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응 어려웠지만 잘 준비하고, 기회를 기다렸다”
▶ “코리언 메이저리거의 격려에 감사”

볼티모어 오리올스 김현수가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인터뷰하고 있다.
개막전에서 홈 팬들의 야유를 받았던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빅리그 3할 타자'의 훈장을 달고 시즌을 마무리했다.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부담스러운 상황을 극복한 김현수는 13일 웃으며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들어섰다.
2015년 두산 베어스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고 FA(자유선수계약) 자격을 얻은 김현수는 미국 진출을 추진했고 볼티모어와 2년 700만 달러에 계약했다.
하지만 김현수가 시범경기에서 타율 0.178(45타수 8안타)로 극도로 부진하자, 냉정하게 돌아섰다.
시즌 개막을 마이너리그 강등 요구까지 받았던 김현수는 절치부심한 끝에 경기를 치를수록 '타격 기계'의 진가를 발휘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첫 시즌 타율 0.302(305타수 92안타), 6홈런, 22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초 결장이 잦아 95경기에만 나서 규정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개막전 홈팬의 야유를 받으며 "이 야유를 환호로 바꾸겠다"는 목표는 달성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김현수가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다음은 김현수와 일문일답이다.
-- 치열한 한 시즌을 끝내고 귀국했다. 기분이 어떤가.
▲ 이렇게 오래 국외에 머문 적이 없었다. 취재진도 많고 신기하다.
-- 시범경기 기간에 부진해 비판이 일었는데.
▲ 새로운 리그에 적응하는 시간이었다. 처음 보는 투수를 상대로 잘 적응하고 싶었는데 어려운 점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시범경기에서 못 쳐도 '극도로 부진하다'는 말을 듣지는 않았는데 미국에서는 다르더라. 내가 어떤 선수인지 모르니 그런 평가를 받는 건 당연했다. 야구하는 방식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니 적응이 쉽지는 않았다.
--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썼다.
▲ 내 생각이 가장 중요했다. 솔직히 내가 미국에서 어떻게 훈련했는지 본 사람은 소수이지 않나. 외신만 보고 나에 대해 부정적인 (한국) 기사가 나오는 게 아쉬웠다. 나는 분명히 더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 개막전에서 홈팬 야유를 들었다.
▲ 홈팬들에게는 서운하지 않았다. 내가 못했으니까 그런 야유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그땐 '이 야유를 칭찬으로 바꾸겠다'는 다짐만 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 3안타를 친 (5월 26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팀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이 된) 9월 29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 홈런도 좋은 일이었다. 그런 홈런이 시즌 막판에 나온 건 아쉽다.
-- 빅리그 투수들의 강속구를 잘 공략했다.
▲ 직구 구속은 레다메스 리즈, 헨리 소사, 양현종 등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직구는 무브먼트가 좋다. '그냥 직구'가 거의 없다.
--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맥주캔 투척 사건도 있었다.
▲ 당연히 놀랐다. 관중이 맥주캔을 던질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동료들이 그 사건에 대해 직접 얘기하지 않았다. 애덤 존스는 관중에 항의하고, (벅 쇼월터) 감독은 심판진에 항의했다.
-- 힘든 시간을 버티는 데 도움을 준 사람이 있다면.
▲ (추) 신수형, (이) 대호형 등 메이저리그에서 함께 뛴 선수들이 큰 힘이 됐다. 자주 통화하며 나를 격려해줬다. 코리언 메이저리거 덕에 잘 버틸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 미국 동료와 사이는 어땠는가.
▲ 볼티모어 선수들과 '내년 시즌 준비를 잘 하자'고 말하며 헤어졌다. 시즌 내내 동료들과 정말 잘 지냈다. 언론에서 초반에는 내가 잘 못 어울리는 것처럼 얘기했지만 나는 처음부터 동료들과 잘 지냈다.
--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에 대한 생각은.
▲ 물론 나는 출전하고 싶다. 그러나 내가 정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구단과 상의해봐야 한다.
-- 올해 자신에게 몇 점을 주고 싶은가.
▲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것 같다. 선수에게 유종의 미는 우승이다. 나에게는 10점 만점에 5점을 주겠다. 잘 인내했다는 점에서 5점을 주고 싶다.
-- 내년 목표는
▲ 목표를 숫자로 정하지 않는다. 설명하긴 어렵지만 내년 시즌을 대비해 기술적인 변화를 준비하려고 한다. 나는 계속 도전해야 하는 선수다. 내년에도 한계를 정하지 않고 도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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