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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재능이 만든 ‘만화 속 세상’ 함께 웃어요
▶ [인터뷰] 자폐 장애 디나 김씨
▶ 놀웍 메리 팩슨 갤러리 카툰 크로스오버 전시 화제
지난 20일 막을 내린 놀웍 메리 팩슨 아트 갤러리에서 디나 김씨가 아버지 김성훈씨와 함께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박상혁 기자>
디나 김씨가 그린 ‘카툰 크로스오버’ 그림에는 포켓몬 주인공들이 있고 심슨 주인공들도 있다.
디나 김씨는 6세에 자폐 판정을 받은 발달장애인이다. 아주 어릴 적 장미꽃만 보면 꽃잎을 모두 따서 흙 위에 깔아놓고 누워 하늘을 보며 웃는 모습이 신기하다 싶었지만 자폐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지능 발달이 똑똑한 다섯 살 수준에서 멈추자 초·중·고등학교 과정을 특수교육으로 마쳤다.
언뜻 보면 웃기 좋아하고 목소리가 귀엽다 싶은 20대 여성이지만 5분 만 함께 있어보면 자폐 티가 난다. 어머니 김보명씨와 함께 인터뷰를 하는 내내 그녀가 툭툭 내뱉은 단어들은 애니메, 포켓몬, 드래곤볼 등 모두가 카툰 연관어들이었다.
“딸 디나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어디서 봤는지 망가(Manga) 캐릭터 그림책을 사달라고 했어요. 단계별로 된 4권의 그림책을 사줬더니 책상 앞에 앉아서 몇 시간이고 만화를 그리더라고요. 그렇게 2년쯤 지나니까 그림책 없이 혼자서 구도도 그리지 않고 만화 캐릭터들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장애인 직업센터에 데려갔는데 싫어하는 표시를 너무 내는 바람에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만화 그리기만 좋아하는 딸을 데리고 아이비 김 원장의‘아트 앤 클레이 하우스’에 갔다.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 딸을 선뜻 가르쳐보겠다고 나서는 아이비 김 원장에게 무조건 맡겼고, 그렇게 3년이 지나 디나 김의 카툰 크로스오버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자폐성 장애를 넘은 특별한 재능이 그려낸 ‘만화 캐릭터’는 보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어쩌면 저리도 정교하게 그려낼까 싶게 각기 다른 얼굴 표정에 풍부한 색감까지 만화 캐릭터들 하나하나에 생동감이 넘친다. 저녁에 일하는 어머니 대신 개인사업을 하는 아버지 김성훈씨와 함께 전시장을 지킨 디나 김씨에게 관람객들은 일구동성으로 “보고 싶으면 행복해지는 그림”이라고 표현했다.
아마도 디나 김씨의 머릿 속은 온통 그녀가 좋아하는 오렌지 컬러 속 포켓몬 시리즈의 피카추가 뛰어다니는 만화 세상일 것 같다. 그녀의 일상은 아침 일찍 일어나 위(Wii) 게임기로 운동을 하고 인터넷으로 좋아하는 만화를 찾아보는 걸로 시작된다. 그렇게 워밍업이 끝나면 ‘디나의 카툰 크로스오버 타임’이다. 한번 책상 앞에 앉으면 7~8시간 스케치 하기는 기본이다. 음악을 듣기도 하고 드림캐스트 게임을 하기도 한다. 요즘은 트와이스, 에픽스, 빅뱅, 블랙핑크, 포미닛 등 K-팝 가수들의 뮤직 비디오도 열심히 찾아본다.
“디나가 하고 싶은 걸 계속 하는 세상에서 살면 좋겠어요. 부모 욕심이지만 그림을 계속 그려서 자신과 같은 아이들에게 꿈을 주고 또 후원도 해주는 유명한 만화가가 되면 더욱 좋겠구요...”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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