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 진영서 ‘애국심 논쟁’…셔젤 감독 “유명한 장면이라 초점 안맞췄을 뿐”
미국의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제작된 영화에서 성조기가 달 표면에 꽂히는 장면이 나오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화제의 영화는 오는 10월 개봉을 앞둔 '퍼스트 맨(First Man)'.
아폴로 11호의 선장으로 인류 최초로 달에 첫발을 내디딘 미국의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1930∼2012)의 전기 영화다.
영화 '라라랜드'를 감독했던 데이미언 셔젤의 작품이어서 더 화제를 낳았다.
1969년 7월 21일 달 착륙선에서 내려 역사적인 첫발을 뗐던 암스트롱은 동행한 우주비행사 버즈 올드린과 함께 달 표면에 미국 국기를 꽂고 사진촬영을 했으며, 이어 계획했던 여러 실험을 했다.
영화 '퍼스트 맨'에서는 달 표면에 미국 국기가 꽂힌 장면이 여러 차례 나오지만, 암스트롱이 국기를 꽂는 장면 자체는 등장하지 않는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미국 CNN방송 등은 이에 대해 미국의 일부 네티즌이 먼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비판을 가했고, 보수 진영 인사들이 가세하면서 '애국심 논쟁'이 증폭됐다고 3일 보도했다.
마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까지 "우리 국민이 힘을 합쳐 이뤄낸 일을 기억하려 하는 시점에 이는 완전히 모욕"이라며 비난 대열에 가세했다.
그러나 셔젤 감독은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없다면서, 오히려 이런 논란에 어리둥절하다고 말했다.
셔젤 감독은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국기가 달 표면에 물리적으로 꽂히는 장면은 아폴로 11호의 활동과 관련한 여러 순간 중에서 내가 초점을 두지 않기로 했던 순간의 하나"라고 말했다.
셔젤 감독은 "미국의 달 탐사 활동에서 그동안 공개되지 않고, 알려지지 않았던 면들을 관객과 공유하려는 게 나의 목적이었다"라면서 "암스트롱의 개인적인 이야기, 그가 달에서의 몇 시간 동안 느끼고 생각했을 법한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달에서의 활동 중 덜 유명한 것들에 집중하려 했다"면서 "그래서 여러 우주 실험들, 닉슨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도 손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암스트롱을 연기한 배우 라이언 고슬링은 "(암스트롱의 달 착륙은) 나라와 국경을 초월하며, 인류의 업적으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 "암스트롱도 자신을 단지 '미국인의 영웅'으로 생각했다고 보지 않는다"며 셔젤 감독과는 다소 다른 시각을 보였다.
암스트롱의 두 아들인 릭과 마크 암스트롱은 셔젤 감독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이 영화는 미국의 업적과 동시에 인류 전체의 업적을 기념하고 있다"면서 "불가능한 것을 이뤄내기 위해 큰 희생과 깊은 상실을 감수했던 평범한 한 남자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미국은 옛 소련의 스푸트니크 위성 발사에 자극받아 1958년 7월 항공우주국(NASA)을 창설하고 우주경쟁에 뛰어들었으며, 11년 만에 인류 최초 달 착륙에 성공했다. 2019년은 달 착륙 50주년이어서, 미 전역에서 다채로운 행사들이 준비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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