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기 게이머 22시간 마라톤 게임… 스트리밍 도중 사망

최근 인기 인터넷 게이머가 라이브 스트리밍 도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게이머들은 인기 유지를 위해 하루에도 10시간 이상씩 쉬지 않고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 관계 없음
요츰 어린 청소년들 사이에서 게임보다 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있다. 직접 게임을 하는 대신 프로 게이머들이 게임을 하는 장면을 라이브로 시청하는 것이다. 자녀가 별다른 움직임 없이 수시간씩 컴퓨터 화면을 고요히 쳐다보고 있다면 십중팔구 라이브 게이밍을 시청하는 것이 틀림없다. 라이브 게이밍은 동영상 공유 채널로 잘 알려진 유투브나 ‘트위치’(Twitch)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다. 라이브 게이밍 진행자는 게임 실력만 수준급이 아니라 화려한 언변의 라이브 진행 실력으로 청소년들을 사로잡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라이브 게이밍 진행자들의 목표는 단 한가지. 최대한 많은 구독자와 팔로워를 확보하는 것이다. 그래야 구독료 수입이 생기고 광고가 붙어 생계를 유지할 수 있기때문이다. 청소년들의 인기를 등에 업고 최근 스타 게이밍 진행자들이 많이 탄생하고 있는데 평균 수십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파워 게이밍 진행자들이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한 모습과 달리 게이밍 진행자들에게 감춰진 그늘이 있다.
라이브 게이밍 진행 업계 역시 경쟁이 치열한 탓에 보다 많은 시청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장시간 마라톤 진행이 필수다. 하루 평균 10시간 넘게 쉬지 않고 게이밍을 진행하는 것은 기본이고 하루 24시간 게임을 하며 쉴 새없이 진행을 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 보니 건강을 해치는 일이 많은데 미국에서도 최근 라이브 게임 진행자가 방송 도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월 19일 라이브 게임 스트리머 브라이언 C. 비그널트(35)는 난치병 소아 환자 후원 재단인 ‘메이크어위시’(Make-A-Wish) 재단을 후원할 뜻으로 버지니아주 버니지아 비치에서 24시간 마라톤 라이브 게이밍 진행을 하던 중이었다.
전쟁 게임인 ‘월드 오브 탱크’(World Of Tnaks)를 온라인 게임 생중계 방송인 트위치를 통해 스트리밍중이던 비그널트는 잠시 담배를 가지러 갔다가 그만 영영 돌아오지 못하고 말았다. 24시간 마라톤 스트리밍 중 22시간째를 채워가던 때였다. 친구들에 따르면 비그널트의 안색이 좋지 않아 휴식을 취할 것으로 권했지만 듣지 않았다고 한다.
한국과 대만 등의 국가에서는 몇일간 라면으로만 끼니를 때우며 게임을 하다가 사망했다는 뉴스를 종종 접하지만 미국에서는 드문 사례로 받아들여 진다. 라이브 게임 스트리밍은 최근 수년사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게임 중계 채널인 유투브와 트위치에는 하루 평균 전세계에서 약 1,000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다. 스타 게이밍 스트리머가 되기 위해서는 그만한 노력이 반드시 따른다. 라이브 게임 스트리밍 도중 잠시라도 자리를 비우면 경쟁 스트리머에게 시청자를 잃기 때문에 장시간 쉬지 않고 앉아 있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비그널트의 사망 소식 이후 여러 스트리머들이 줄줄이 ‘커밍아웃’을 선언하고 있다. 그동안 화려한 인기에 가려져 말 못했던 라이브 게임 스트리밍의 폐해를 속속 털어놓기 시작했다. 57만9,000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트위치 스타 스트리머 벤 보우맨(30)은 지난 1월 비디오 게임 웹사이트 ‘폴리곤’(Polygon)에 고해성사와 같은 기고문을 올렸다. 기고문에 따르면 보우맨은 장시간 생중계를 해야한다는 압박감에 몸은 언제나 지쳐있고 고 콜레스테롤, 심장 질환 등을 달고 살았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장시간 쉬지 앉아 있다보니 ‘디스크’(탈출추간판) 질환이 발생 자칫 불구의 몸이 될 뻔했다고 고백했다.
약 4만명의 팔로워를 둔 트위치 스트리머 조 마리노(45)는 장시간 스트리밍의 부작용으로 지난 2015년 심장 수술을 받아야 했다. 하루 평균 7,8시간씩 일주일 내내 라이브 스트리밍을 해야했던 마리노는 아직도 수술 후유증으로 앉아 있는 시간이 많고 가슴에 압박감을 달고 산다고 한다. 결국 천직처럼 여겼던 게임 스트리밍을 중단하고 사진 작업에 몰두하며 망가진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전념중이다.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 커뮤니티에서는 롭 가르시아(36)란 이름을 모르는 게이머가 없다. 6년간 워크래프트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하며 팔로워 수를 한때 약 53만2,000명까지 불렸던 가르시아 역시 장시간 스트리밍의 부작용으로 몸무게가 약 280파운드에서 무려 420파운드까지 불어났다. 하루 17시간씩 스트리밍에 집중하던 2011년의 일로 15분이상 걸을 수가 없고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결국 스트리밍업을 줄이고 혹독한 다이어트와 체력 단련을 거쳐 현재 250파운드의 몸무게를 가까스로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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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The New York Tim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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