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칼럼으로 친숙 57세, 진단 3주도 안돼 숨져
▶ 암 중 3%에 불과하지만, 사망원인은 4위로 높아
사망률이 높은 췌장암은 비만과 당뇨병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치료 가능한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의학계의 숙제다. [그림 Chiara Zarmati]
LA타임스의 음식 비평가 조나단 굴드의 사망 소식에 연일 애도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최고급 식당들뿐 아니라 타코 트럭이나 맘 앤 팝 스토어 등 풀뿌리 식당들까지 애정 어린 미각으로 소개했던 칼럼니스트였던지라, 57세의 때 이른 죽음을 맞이했다는 사실에 다들 충격을 받은 것 같다.
굴드는 7월초에 췌장암 진단을 받고 7월21일 타계했다. 췌장암은 원래 말기에 이를 때까지 발견되지 않고, 일단 발견되면 수개월 내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암이다. 굴드의 경우는 진행이 너무 빨라서 불과 3주도 안 돼 세상을 뜨고 말았다.
췌장암은 무섭지만 모든 암 중에서 3%를 차지하는, 상대적으로 드문 암이다. 미국에서는 올 한해 2만9,200명의 남성과 2만6,240명의 여성이 췌장암 진단을 받고, 그 중 4만4,330명이 진단 수개월 내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 암으로 인한 사망의 네 번째 주요 원인이다. 가장 많은 사망은 폐암, 대장암, 유방암의 순이다.
중요한 것은 췌장암이 계속 증가해, 2030년이 되면 두 번째 치명적인 암이 될 것이란 소식이다. 췌장암은 가장 큰 위험인자인 흡연이 수십 년 동안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가하고 있다. 그 때문에 연구자들은 흡연 이외의 다른 원인을 찾기 시작했고, 이 암을 예방하고 치료 가능한 시기에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췌장암 5년 생존자 중에서 약 6%는 우연히 초기에 발견된 케이스들이다. 다른 목적으로 검사나 수술을 하던 중에 발견된 것이다. 예를 들어 2009년 연방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는 정기적인 CT 스캔을 하다가 1 센티미터의 병변을 발견한 후 췌장의 일부를 제거했다. 그 병변은 양성이었지만 외과의사가 발견한 더 작은 종양이 악성이었고, 아직 췌장을 넘어 퍼지기 전이어서 치료가 가능했다.
췌장은 위장의 뒤쪽, 복부 윗부분에 위치한 길이 약 7인치, 너비 1.5인치인 작은 선상 기관이다. 그것은 두 가지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데 한 부분은 소화 효소의 원천이고, 다른 부분은 포도당과 지방산의 혈중 농도를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과 글루카곤을 생산한다.
췌장암의 위험요소 중 몇 가지는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다. 노화,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시케나지 유대인, 암을 앓았던 직계가족 2명 이상인 사람,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현재 가장 우려되는 것은 수정 가능한 위험요인이다. 췌장암 위험요인의 20~25%를 차지하는 흡연을 제외하고(이 위험요소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췌장암 발병과 사망의 주요 위험요인은 비만, 제2형 당뇨병, 대사증후군이며 이 모두가 최근 몇 년간 유행병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는 증상들이다.
휴스턴에 있는 M.D. 앤더슨 암 센터의 분자역학자인 이동휘 박사는 많은 연구에서 수집된 데이터가 “비만과의 관계를 명확하게 보여준다”고 전하고. “B.M.I.(체질량지수)가 높을수록 췌장암의 위험이 더 높다”고 말했다.
“비만이 췌장암의 발병과 진행에 기여한다”고 말한 이 박사는 “지방 분포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허리에서 엉덩이의 비율이 높을수록 위험이 커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찍부터 비만해진 사람은 암 발병 위험이 더 크고, 암이 발견된 후에도 계속 비만인 사람은 생존 기간이 짧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비만은 제2형 당뇨병의 주요 위험요소이기도 한데, 인체가 인슐린에 저항하기 때문에 췌장이 인슐린을 점점 더 많이 생산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인슐린은 세포 성장을 촉진하여 당뇨병과 췌장암 발병 사이의 연관성을 제공하게 된다.
그러나 그 관계는 이보다 훨씬 복잡하다. 2011년 분자 발암물질 보고서에서 리 박사는 “췌장암 환자의 50~80%에서 당뇨병이나 내당능 장애가 존재한다”면서 “당뇨병이 암의 원인이자 결과”라고 지적했다. 당뇨가 먼저인지, 혈당 조절 기관의 암이 먼저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제2형 당뇨병 환자 80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유럽의 연구는 당뇨병이 때로 숨은 췌장암의 초기 징후임을 발견했다.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 연구에 따르면 췌장암이 진단되기 2년 전에 일부 환자에게서 포도당 수치가 상승한 당뇨병 전단계의 증상이 나타났다.
리 박사는 이런 환자들에게는 당뇨병이 사실상 암의 숨은 징후라고 설명했다. 이것은 손상된 췌장에 의해 야기된 3C라는 당뇨병 유형으로, 의학 연구자들은 의사들이 3C형과 제2형의 당뇨병을 쉽게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당뇨병의 진행과 암 진단 사이에 지체되는 시간이 암을 치료 가능한 초기 단계에서 탐지할 기회라고 닥터 리는 말했다.
암에 대한 바이오마커(생물지표)가 밝혀지면 증상이 나타나기 전이나 종양이 너무 작아서 스캔할 때 보이지 않는 환자들에게서 암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작은 종양에서 분자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가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리 박사는 새로 당뇨병 진단을 받은 환자 중에서 50세가 넘었고, 가족 병력이 없으며, 체중이 줄고 있고, 약을 먹어도 조절이 되지 않는 환자들은 숨은 암의 가능성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반적으로 췌장암이 발견되기 수년 전부터 당뇨병이나 당뇨병 전단계가 있는 경우 혈당의 이상이 암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당뇨병을 오래 앓은 환자들은 암 발병 위험이 낮지만, 15년 이상 당뇨병을 가진 사람은 당뇨병이 없는 사람보다 췌장암의 위험이 더 높다.
췌장암은 대부분의 치료법에 매우 저항력이 강하고 수술 후에 종종 재발하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필수적이라고 말한 리 박사는 현재 췌장암은 20%만이 수술 가능하다고 전했다. 췌장은 매우 큰 혈관 옆에 위치해있어서 종양이 생기면 안전하게 제거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를 위한 한 가지 좋은 소식은 혈당 조절을 위해 종종 사용되는 약물 메트포르민(metformin)이 췌장암 위험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일단 암에 걸린 사람도 생존 기회가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약은 장수 및 건강한 노화와도 관련이 있고, 안전성 기록이 우수하며 저렴한 제네릭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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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New York Tiem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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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 무섭네요
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