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강동원 / 사진제공=쇼박스
배우 강동원(35)을 수식하는 말은 많다. 이름에서 시작된 '참치오빠'부터 '꽃미남',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 등 온 세상의 각종 아름다운 수식어가 한번씩은 그의 이름 앞을 거쳐 갔다. 각종 칭찬을 달고 사는 그이지만 사실 가장 어울리는 수식어는 '배우'다. 쉬는 것보다 일하는 것이 좋고, 낯선 해외 여행지보다 촬영장이 좋다는 강동원을 만났다.
강동원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가려진 시간'(감독 엄태화)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가려진 시간'은 어린이 실종사건 이후 어른이 되어 돌아온 한 소년과 소년을 유일하게 믿는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감성 판타지. 강동원은 멈춰진 시간 속에서 몸만 커서 나타난 13살 소년 성민 역할을 맡았다.
1999년 모델로 데뷔해, 2003년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한 강동원은 벌써 17편의 영화로 관객을 만났다. 아직 앳된 매력이 있는 얼굴이지만 그의 배우 경력도 벌써 13년을 넘어간다. 그래서일까 아직은 신인감독인 엄태화 감독이 이끄는 '가려진 시간' 촬영장에서 강동원은 본인이 가장 경력이 많은 선임이었다고 말했다.
"촬영 현장의 스태프를 통틀어 내가 제일 베테랑이었어요. 엄태화 감독도 그렇고 촬영 기사도 '범죄와의 전쟁'으로 데뷔해 작품수가 그렇게 많지 않았거든요. 연출부도 다 저보다 어렸어요. 미술팀이 제일 경력이 많았는데 미술 감독은 바빠서 현장에 오지도 못했고요. 그래서 다른 때보다 현장에서 가 할 일이 많았어요. 어쨋든 영화는 끝까지 찍고 싶었었고 중간에 포기하는게 아까웠어요. 그래서 감독과 회의도 많이 하고 그랬죠. 그래서 지금의 영화가 나왔어요. 함께 회의를 하고 그런게 아니었으면 중요한 장면을 못 찍었을 거에요."

배우 강동원 / 사진제공=쇼박스
벌써 10년 넘게 배우생활을 한 강동원은 충무로에서 힘 있는 배우 중 한 명이다. '일단 강동원이 나오면 본다'는 영화팬이 있을 정도로 강동원의 흥행파워도 크다. 이에 강동원이 출연하면 그 영화에 대한 투자가 늘어 예산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 신인감독의 영화라 하더라도 일단 강동원이 출연하면 투자가 커지는 것이다.
"저도 알고 있어요. 제가 투자가 안되는 배우는 아니니까요.(웃음). 사실 제가 요즘 타율이 꽤 좋아요. 그 전에는 홈런이 없었는데 올 초에는 ('검사외전'으로) 홈런도 쳤어요. 아무래도 제가 작은 작품에 들어가면 투자가 좀 수월해지긴 하는 것 같더라고요."
이번에 강동원이 선택한 '가려진 시간' 역시 투자금이 큰 작품이 아니다. 엄태화 감독 역시 신인 감독이라 개봉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강동원은 그동안 영화 '초능력자', '검은 사제들', '검사외전' 등의 작품에서 신인감독과 호흡을 맞추며 주목 받았다. 강동원에게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물었다.
"일단은 시나리오를 보고 선택해요. 제가 잘하는 것보다 재밌는 것이 좋아요. '가려진 시간'도 읽어봤는데 접근 방식이 다르고 재밌을 것 같더라고요. 큰 영화와 작은 영화를 골고루 하고 있는 편이에요. 일부러 섞으려고 한다기보다는 약간 비상업적인 것도 하고 상업적인것도 하는게 내게 맞는 것 같아요. 너무 상업적인것만 하면 저도 지치더라고요. 제가 어렸을 때 부터 기질이 좀 삐딱한데가 있어서 똑같은 것을 하는 것 자체를 엄청 싫어했어요. 극단적으로요. 그게 지금도 계속되나 봐요. 물론 클래식한 것을 더 잘만들어내는 것도 관심이 있지만 새로운 것에 계속 도전하는 것도 재미가 있어요."

