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동료 트라우트 “나도 신인 때 조바심 느꼈다”고 조언

최지만(25·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이 14일 미국 일리노이주 클리블랜드의 미프로야구(MLB)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에 선발 출전, 홈런 포함 3타수 1안타 1볼넷 2타점을 올렸다. 시즌 5호 홈런.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을 보낸 최지만(25·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에게 남은 건 아쉬움, 그리고 야구에 대한 '독기'였다.
최지만은 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충주성심학교 야구부 선수를 대상으로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펼쳤다.
청각장애 선수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글러브'를 보고 충주성심학교와 인연을 시작한 최지만은 마이너리거였던 2014년부터 청각장애 야구선수 서길원을 몰래 돕는 선행을 시작했다.
올해에는 'CHOI 51' 재단을 설립해 서길원을 메이저리그 시구에 초청했고, 이 자리에서 장학금 2만 달러(약 2천338만원)를 전달하기까지 했다.
이날 재능기부 활동에 앞서 인터뷰를 진행한 최지만은 "올해 느낀 점은 '내가 야구 진짜 못 했구나'라는 것이다. 한 번도 1할 타율을 쳐본 적 없었는데, 메이저리그에 자존심 많이 상했다"며 한해를 돌아봤다.
올 시즌을 앞두고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거쳐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은 최지만은 2009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한 이후 7년 만에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는 데 성공했다.
백업 선수로 시즌을 시작한 최지만은 첫 14경기에서 타율 0.056(18타수 1안타)으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5월에는 마이너리그로 내려가 방출 대기(Designated for assignment) 조처됐다.
최지만은 에인절스 마이너리그에서 다시 한 번 기회를 엿보는 길을 택했고, 주전 1루수 C.J. 크론의 손가락 부상이 겹치면서 6월 빅리그에 복귀할 수 있었다.
이후 최지만은 40경기에서 타율 0.191(94타수 18안타)을 기록했고, 홈런도 5개를 치면서 첫 손맛을 봤다.
하루에 홈런 2개를 날린 날도 있을 정도로 장타력은 입증하는 데 성공했지만, 최지만의 시즌 최종 성적은 타율 0.170(112타수 19안타), 5홈런, 12타점, 9득점, 2도루로 만족할 수치는 아니었다.
최지만은 "메이저리그에 대수비로 데뷔했는데, 그때부터 꼬인 것 같다. 처음에는 주로 대주자나 대수비로만 나갔는데, 일부러 경기 중에도 계속 치면서 몸을 만들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빌리 애플러 단장 주도로 영입한 선수인 최지만은 높은 타율이 아니었음에도 시즌 마지막까지 조금씩 기회를 받았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지만(25·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의 초청을 받은 청각장애 야구선수 서길원이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홈 경기를 앞두고 시구를 했다. 최지만이 경기를 앞두고 서길원에게 장학금 2만 달러(약 2천200만원)를 전달하고 있다. 2016.9.28 [GSM 에이전시 제공=연합뉴스]
마이크 소시아 감독의 총애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최지만은 "나중에 알았는데, 감독님은 루키를 신뢰하지 않고 경험 있는 선수를 좋아한다고 하더라"며 "감독님은 루키에게 엄격했다. 일부러 루키는 정오부터 계속 훈련을 시켰다. 내 원래 루틴과 달라서 페이스를 맞추는 게 힘들었다. 다들 '마이너에서는 잘 치다가 올라가니 왜 부진하냐'고 묻는데, 이게 이유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한다. 그래도 내가 이겨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마이너 코치들이 다들 '메이저리그는 수비가 다르다'고 말했는데, 정말 안타가 될 것도 잡히더라. 거기에서 다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루키 최지만에게 가장 힘든 점은 외로움이었다.
최지만은 "남미 선수는 남미 선수끼리, 미국 선수도 자기들끼리 친하게 지내는 분위기였다. 대신 (이)대호 형과 (추)신수 형이 같은 리그라 자주 만나며 외로움을 달랬다. 난 혼자 살아서 주로 음식을 포장해와 먹었는데, 대호 형은 '왜 그런 거 먹느냐'면서 맛있는 거 진짜 많이 사줬다"며 웃었다.
빅리그에서 첫해, 최지만은 장타력이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빅리그의 높은 벽을 동시에 느꼈다.
"내년에는 고등학교 때처럼 편하게, 그리고 자신이 있게 야구하는 게 목표"라고 밝힌 최지만은 팀 최고 스타 선수인 마이크 트라우트와 일화를 공개했다.
최지만은 "트라우트는 생각보다 운동을 열심히 안 하더라. 그런데 야구는 정말 놀랄 만큼 잘한다. 나와 차이점은 자신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트라우트도 내게 '나도 너처럼 루키 때 조바심 느끼는 과정을 겪었다'고 말해줬다"면서 "내년에 어디에서 야구하든 경쟁에서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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