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동원 신은수 / 사진=김휘선 인턴기자
'순수소년' 강동원의 감성 판타지 '가려진 시간'이 제작보고회를 열고 베일을 벗었다.
11일 오전(한국시간) 서울 압구정CGV에서 영화 '가려진 시간'(감독 엄태화)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주인공 강동원과 신은수, 엄태화 감독이 함께 해 영화의 면면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가려진 시간'은 어린이 집단 실종 사건에서 훌쩍 어른으로 성장한 채 살아 돌아온 한 소년과 그를 믿어주는 유일한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감성 판타지. 강동원이 어른이 된 소년 성민 역을, 신은수가 소녀 수린 역을 맡았다.
엄태화 감독은 "큰 파도 앞에 성인 남자와 소녀가 있는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떠올렸다"며 "진정한 믿음은 무엇일까, 믿음의 근간은 어린아이들의 첫사랑 같은 순수한 사랑이 아닐까 생각하고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주인공 강동원은 엄태화 감독이 처음으로 떠올렸던 배우. '순수하고 믿음을 주는 눈'이라는 평가에 "전작에서는 사기꾼이었는데"라고 너스레를 떤 강동원은 "어떤 작품이든 시나리오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실 학 싶었는데 감독님이 제가 촬영하던 부산까지 내려와 주셨다. 감독님과 만나 그 자리에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강동원 / 사진=김휘선 인턴기자
강동원은 "감정선이 중요했다. 섬세한 감정이 많아 디테일에 신경썼다. 연기라는 게 저만 만족한다고 받아들이는 분들이 만족스럽게 받아들이는 게 아니다. 적정선을 찾아가는 어려움이 있었다"고도 말했다. 그는 "처음엔 대사 톤을 3가지로 준비했다. 가장 타당하다는 선으로 골라 그 톤으로 쭉쭉 밀어붙였다"면서 "어른이 돼 돌아왔다고 하는 캐릭터지만 관객에겐 의심과 믿음을 함께 줘야 했다"고도 설명했다. 강동원은 "비슷한 걸 하면 흥미가 떨어진다"며 "힘들어도 재미있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공개된 스틸 사진에서 강동원은 81년생임이 믿기지 않을만큼 순수한 모습으로 시선을 붙들기도 했다. 판타지 느낌이 물씬 나는 사진에 "추워서 하얗게 질린 것"이라면서, 허름한 의상 탓에 나온 '꽃거지'라는 평가에 "적정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고 응수한 강동원은 '날마다 리즈 갱신'이라는 칭찬에 "최후의 발악"이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강동원은 영화 속 상황처럼 자신을 내내 변함없이 믿어 준 한 사람으로 어머니를 꼽았다. 그는 "지금은 쉽게 성공한 것 같이 보이지만 당시 학업을 중단하고 연기자가 되겠다고 했을 때는 다들 뜬구름 잡는다고 했다. '다들 좋은 직장 가려고 공부하는데 쟤는 정신 못차린다'는 분위기였다"고 털어놨다. 강동원은 "하지만 저는 어떤 가능성을 봤고 재미가 있었다. 저희 아버지만 해도 '공부나 해' 하며 안정적인 길을 가길 원하셨지만 어머니는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순수함'에 대한 강동원의 생각도 들을 수 있었다. 강동원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타협해야 할 때도 찾아오고 항상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며 "그럴 때마다 지금까지 항상 제가 어렸을 때 배워왔던 올바름, 정의 그런 기준으로 항상 일을 하려고 하고 선택해 왔다. 그런 게 제가 생각하는 순수함"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란 벽을 처음으로 느꼈을 때가 한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여러가지 정치적인 요소들이 들어오고 하던 시절이었다"며 "그 때 많이 싸웠다. 반항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때까지 제가 생각해 온 '옳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은수 / 사진=김휘선 인턴기자
강동원과 호흡을 맞춘 상대는 2002년생 신인배우 신은수. 무려 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첫 작품에서 주연을 따냈다. 신은수는 "이런 자리가 처음이라 떨린다. 예쁘게 봐 주셨으면 좋겠다"면서도 다부지게 할 말은 다 했다. '나이 차가 안 느껴졌다'는 강동원의 말에 "저는 어려웠다"고 솔직하게 털어놓는가 하면, "축하하던 친구들이 상대가 강동원 선배님이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강동원 선배님 안부만 물어봤다"고 푸념하기도 했다. 강동원은 "매니저보다 내가 젊어보이는데 왜 나는 오빠라고 안 부르냐고, 오빠라고 부르라 했다"고 웃음지었다.
강동원은 신은수에 대해 "사진을 봤을 때부터 눈이 참 좋았다. 클로즈업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연기할 때는 나이가 많고 적음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신은수는) 어리지만 프로답게 자기 일을 열심히 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엄태화 감독 / 사진=김휘선 인턴기자
'가려진 시간'은 '잉투기'로 주목받었던 엄태화 감독의 첫 상업영화이기도 하다.
엄태화 감독의 동생은 최근 '밀정'에서 하시모토 역으로 맹활약한 배우 엄태구. 감독의 전작 '잉투기'에 이어 이번 '가려진 시간'에도 출연했다.
엄 감독은 형제가 류승완 감독-배우 류승범 형제와 비견되는 것에 대해 "워낙 대단한 분들이고 업적을 이루셨기 때문에 비교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열심히 그 뒤를 쫓아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을 믿어준 한 사람으로 '부모님'을 꼽으며 "형제가 이쪽 일을 하다보니까 걱정이 많으셨을 것이다. 남들은 다들 취직해서 장가가고 아이도 낳고 잘 사는데 특별히 미래가 명확히 보이지 않는 상황이지 않나"라고 털어놨다.
엄 감독은 "계속 응원하시고 '그것 말고 딴 것 하라'는 이야기를 한 번도 하지 않으셨다"며 "얼마 전 동생이 영화에 나왔고 이번엔 제 영화가 나오는데 그걸 보며 굉장히 기뻐하셨다. 그걸 보니 저도 기쁘다"고 덧붙였다.
'가려진 시간'은 오는 11월 개봉을 앞뒀다.
<스타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