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에 꼭 필요한 선수… 대표팀에서 명예 회복 기대”
투구수 제한 WBC에선 불펜진이 성공의 최대 열쇠
▶ “성적 위해 원칙 깬 선발” 비판 감수

한국 WBC 대표팀의 김인식 감(앞쪽)독은 원칙을 깼다는 비판 여론을 감수하고‘끝판대장’ 오승환을 합류시키기로 결단을 내렸다. <연합>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서는 한국대표팀 사령탑 김인식(70) 감독이 결국 ‘오승환 카드’를 집어 들었다. 주요 선수들의 잇달 이탈로 워낙 다급해진 상황에서 대의명분보다는 실질적인 선택을 했다.
김인식 감독은 11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대표팀 코칭스태프 회의를 열고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문제를 의논한 끝에 결국 오승환을 최종 엔트리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지난 4일 코칭스태프 회의에서도 비판여론을 의식해 오승환 합류에 대한 최종결정을 유보했던 김 감독은 이날 결론을 내렸다. 회의가 끝난 뒤 “오승환은 꼭 필요한 선수다. 대표팀에 넣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김 감독은 “선발 요원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몸 상태가 괜찮다고 한다”면서 “양현종 발탁이 어려우면 (수술로 빠지는) 선발 김광현 대체선수로 선발투수를 뽑으려고 했는데, 다행히 양현종이 괜찮다고 하니 김광현을 대신해 마무리 오승환을 뽑기로 했다”고 설명을 추가했다.
사실 메이저리그에서도 수준급 클로저로 자리매김한 오승환은 이번 대표팀 마운드에서 전력상 가장 필요한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한국법상 불법인 해외원정도박 파문으로 지난해 1월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고 KBO로부터 ‘한국에 복귀하면 해당 시즌 정규시즌의 50% 출전 금지’ 처분을 받은 바 있는 오승환이기에 그의 WBC 출전을 반대하는 여론도 적지 않게 높았다.
KBO의 징계를 소화하지 않은 선수가 대표팀으로 활약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여론이 거셌다. 그 때문에 대표팀은 오승환을 50인 예비 엔트리에도 넣지 못한 채 속앓이를 했다.
고민을 거듭하던 코칭스태프가 드디어 결론을 내렸다. 최대한 빨리 결정을 내리는 게 오승환과 대표팀을 위한 일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무엇보다도 오승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선수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었다. WBC 대표팀에 임창용(KIA 타이거즈), 임정우(LG 트윈스) 등 각 팀 마무리로 활약하는 투수가 있지만, 오승환 정도로 위압감을 지닌 투수는 없다.
WBC는 대회 특성상 ‘확실한 마무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2017 WBC 대회 요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투구 수 제한’을 두는 건 확실하다. 2013년 대회에서는 투수가 한 경기에 던질 수 있는 투구 수를 1라운드 65개, 2라운드 80개, 준결승·결승전 최대 95개로 제한했다. 50개 이상 투구 시 4일, 30개 이상 투구 시 1일 휴식, 2일 연속 투구 시 1일 휴식 등의 ‘투수 휴식 규정’도 있었다.
선발 투수 활용이 제한적이다 보니, 불펜진 운용이 승부의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2006년 1회 대회 4강, 2009년 2회 대회 준우승 신화를 쓴 김인식 감독은 “선발도 중요하지만, 불펜진을 제대로 구성해야 WBC 맞춤 전략을 짤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오승환이 출국하기 전 나와 통화를 하며 ‘WBC 대표팀에 뽑히면 구단에 대표팀에 합류하고 싶다고 요청하겠다고 말했다”며 “오승환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있는 것도 알고 있다. 오승환이 WBC에서 나라를 위해 뛰며 만회하려는 마음이 강하다. 대표팀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불명예를 씻었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사정상 어쩔 수 없었다고 해도 원칙을 깨뜨렸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오승환은 6일 플로리다로 떠나 개인 훈련을 시작했다. 카디널스의 최종 허락을 받아도 스프링캠프 초반까지 소화한 뒤 대회 시작 직전인 3월 초에나 대표팀 합류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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