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핑결제 등 강력한 신원확인 도구 무심코 전화번호 적었다 낭패 볼 수도
▶ “ID 도용 사기에 취약”곳곳서 경고 별도의 모바일 아이디 주는 앱 인기
셀폰 넘버는 강력한 신원확인 도구이며 소셜 시큐리티 번호의 디지털 버전이다. <사진 nonpub.com>
다음번에 누군가 셀폰 번호를 물어본다면 한번 더 생각해보는 것이 좋겠다.
셀폰 넘버는 이제 단순한 열자리 숫자의 배열을 넘어서 갈수록 많은 개인정보와 연관된 링크 역할을 하고 있다. 무심코 전화번호를 남겼던 수많은 소셜 네트웍을 생각해보라. 그뿐 아니라 대출 받은 금융기관 등 많은 회사들도 이 번호를 알고 있다. 온라인에서 내가 무엇을 샀고, 무엇을 찾아보았고, TV에서 무엇을 보았는지, 모니터할 때 사용되는 것이 바로 셀폰 넘버다.
전 FBI 하이테크범죄 수사관이며 현재 사설수사업체를 운영하는 에드워드 M. 스트로즈는 “셀폰 번호는 당신의 삶과 당신애 대한 정보의 방으로 들어가는 열쇠와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셀폰 넘버는 소셜 시큐리티 넘버처럼 법적으로 비공개를 의무화한 규제 대상이 아니다. 그러니 다들 소셜 시큐리티 넘버는 극구 보호하면서 무슨 용지나 서식에 셀폰 넘버를 쓰라고 하면 주저하지 않고 번호를 남기는 것이다.
이 문제는 특히 젊은이들에게 중요하다. 왜냐하면 앞으로 셀폰 넘버는 소셜 시큐리티 넘버와 함께 짝이 되어 평생 그들을 따라다닐 숫자이기 때문이다.
지금 미국 가구의 절반 정도가 집 전화선을 끊고 셀폰만을 사용하고 있다. 25~29세의 청년층에서는 와이어리스 폰만 사용하는 비율이 73%에 이른다.
샌프란시스코의 헤어 스타일리스트 테일러 갤란터(23)는 15세 이후로 줄곧 셀폰만 사용했고, 앞으로도 집전화를 사용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이 번호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어서 온라인 서식에서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번호를 절대 써넣지 않는다. 연락처로 이메일 주소만 써넣는 편이 훨씬 안심된다는 것이다.
“이름과 셀폰 넘버만 있으면 누구든 엄청난 정보를 끌어낼 수가 있는 세상이에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실제로 수사관들은 셀폰 번호가 소셜 시큐리티 번호보다 더 유용하게 쓰인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셀폰 번호는 수많은 데이터베이스와 연결돼있고 그 사람이 가장 가까이 사용하는 기기들과 연결돼있기 때문이다.
연방거래위원회의 프라이버시 및 아이덴티티 보호국 부디렉터인 로버트 쇼신스키도 “셀폰 넘버는 모든 정보로 향하는 관문이 될 수 있다”면서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고 잘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기치 않게 셀폰 번호가 중요해진 과정은 1936년 제정된 소셜 시큐리티 번호가 걸어온 역사를 되새기게 한다. 당시 이 번호를 만든 원래 목적은 그때 막 생긴 연방 사회보험제도가 프로그램 혜택을 받는 근로자들의 기록을 정확하게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금처럼 한 사람의 신원을 결정짓는 다목적 ID 넘버로 사용하려고 만든 것이 결코 아니었다.
그러나 점차적으로 이 독특한 조합의 번호가 사람을 확인하기에 단순하고 편리한 도구로 여겨지면서 정부 기관들과 기업들은 이 번호의 사용을 권장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 들어 메인프레임 컴퓨터가 개발되면서 시민들과 고객들에 대해 거대한 디지털 파일을 만들 수 있게 되자 소셜 시큐리티 넘버는 기업과 정부 데이터베이스에서 가장 빠르고 쉽게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도구로 사용이 확장되었고 상거래에서도 쉽게 통용되었다. 그러나 그때부터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카네기 멜론 대학의 컴퓨터 과학자이며 프라이버스 전문가인 알레산드로 아퀴스티 박사는 “소셜 시큐리티 번호가 거의 보호되지 않은 채 아주 광범위하게 사용된 것이 지금의 아이디 도용 범람의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에서 지난해 아이디 도용에 의한 크레딧카드 범죄와 대출 사기 등으로 인한 손실은 150억달러였다. 해리스 여론조사에 의하면 미국인의 11%가 2015년에 전화사기로 돈을 잃었다.
하지만 셀폰 번호와 개인 컴퓨터가 그러한 위험에 노출돼있다면 테크놀러지를 사용해 그것과 맞서 싸울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사기방지 조치를 취하라는 것이다. 어펌(Affirm) 같은 회사는 샤핑객이 온라인 구매를 할 때 크레딧카드 외의 다른 지불 방법을 찾아준다. 대출에 관해서도 어펌의 소프트웨어는 수많은 데이터베이스를 탐색해 1분 내로 승인할 지 거부할 지도 알려준다.
그런 일을 하는데 어펌 사가 묻는 정보는 이름과 생년월일 정도의 지극히 적은 개인정보 뿐이다. 어펌의 대표 맥스 레브친은 “셀폰은 가장 강력한 신원확인 도구이며 유용한 정보의 전달자로서 소셜 시큐리티 번호의 디지털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어펌의 고객이 850달러짜리 매트리스나 3,000달러짜리 산악자전거를 할부대출 받고 싶어하면 이 회사는 고객에게 임시 개인 ID 넘버를 텍스트 메시지로 보내준다. 이 방법은 은행과 페이팔 같은 시스템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것이다. 임시 ID 넘버는 보통 30초에서 180초 동안 유효하기 때문에 물건을 사려거나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이 실제 그 번호의 전화를 갖고 있는지 확인하는 좋은 수단으로 사용된다.
셀폰만을 사용하는 사람들 중에서 특히 독립적으로 일하는 프로페셔널과 스몰비즈니스 업자들, 이제 막 취업한 사람들은 더 취약하다. 왜냐하면 개인 셀폰 전화기로 비즈니스 전화도 모두 해야 하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의 헤어 스타일리스트이며 모바일 밴 이발소의 파트너이기도 한 갤란터는 셀폰에 사이드라인(Sideline)이라는 앱을 설치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했다. 미국 내 500만명이 설치한 이 앱은 개인은 공짜로 사용할 수 있고, 회사에서 여러 그룹의 직원들이 사용하려면 한달에 10달러만 내면 된다. 그러면 회사 디렉토리와 보이스 메일 서비스도 추가된다.
사이드라인의 모토는 이것이다. “개인 번호는 사적으로 유지하고, 스마트폰에 두 번째 번호를 첨가하라”(Keep your personal number private. Add a second number to your smartphone)“두번째 모바일 아이디를 갖는 것은 오늘날 점점 더 많은 사람에게 꼭 필요한 일이다”라고 사이드라인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창안한 샌호제의 핑거(Pinger) 사 대표 그레그 우크는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의 테일러 갤란터는 셀폰 번호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사이드라인’ 앱을 설치했다. <사진 Mathew Sc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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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The New York Time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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