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장에서조차 동양인은 저 한 명뿐이었어요. 제가 지원했던 역할 또한 앙상블(코러스)과 수녀 ‘메리 로버트’ 커버(대타)였고요. 최종 계약서에 찍힌 배역이 메리 로버트 주연이란 전화를 받고 뉴욕 한복판에서 돌고래처럼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었다니까요.(웃음)”
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 ‘시스터 액트’에 동양인 최초로 캐스팅된 배우 김소향(39·사진)은 최종 합격 통보를 받던 순간의 감격을 이렇게 전했다.
그가 캐스팅된 ‘메리 로버트’는 수줍은 어린 견습 수녀지만, 수녀원에서 점차 내면의 강인함을 되찾는 배역이다. 미국 배우 중에서도 ‘예쁜 백인 여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진 역할이다.
“워낙 ‘시스터 액트’ 설정 자체가 백인과 흑인 수녀들의 이야기예요. 브로드웨이가 자유롭고 열린 무대 같지만, 여전히 인종과 관련한 캐스팅에서는 보수적이에요. 이번 공연이 아시아 투어를 위해 꾸려진다는 데 용기를 갖고 지원서를 냈습니다.”
역시나 오디션장에 나타난 동양인은 김소향 단 한 명뿐. ‘대타’와 ‘앙상블’에 도전한 그지만 제작사는 1·2차 오디션에서 춤과 노래 등을 매끄럽게 소화하는 그를 최종 오디션에까지 올렸다. 그는 최종 오디션에서 메리 로버트의 솔로곡 ‘더 라이프 아이 네버 레드’(The Life I Never Led)를 부르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고 한다.
제작진은 그에게 ‘대타’도 ‘앙상블’도 아닌 메리 로버트 ‘주연’을 줬다. 2010년부터 뉴욕에서 고군분투해온 그가 맡은 가장 큰 배역이자 성과였다. 미국에서는 신인에 가깝지만, 한국에서 그는 맘마미아‘, ’아이다‘, ’드림걸즈‘, ’마타하리‘ 등 굵직한 대형 무대에 서온 베테랑이다. 뮤지컬 배우로 한창 잘 나가던 서른 살 무렵 뉴욕에서의 새 도전을 결정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총 1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미국은 정말 대단합니다. 가치가 있다고 하면 그 만큼 인정해주고 대우해주는 모습이 참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