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2월 유일한 LA대회 제네시스오픈 출격
▶ 16세 때 초청선수로 첫 프로대회 출전 인연, 프로 전향 후 7차례 출전해 우승 없이 고전

타이거 우즈는 내년 2월 제네시스 오픈에서 11년 만에 다시 리비에라에 도전하게 된다.
타이거 우즈가 내년 2월 샌타모니카 북쪽 퍼시픽 팰리세이즈에 위치한 유서 깊은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개최되는 PGA투어 제네시스 오픈에 출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대회 타이틀 스폰서는 현대자동차지만 대회 운영은 타이거 우즈 재단이 맡기에 우즈는 사실상 대회 호스트다. 그로 인해 이 대회에서 우즈의 출전은 사실 예정된 일이었다.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이 자리 잡은 곳은 LA를 가로 지르는 샌타모니카 산맥 서쪽 끝 계곡이다. 태평양이 지척이지만 울창한 숲에 가려 바닷가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하지만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영향을 받는 것은 물론 퍼팅 시 소위 ‘오션 브레이크’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리비에라는 흔히 ‘서부의 어거스타’라고 불린다. 폐쇄적인 회원제 코스라는 점에서 어거스타 내셔널과 비슷하다. 코스 수준도 어거스타 못지않다. 설계는 조지 토머스 주니어가 했지만, 어거스타를 설계한 알리스터 매켄지가 거들었다.
1926년 창설된 LA오픈은 대부분 이곳에서 치러졌다. 이후 닛산 오픈과 노던 트러스트 오픈을 거쳐 제네시스 오픈으로 대회 이름은 변경됐지만, 변함없이 리비에라에서 열리고 있다.
남가주 출신인 우즈는 리비에라와도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제네시스 오픈 출전을 발표하면서 우즈는 “리비에라는 내가 16살 때 PGA투어 데뷔전을 치른 곳”이라며 “다시 돌아와 경기하게 돼 흥분된다”고 말했다.
지난 1992년 당시 고교 1학년이던 우즈는 이 대회에 초청선수로 출전했다. 대회 주최 측이 골프 천재 소년에게 PGA투어 대회를 경험해볼 기회를 준 것이다. 우즈의 첫 PGA 투어 대회 출전이었다. 이듬해 1993년에도 주최 측은 우즈를 초청했다. 지금도 아마추어 고교생이 PGA 투어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매우 파격적인 일이다.
하지만 우즈와 리비에라의 특별한 인연은 우즈가 프로 선수가 되면서 ‘악연’으로 바뀐다. 1996년 프로로 전향한 우즈는 1997년부터 7차례 리비에라에서 출사표를 냈지만 그의 최고 전성기에도 불구, 단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우즈가 세 번 이상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 건 리비에라가 유일하다.
우즈는 리비에라에서 우승이 없을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내용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1999년 대회에서 어니 엘스(남아공)에 2타 뒤져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마이크 위어(캐나다)가 2년 연속 우승한 2003년과 2004년 대회에서 5위와 7위에 입상했을 뿐 나머지 4차례 대회에서는 10위 이내에도 들지 못했다.
우즈는 고향 팬들 앞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하고 성적도 신통치 않자 2006년을 마지막으로 리비에라에 아예 발길을 끊었다. 2006년 2라운드를 마치고 감기를 이유로 기권한 우즈는 이후 리비에라에서 열린 대회에 한 번도 출전하지 않았다. 이런저런 이유를 댔지만, 우즈가 리비에라를 기피한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사실 우즈가 왜 리비에라에서 성적이 좋지 않은지는 미스터리 중 하나다. 리비에라가 워낙 회원들만 이용이 가능한 프라이빗 코스로 우즈도 학생시절 이 곳에서 라운딩할 기회가 별로 없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전 세계 다른 코스들도 마찬가지다. 파5홀에서 유난히 강한 우즈가 파5홀이 3개뿐인 리비에라 골프장과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진단도 있지만, 우즈가 성적이 좋지 않은 파3홀도 3개뿐이라 설득력이 떨어진다.
분명한 사실은 우즈가 리비에라 그린에서 쩔쩔맸다는 것이다. 리비에라에서 우즈는 툭하면 3퍼트를 했는데 그린이 까다로운 어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펄펄 나는 우즈가 리비에라 에서 이렇게 고전하는 이유는 물론 아무도 모른다.
우즈가 내년 2월 제네시스 오픈에 출전하면 무려 11년 만에 리비에라 그린을 밟게 된다. 1년이 넘는 기간동안 부상 치료와 재활을 거쳐 이제 부활을 노리는 우즈가 오랜 징크스를 극복하고 리비에라를 제2의 커리어를 위한 재기의 발판으로 만들 수 있을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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