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기 시인 추모의 밤
▶ 문인회·윤동주 문학회

이병기 시인 추모의 밤 행사에 참석한 윤동주 문학회와 워싱턴 문인회 회원들.
워싱턴 문인회(회장 박현숙)와 윤동주 문학회(회장 이천우)가 이병기 시인 추모의 밤 행사를 열었다.
8일 우래옥에서 열린 행사에서 문인회 박현숙 회장은 “늘 겸손하고 온화한 미소를 지닌 이병기 시인이 금방이라도 문을 열고 들어오실 것만 같다. 그 분은 손 닿는 곳에 사랑을 베풀며 도움 주기를 즐겨 하셨고 과묵하신 중에 신뢰할 수 있는 믿음을 주셨다”고 회고했다.
생전에 이병기 시인과 함께 활동했던 문인회와 윤동주 문학회 회원 37명은 이병기 시인의 시 작품을 통해 그 자취를 찾아보고 그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다.
권귀순 시인이 사회를 본 행사는 고인의 시 ‘나무’를 김행자 시인이 낭송하며 시작돼 두 단체 회장의 인사말에 이어 변만식 씨의 약력 소개, 고인이 병상에서 쓴 마지막 시 ‘당신을 처음 본 순간’ 낭송(박숙자 씨) 등으로 진행됐다.
유작 시 낭송 전 박숙자 씨는 “유작시는 이병기 시인께서 세상을 떠나기 얼마 전에 병상에서 쓰셔서 지인에게 보내고 난 후 나중에 부인이 전해 받으셨다”고 밝혀 애잔함을 더했다.
노세웅 시인의 추모사, 최연홍 시인의 ‘고 이병기 의사 시인’ 낭송(윤미희 시인 낭송), 박태영 씨의 추모곡 ‘그리움’ 독창, 유경찬 시인의 삼행시(‘이병기’) 발표와 하모니카 연주, 회원 8명(강혜옥, 유양희, 정영희, 장수진, 임숙영, 김인식, 김용미, 김은영)의 고인 작품 낭송에 이어 권귀순 시인이 릴케의 ‘이별의 꽃’을 낭송하며 마무리됐다.
당신을 처음 본 순간/ 난 너무나 황홀해서 정신을 잃었지요/ 그저 딱 한번 손이라도 잡아 보았으면 했는데/나는 참 복이 많아 당신과 50여년 함께하며/ 늘 가슴 설레고 언제나 행복하였습니다.//
낯선 이국땅에 개미허리 어디서 그런 힘이 솟아나는지/아이 넷을 얻어 주위 모두 칭찬을 아끼지 않을 때 마다/한없이 고맙고 넘치는 사랑을 모두에게 베풀고/ 난 그저 옆에서 바라보며 늘 행복하고 행복 했지요.//
급하게 모든 것을 당신에게 맡기고.../참 미안하오. 그래도 너무 슬퍼하지 말고 앞으로 50년 잠시만/기다리면 또 당신을 만난다는 설렘이 가득하오.//
우리 손주들이 무럭무럭 자라 궁금하니/가끔 찾아 와서 일상에서 일어난 잔잔한 얘기 들려주구려.//
손주들과 함께 와서/난 가만히 귀 기울여 손주들 해맑은 웃음소리 들려주구려/손주들과 함께 오면 난 가만히 귀 기울여/손주들 해맑은 웃음소리 들으며 당신의 미소도/ 꼭 보고 싶구려./항상 미소 잃지 말고 식사 시간 놓치지 말고//
사랑하는 내 아내/내 몫까지 하려니 늘 당신 건강이 걱정되오.
(이병기 유작 시 ‘당신을 처음 본 순간’ 전문)
<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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