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지금-지지율 75~80%..탄핵 반사 이익·이벤트 정치 효과·개혁 비전 평가·견제 부재
▶ 역대 대통령 당선 2개월 1주일 뒤 취임과 대비..“앞으론 일로 성과 보여야”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기 앞서 겨우 시간에 맞춰 도착한 임종석 비서실장을 웃으며 맞이하고 있다.<연합>
제헌절인 7월17일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의미 있는 날이다. 5월10일 취임한 뒤 2개월 1주일째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대통령 탄핵이 아닌 일반적 상황에서 대선이 치러졌다면 새 대통령은 당선된 지 2개월 1주일쯤 되는 날 공식 취임한다. 보통 대선은 12월 18·19일쯤 치러지는데, 대통령 취임식은 이듬해 2월25일에 거행된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문재인정부는 사실상 이제 시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조직 정비와 인선 작업을 하면서 개혁 비전을 제시하는 기간이었다면 앞으로는 본격적으로 정책을 집행하고 일을 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문재인정부의 국정 시스템이 가동되기 시작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선 새 정부 초대 내각 인선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조각 과정에서 안경환 법무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노동장관 후보자가 낙마했지만 장관 후보자가 거의 다 발표됐고, 상당수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정식 임명됐다. 또 ‘미니 인수위원회’로 불리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도 지난 14일 60일 간의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100대 국정 과제를 확정했다. 또 인사청문회 문제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으로 첨예하게 대치했던 여야가 타협해 추가경정예산안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심사에 본격 착수했다.
문재인정부가 최근 2개월여 동안 비전 제시와 이미지로 정치를 해왔다면 이제는 구체적으로 일을 통해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시기를 맞았다. 이런 시점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어떻게 됐을까?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지난주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70% 중반대 이상의 고공 행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는 CBS 의뢰로 지난 10~14일 전국 성인 2천5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결과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긍정 평가)이 74.6%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일주일 전 조사보다 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직무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는 전주보다 2.6%포인트 오른 18.6%를 기록했다. 리얼미터 측은 “문 대통령 지지율이 한미 정상회담 등 정상 외교 효과로 지난 2주 동안 상승세를 이어왔으나 최근 국회 정상화 직전에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과정에서 상승세가 꺾였다”고 분석했다.
또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성인 1천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80%가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12%는 ‘잘못하고 있다’고 대답했고, 8%는 의견을 보류했다.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3%포인트 하락했으며, 부정평가는 3%포인트 상승했다. 문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6월 넷째 주 79%를 기록한 뒤 7월 첫 주 80%, 지난주 83%로 각각 상승한 데 이어 이번 주 80%를 기록했다. 두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등을 참조하면 된다.
문 대통령의 임기 초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과 비교해도 가장 높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역대 대통령의 취임 후 3개월 지지율을 보면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똑같이 71%였다. 그 다음은 노무현 전 대통령(60%) 이명박 전 대통령(52%) 박근혜 전 대통령(42%) 순이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2~3% 하락했으나 여전히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지지율 고공 행진의 이유와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탄핵 반사이익 효과 △이벤트·이미지 정치 효과 △현재까지 개혁 비전으로 평가 △견제 세력 부재 등을 꼽았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문 대통령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 등이 진행되면서 사실상 탄핵 국면이 지속됨으로써 반사이익이 모두 문 대통령에게 모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 본부장은 “문재인정부가 이벤트·이미지 정치에 강한 참모를 기용해 그런 정치를 잘하고 있다”면서 “가령 문 대통령이 시민들과 함께 셀카를 찍고, 연예인과 함께 외국을 방문해 동포들에게 다가가면서 탈권위·소통 이미지를 부각시켰다”고 말했다. 배 본부장은 이어 “견제 세력 부재도 문 대통령 지지율 고공 행진의 한 배경”이라면서 “대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대표나 안철수 전 대표, 유승민 의원 등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데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도 탄핵 족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다른 전문가는 “지금까지는 새 정부 내각 자체도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각 분야 적폐를 개혁하겠다는 개혁 비전 제시만으로도 지지율이 상승했다”면서 “그러나 8월 중 새 정부 틀이 완성되면 구체적으로 정책과 일을 통해 성과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문대통령 지지율은 이르면 가을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9월쯤, 늦으면 연말연초에 본격적으로 조정되기 시작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문재인정부가 본격적으로 일을 하기 시작하면 지지율이 조정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박근혜정부 실패의 반사이익 효과로 지지율이 크게 하락하지는 않겠지만 고공 행진은 가을 이후에는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문재인정부가 초기의 높은 지지율에 취해 독선적으로 밀어붙이기를 하면 안된다”면서 “게다가 더불어민주당 의석이 과반(150석)에 훨씬 모자라는 120석에 불과하기 때문에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하지 않고 독주를 하게 되면 역풍을 맞게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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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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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7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저도 you tube로 그 인터뷰 장면 보고 얼마나 부끄러운 지..
말귀도 못알아듣고 동문서답에 방문록엔 대한미국??? 아휴 쪽팔린다
얘네들 새로운 전통 만들었으니 뒤에 대통령 된 사람은 앞 정부 다 털자. 그리고 잘못 한일 있으면 예외 없이 감빵 보내자.
요즘 검찰이 너무 일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옛날 일들 전부 들추어 내는 이유는 절대로 검찰 개혁을 못하게 하려는 의도 같아요.
개헌만이 제왕적 대통령 을 막고 또 다른 사람이 불행하지는 사태 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