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BA, 홈팀 워리어스, 썬더에 122-96 완승

지난 8년간 한솥밥을 먹은 동료였다가 적으로 만나 치른 첫 경기에서 워리어스의 케빈 듀랜트(오른쪽)가 러셀 웨스트브룩 앞에서 환호하고 있다.
지난 8년간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를 이끄는 쌍두마차로 활약했던 케빈 듀랜트와 러셀 웨스트브룩이 적으로 만났다. 결과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로 이적한 듀랜트의 압승이었다.
3일 북가주 오클랜드 오러클아레나에서 벌어진 NBA 경기에서 홈팀 워리어스는 듀랜트가 친정팀을 상대로 3점슛 7개를 포함, 39점을 퍼붓고 리바운드도 7개나 잡아내는 맹활약에 힘입어 썬더는 122-96으로 대파했다. 올 시즌 이미 두 번이나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며 썬더의 4연승 스타트를 이끌었던 웨스트브룩은 20득점과 10리바운드에 그쳤고 썬더는 시즌 첫 패의 고배를 마셨다.
듀랜트와 웨스트브룩은 썬더에서 함께 뛸 시절에도 최고의 원투펀치로 명성을 날린 수퍼스타 콤비였지만 사실 개인적으로 그다지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그리고 지난 오프시즌 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은 듀랜트가 지난 시즌 73승으로 NBA의 한 시즌 최다승 신기록을 수립한 호화군단 워리어스와 계약하자 웨스트브룩은 듀랜트에 대한 섭섭한 심정을 숨기지 않고 싸늘하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고 이에 대해 듀랜트도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바 있다. 그렇기에 이들이 처음으로 적으로 만나는 워리어스와 썬더의 대결은 당연히 큰 화제를 모은 시즌 초반 최고의 빅카드였다.
사실 듀랜트가 떠나간 썬더에서 웨스트브룩은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 시즌 첫 4경기에서 한마디로 펄펄 날아다녔다. 올 시즌 그는 첫 4경기에서 32점, 51점, 33점, 35점을 뽑아내며 썬더를 4전 전승으로 이끌었을 뿐 아니라 6피트3인치의 단신 가드임에도 이중 3경기에서 10개 이상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는 원맨쇼를 펼쳤다. 썬더는 듀랜트 없이도 충분한 파괴력이 있음을 입증하는 듯 했다.
하지만 진짜 테스트는 3일 밤 워리어스와의 경기였다. 웨스트브룩과 썬더는 적지에서 듀랜트와 워리어스에게 망신을 안겨주겠다는 각오로 나섰고 양팀은 경기 전 악수조차 나누지 않고 격전에 돌입했다. 썬더는 출발부터 충돌을 불사하는 맹렬한 플레이로 1쿼터 한때 31-21로 앞서가며 그 목적을 향해 순항하는 듯 했다.
특히 썬더의 제래미 그랜트는 듀랜트를 앞에 놓고 엄청난 덩크슛을 꽂아넣은 뒤 그의 앞에서 과격한 셀레브레이션으로 듀랜트를 자극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은 듀랸트의 화를 북돋은 결과를 초래했다.
듀랜트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맹렬한 페이스로 질주하기 시작했고 여기에 스텝 커리와 클레이 탐슨, 드레이몬드 그린 등 기존의 수퍼스타들이 가세한 워리어스의 위력은 썬더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레벨이었다. 이후 전반이 끝날 때까지 워리어스는 썬더는 47-12의 스퍼트로 깔아뭉갰고 승부는 해프타임에 이미 갈리고 말았다.
웨스트브룩과 듀랜드의 개인 자존심 경쟁도 듀랜트의 일방적 승리로 끝났다. 듀랜트는 생애 최고기록과 타이를 이룬 7개의 3점슛을 꽂아넣으며 시즌 최고인 39점을 올린 반면 웨스트브룩은 15개의 슛 가운데 4개만을 성공시키며 시즌 최저인 20득점에 그쳤다. NBA 역사상 최고의 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워리어스가 그 엄청난 잠재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던 경기였다.
듀랜트와 웨스트브룩은 경기 전은 물론 경기 후에도 서로를 외면했고 악수조차 나누지 않았다. 웨스트브룩은 경기 후 듀랜트에 대한 질문에는 확실한 답변을 회피했다.
한편 디펜딩 챔피언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르브론 제임스(30점)와 케빈 러브(26점)를 앞세워 보스턴 셀틱스를 홈에서 128-122로 따돌리고 시즌 5전 전승을 기록하며 NBA에서 유일한 전승팀으로 남았다. 전날 열렬히 응원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시카고 컵스에 패해 월드시리즈 우승에 실패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제임스는 이날 30득점 외에도 12어시스트와 7리바운드를 잡는 활약으로 팀의 전승행진을 지켜냈다.
<
김동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