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인 열전’ 제81회 매스터스 토너먼트 내일 개막
▶ 왕정훈·안병훈·김시우·케빈 나·제임스 한도 출사표

로리 맥킬로이가 4일 연습라운딩 도중 16번홀에서 벙커샷을 하고 있다. [AP]
제81회를 맞는 세계 골프의 ‘명인 열전’ 매스터스 토너먼트가 6일 조지아 어거스타의 어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막을 올려 오는 9일까지 나흘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남자골프의 시즌 첫 메이저 대회로 열리는 매스터스는 말 그대로 ‘골프 명인’들의 경연장이다. 골퍼라면 모두가 가장 나가고 싶어 하는 꿈의 무대이며 우승자에게 수여되는 ‘그린재킷’은 골프계에서 가장 큰 영예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본격적으로 컴백을 시도했다가 허리 부상 재발로 컴백이 중단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도 몸이 안 좋은 상태에서도 이번 매스터스만큼은 출전하기 위해 온갖 애를 쓰다가 출전신청 마감일인 지난주에야 결국 출전 포기를 발표했을 만큼 이 대회에 대한 특별한 애착을 갖고 있다.
당연히 이번 대회엔 세계 골프 최고의 선수들이 총집결했다. 최근 어머니가 폐암수술을 받은 세계랭킹 3위 제이슨 데이(호주)도 모친의 상태가 호전됨에 따라 이번 대회 출전을 결정했다. 더구나 대부분 출전선수들은 올해 시작부터 이번 대회를 목표로 준비를 해 왔다. 훈련은 물론 대회 출전 스케줄도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컨디션으로 임할 수 있게 하는 쪽으로 준비했다. 그만큼 대회에 임하는 선수들의 몸 상태나 마음가짐이 다른 어떤 대회보다도 최상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매스터스 출전선수가 세계 최고의 필드인 것은 아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였지만 개중에는 이미 전성기가 훌쩍 지나간 과거의 챔피언들이나 아마추어 초청 선수 등 우승경쟁 보다는 출전에 더 큰 의미가 있는 선수들도 다수 포함됐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른 메이저 대회도 비슷하다. 따라서 세계 최고의 선수가 가장 많이 집결하는 대회로는 플레이오프를 제외하면 제5의 메이저로 꼽히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먼저 꼽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골프의 최고 스타들이 총집결했지만 전문가들은 이중 특히 3명을 주목한다.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잔슨(미국)과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리는 로리 맥킬로이(북아일랜드), 그리고 2년만에 정상 탈환을 노리는 ‘최고 영건’ 조든 스피스(미국)가 주인공이다.
지난해 US오픈에서 벌타 논란을 이겨내고 첫 메이저 타이틀을 따낸 잔슨은 이후 5승을 쓸어 담으며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최강자의 위치를 굳혀가고 있다. 특히 제네시스오픈부터 월드골프챔피언십대회인 멕시코 챔피언십과 델 매치 플레이 등 출전한 3개대회를 모두 우승한 잔슨이 매스터스까지 휩쓴다면 우즈 이후 가장 압도적인 세계랭킹 1위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세계랭킹 2위로 올라서며 1위 탈환을 노리는 맥킬로이도 만만치 않다. 맥킬로이는 지금까지 매스터스를 제외한 다른 3개 메이저에서 모두 우승했기에 그린재킷만 보태면 역사상 단 6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할 수 있다.
맥킬로이는 또 어거스타 내셔널 코스에서도 강한 면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탑10에 올라 언제라도 우승할 찬스가 있는 선수로 꼽힌다.
하지만 그런 맥킬로이나 잔슨보다도 어거스타에서 더 강한 면을 보이는 선수가 바로 현 세계랭킹 6위인 스피스다. 스피스는 한마디로 ‘매스터스를 위해 만들어진 골퍼’ 같다. 3년전인 2014년 처음 어거스타 내셔널 무대를 밟은 스피스가 지금까지 3차례 매스터스에서 거둔 성적은 2014년 공동 2위, 2015년 우승, 2016년 공동 2위다. 나오자마자 3년 연속 우승할 찬스가 있었던 셈이다. 특히 지난해는 3년만에 두 번째 우승을 향해 순항하다 ‘아멘코너’의 축인 12번홀(파3)에서 쿼드러플보기로 무너지는 바람에 대니 윌릿(잉글랜드)에 그린재킷을 내주고 말았지만 어거스타 내셔널 코스를 스피스만큼 완벽하게 이해하는 선수도 없다는 평을 듣는다. 현재 라스베가스 도박사들은 우승확률 1~3위로 잔슨, 스피스, 맥킬로이를 꼽고 있다.
한편 이들의 뒤를 쫓을 우승후보 2순위 군으로는 세계랭킹 3위 데이와 4위 히데키 마쓰야마(일본), 5위 헨리크 스텐손(스웨덴), 7위 저스틴 토머스(미국), 8위 릭키 파울러(미국) 등이 거론된다. 전 매스터스 챔피언들인 버바 왓슨(미국), 애덤 스캇(호주), 필 미켈슨(미국) 등과 떠오르는 신예 욘 람(스페인), 리우올림픽 챔피언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등도 이 대열에 포함시킬 수 있다.
한인선수로는 안병훈, 왕정훈, 김시우, 케빈 나, 제임스 한 등 5명이 출전한다. 왕정훈과 김시우는 이번이 첫 매스터스 출전이고 안병훈은 아마추어 시절 포함, 3번째, 제임스 한은 두 번째 출전이지만 한 번도 컷을 통과한 적은 없다. 따라서 이들 4명의 1차 목표는 컷 통과가 될 전망이다.
이번 대회에 나서는 한인선수 중 매스터스 경험이 가장 풍부한 선수는 케빈 나로 7번째 출전이다. 지금까지 6차례 출전에선 4번 컷을 통과했고 최고 성적은 지난 2012년과 2015년에 기록한 공동 12위다.
한편 이번 대회에선 50년 이상 매스터스와 함께 해온 ‘킹’ 아널드 파머의 모습을 볼 수 없다. 지난해 9월 별세한 파머는 매스터스에서 4차례 우승했고 지난 2007년부터 시타자로 나서 대회 개막을 선언해왔다. 그가 떠난 뒤 첫 매스터스인 올해는 잭 니클러스와 게리 플레이어 둘이 시타의 전통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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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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