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CLA 앤더슨 경제연구소 보고서-가뜩이나 힘든 자바시장 중남미계 급감
▶ 여행업계 최대 타격 2년간 17억달러 피해

달러 강세로 달러 대비 외국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관광과 의류·봉제 산업 등 가주 주력 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 다운타운 자바시장의 한 상가.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하는 달러화 강세가 여행업을 비롯한 가주 경제에 직격탄을 날릴 것이란 새로운 보고서가 발표됐다. 달러화 대비 가치가 하락한 페소화 탓에 가뜩이나 사정이 좋지 않은 LA 자바시장은 손님들의 발길이 줄었다. UCLA 앤더슨 경제연구소는 달러화 강세가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는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의 값을 인상시켜 가주를 찾는 여행객 숫자가 올해 5%, 내년 1.1% 각각 감소할 것으로 9일 전망했다. 이렇게 관광객이 줄면서 가주 여행업계가 입을 손해는 2년간 17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강한 달러와 맞물려 이슬람권 6개국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반이민 수정 행정명령에 대한 우려와 반발까지 더해져 이미 여행업계는 비상이다. 여행정보업체 ‘포워드 키스’가 지난 1월27일 첫 행정명령이 나온 뒤 8일간 미국 여행 예약자를 조사한 결과, 1년 전에 비해 6.5%가 감소했다.
여행객 숫자는 연방 법원이 행정명령에 제동을 건 뒤 소폭 회복했지만 지난달 중순 이후 다시 감소해 3개월 이내 미국 여행을 계획한 여행객 증가율은 평년보다 1%포인트 이상 하락한 2.3%에 그쳤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은 1년 전에 비해 오히려 6% 가량 떨어졌지만 한국인 관광객 숫자도 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달러화 강세로 상대적으로 페소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중남미 시장 의존도가 높은 자바시장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달러 대비 페소 환율은 지난 1월 1달러당 22페소 가까이 급등한 뒤 현재는 19.8페소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마저도 여전히 높다는 게 시장의 반응으로 한인 의류업계 관계자들은 “달러 대비 13페소 선이 멕시코계와 중남미계 고객들이 기대하는 적정 환율인데 20페소를 넘보는 식으로 달러화가 비싸지면서 자바 시장을 등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남미 고객 감소는 불황과 대형 소매업체 파산 등 가뜩이나 어려운 한인 의류업계에게 또 다른 악재가 되고 있다. 앤더슨 연구소도 2015년 가주를 찾은 관광객 숫자를 국적별로 나눴을 때 탑3는 멕시코 780만명, 중국 110만명, 인도 58만명으로 이들 3개국 관광객이 152억달러를 소비한 점에 비춰 특히 페소화 가치 하락을 경계했다.
일각에선 2년 동안 가주 여행업계가 볼 17억달러의 손해가 연간 2조5,000억달러 규모인 가주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크지 않다고 하지만 관련 업계가 금융위기 이후 일자리 창출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점은 우려로 대두된다.
실제 앤더슨 연구소는 외국인 관광객 감소의 여파로 올해만 여행업계에서 1만2,000여명, 소매업계에서 약 2,300명의 대규모 실직 사태가 가주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1만2,000여명은 지난해 여행업종에서 새로 고용된 신규 인력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런 도미노 현상으로 최근 수년간 안정적인 모양새를 보였던 가주의 고용시장은 올해 고용증가율이 2.1%를 기록한 뒤 점진적으로 하락해 2019년에는 0.9%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설상가상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서류 미비자 추방에 속도를 내면 가주 경제에 미칠 타격은 보다 심해진다. 이미 USC가 분석한 대로 가주 내 농장 근로자의 45% 이상이 서류 미비 외국인으로 심각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예측이다.
UCLA의 제리 니켈스버그 이코노미스트는 “비싼 달러와 받기 어려운 비자로 미국은 관광을 비롯해 여러가지 면에서 매력이 떨어지는 국가가 될 것”이라며 “서류 미비자 추방도 경제 현장에서 고용난을 부추기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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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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