배우 강동원 / 사진제공=쇼박스
'가려진 시간' 속 강동원은 어른의 몸을 하고 있지만 소년의 모습을 연기해야 한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신은수는 촬영 당시 실제 중학생 1학년 소녀였다. 이처럼 어른이지만 어른같지 않고, 또 완전히 아이도 아닌 연기를 해야 하는데 대한 어려움은 없었을까.
"제가 제일 중점적으로 생각했던 것은 남자 어른 그러니까 내 또래 친구나 40대 50대 남자가 봐도 안 오글거리게 연기하고 싶었어요. 물론 10대 20대 남녀도 함께 잡고 가야 했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연기 톤은 만족해요. 아슬아슬하게 나오더라고요. 오글거리려다가 넘어가고요.(웃음) 완전히 오글거리지 않을수는 없는데 톤은 잘 잡은 것 같아요. 13세에서 멈춘 것을 표현해야 하는데 30대 중반의 남자처럼 말하면 이상하니까 그 지점을 많이 생각했어요."
스무살에 데뷔 해 어느새 30대 중반이 된 강동원. 그는 최근 나이 드는 것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이 생긴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은 책임감이 생기고 해야 할 일이 생기는데 따른 당연한 고민이다. 무엇보다 강동원은 나이에 맞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저는 20대 때 특히 혼자 시간을 많이 보냈어요. 친구들도 거의 안 만났고요. 제가 99학번인데 199년도에 데뷔해서 일을 시작하다보니 친구들과 사는 세계가 너무 달라지더라고요. 저는 모델로 활동하는데 친구들은 군대 갔다와서 복학하고. 그러니까 만나도 특별히 대화할 주제가 없었어요. 그래서 만나면 답답했거든요. 그런데 요새 다시 친구들과 연락하고 모이자고 약속도 잡고 해요. 제가 말하길 '그때 나는 너희들과 대화가 불가능했다'라고 말했죠. 하지만 친구들도 사회생활을 시작하니까 이해하고 할 이야기가 생기더라고요. 요즘에는 오히려 혼자 있는게 싫고 갑갑해서 일부러 더 나가려고 약속도 잡고 그래요."

배우 강동원 / 사진제공=쇼박스
영화 촬영 현장에서 엄태화 감독과 함께 이야기 하며 영화 시나리오와 촬영, 그리고 편집과 음향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했다는 강동원. 연기 너머 다른 분야에도 관심을 보이는 그에게 영화 제작이나 연출에 대한 생각은 없는 지 물었다.
"관심 많죠. 한 3년 전까지 영화감독을 하라는 제안을 많이 받았어요. 친한 감독들이 단편영화를 먼저 찍어보라고 했는데 당시에는 고민을 좀 했죠. 찍어야 될까 고민하다 보니까 불쑥 떠오른 생각이 있었는데 '내가 미쳤다고 그 힘든 짓을 해야되나'라는 생각이었어요.(웃음) 사람은 다 쓰임이 있잖아요. 제가 감독하는데 시간을 쏟으면 아마 영화 하나 만드는 2~3년씩 걸릴 거예요. 내 성격에 적당히 할 리도 없고요. 그러면 당연히 배우로서 활동에 지장이 올 것 같더라고요. 제작은 계속 관심이 있어요. 던지고 싶은 주제가 있으면 만들 생각도 있고요."
최근 강동원은 쉴새 없이 활동하며 스크린을 찾고 있다. 올초 '검사외전'으로 흥행 돌풍을 일으킨데 이어 11월 '가려진 시간', 12월 '마스터'까지 줄이어 개봉한다. 강동원을 기다리는 팬들의 입장에서야 좋지만 휴식없는 활동이 본인에게 힘들지 않을까.
"이상하게 쉬는 것도 한 달이 넘어가면 별로예요. 여행을 가도 목적이 있으면 괜찮지만 한 달간 리조트 가서 있을거 생각하면 싫더라고요. 현장에 있을 때가 재밌어요. 쉴 이유가 굳이 없어요. 일하는게 좋은 것 같아요. 하하. "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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