 윌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홍진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장
오세정 전 서울대 총장 물리천문학부 명예교수
박시진 서울경제 국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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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5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베스트 세상은 넓고, 아직도 새로운 점이 많네요...또하나 배우고갑니다.
#베스트 생소한 음식인데 이렇게 알게되서 좋네여 ㅎ
다소 생소한 스웨덴 음식에 대해 잘 배우고 갑니다. 그런데 허브 종류 중에 주니퍼를 주피터로 잘못 쓰신듯..ㅎㅎ
#베스트
서울에서도 스웨덴 음식을 즐길 수 있다니...엘에이도 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