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정상들과 통화, 난민수용 요청 호주총리에 언성 높여
▶ 멕시코 대통령엔 “나쁜 놈들” 막말도, 미사일시험 이란에 ‘공식 경고’날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이 2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전국 조찬 기도회 행사에서 청중을 가리키며 익살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가 초반 외교 무대에서 ‘안하무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 정상과의 통화에서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는가 하면 전통적인 적국을 상대로도 불편한 심기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자신의 트위터에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가 호주와 맺은 난민 협정을 비난하며 협정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가 호주로부터 불법 이민자 수천명을 받기로 합의했다. 왜 그래야 하는가? 나는 이 멍청한 협상(dumb deal)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호주는 지난해 11월 난민 교환 협정을 맺은 바 있다. 미국이 호주 역외 난민시설(남태평양 나우루 공화국·파푸아뉴기니 소재)의 수용자 일부를 받아들이는 대신 호주는 미국 역외 수용소(코스타리카)의 난민을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은 그가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불편한’ 통화를 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올라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턴불 총리가 난민 수용 문제를 두고 불화를 빚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오바마 정부가 호주와 맺은 난민 협정에 강한 불만을 털어놓았다. 턴불 총리가 협정 준수를 확인받으려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사상 최악의 협정”이라며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중에 이전에 4명의 정상과 통화를 했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턴불 총리와의 통화가 “단연 최악”이라는 ‘막말’을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위협적인 언사를 구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장벽 설치 문제로 대립 중인 니에토 대통령에게 “‘나쁜 놈들’을 막지 못하면 미군을 내려보내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주권 침해적인 의미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 위험한 언사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전통적인 적국인 이란을 향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는 트위터에 “미국이 3조 달러를 쏟아 부은 이후에도 이란은 급속히 이라크를 점점 더 잠식하고 있다”고 썼다.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이란의 최근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규탄하면서 이란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플린 보좌관은 이란이 각종 협정을 체결해 준 미국에 감사해 하는 대신 오히려 대담해지고 있다며 “오늘부로 우리는 공식으로 이란에 (경고 메시지를) 통보한다”고 강조했다.
이란에 보낸 경고 메시지가 무엇인지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다만 트럼프 정부가 이란의 도발적 행동을 용납하지 않고 핵 합의도 재검토하겠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란을 향해 더 공격적인 경제·외교 제재도 가능하다는 관측도 있다. 월스트릿저널(WSJ)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더 강경한 제재를 포함한 전방위적인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군사적인 옵션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미 관리들은 설명했다.
트럼프의 강경 발언들은 ‘오바마 레거시(유산)’를 지우려는 의도일 수도 있지만 외교 무대에서 초반 기선을 제압해 ‘미국 이익’을 관철하려는 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통적인 외교를 제쳐놓고 전투적이고 인습 타파의 외교 정책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대립을 일삼고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열린 조찬 기도회 행사 연설에서 타국 정상들과 통화 중 ‘막말’ 논란에 대해 “걱정할 필요 없다”며 “우리는 때로는 터프해질 필요가 있다”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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