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빅리그 도전 마친 거포 이대호 가족과 함께 귀국
▶ “힘들고 행복했던 한 해… 출장 기회 많은 팀 찾겠다”

이대호가 31일 인천공항을 통해 가족과 함께 귀국하고 있다. <연합>
로스터 외 초청선수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해 드라마틱한 한 시즌을 보낸 이대호(34)가 불확실한 미래를 앞두고 한국에 돌아갔다.
31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이대호는 취재진과 팬들 앞에서 첫 딸 효린 양을 번쩍 들었다. 한·일 프로야구를 평정한 베테랑인 이대호는 연봉 5억엔을 보장한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구애를 뿌리치고, 개런티 100만달러에 최고 400만달러 1년 계약으로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했다.
사실상 마이너리거 신분으로 꿈이던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냈고 실력으로 빅리그 로스터에 진입했다. 철저한 플래툰 시스템으로 인해 출장기회가 들쭉날쭉하는 가운데도 104경기 출전해 타율 0.253(292타수 74안타), 14홈런, 49타점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힘들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한 해를 보내고 나니 뿌듯한 마음이 생긴다”고 밝힌 이대호는 “지금은 일단 쉬고 싶다”고 밝혔다. 계약 만료와 함께 다시 프리에이전트가 된 이대호는 “출장 기회가 새 팀을 정하는 기준이 될 수 있지만, 아직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음은 일문일답.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을 보낸 소감은.
▲한 시즌이 참 길었다. 한국에 오니 기분 좋다. 계약 내용부터 내게 유리하지 않았고 많은 분이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나는 자신 있으니까 도전했다. 큰 무대에서 좋은 선수들과 뛰면서 많이 배웠다.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힘들긴 했지만, 지나고 나니 뿌듯한 마음도 있다.
-시즌 뒤 감독이나 동료 선수와 어떤 얘기를 했는가.
▲스캇 서비스 감독은 ‘내년에도 함께 뛰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처음에는 이대호에 대해 잘 몰랐는데, 한 시즌 동안 팀 분위기를 살려준 점에 고맙다’는 칭찬도 해주셨다. 로빈슨 카노와 특히 친하게 지냈는데, 카노가 오늘 ‘다시 시애틀로 왔으면 한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대단한 선수가 그렇게 챙겨주니 정말 고맙다. 옆에서 많이 배웠다.
-한국, 일본 무대를 평정하고 루키로 메이저리그에서 뛰며 힘든 점이 있었을 텐데.
▲정말 힘들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어떤 선수인지를 보여줘야 했다. 남들보다 훈련도 더했고, 스프링캠프부터 전력으로 뛰었다. 그 덕에 메이저리그를 밟았으니 결국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플래툰 시스템에 시달렸는데.
▲처음에는 대타로 나가는 것도 재밌었다. 나중에는 자존심이 상하더라. 내가 경기를 못 뛰는 게 억울하고, 더 뛰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물론 선수기용은 감독의 몫이다. 서비스 감독님을 원망하지 않는다. ‘내가 더 잘했다면’ 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더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후반기에 손바닥 부상으로 마이너리그로 내려가기도 했다.
▲한 시즌을 치르면서 부상을 당하지 않을 수는 없다. 문제는 내가 너무 참고 뛴 것이다. 경기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보니 통증을 안고 뛰었다. 한두 경기만 쉬면 나을 수 있었는데, 욕심을 부리다가 10∼20경기를 놓쳤다. 지금은 괜찮다.
-시애틀과 1년 계약만 했다. 내년 시즌에 대한 구상은 했는가.
▲나도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 월드시리즈가 진행 중으로 계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시점이 아니다. 조만간 에이전트를 만나 내년 시즌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다.
-메이저리그, 일본, 한국 모두 가능성을 열어둔 것인가.
▲에이전트 및 가족과 상의를 해야 한다. 제발 근거 없는 추측은 하지 말아 달라. 올해 경기에 나서지 못할 때는 아쉬움이 있었다. 벤치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싫었다. 선수는 야구를 할 때 가장 행복하다. 출장 기회 등이 새로운 팀을 고를 때 중요한 기준이 될 수는 있다. 일단 쉬면서 생각해보겠다.
-3월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이 열리는데.
▲몸이 따라주면 당연히 가야 한다. 기회가 되면 나라를 위해 다시 한 번 뛰고 싶다. 그런데 솔직히 체력적으로 힘들긴 하다. 좋은 후배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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