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경하 기자>
다문화평화선교 합창단 이끌고 주류사회에 한국 전통문화 알려
어려서부터 예술성·리더십 뛰어나
남미 거쳐 미국으로...노래로 영어배워
11월15일 다민족축제 한인들 참여 기대
공립학교 교사이면서 음악가이자 동화구연가로 활약하는 이소영, 다른 문화, 다른 의견을 존중하는 다름의 미학을 실천하고 있는 그를 만나본다.
●독특한 교육법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의 심리, 사회성, 개인의 성격을 파악하고 그들이 지닌 여러 재주를 판단하여 더욱 발전시키는데 교육적 보람이 크다. ”
롱아일랜드 프론트 스트릿 스쿨(Front Street School) 영어와 스패니시 이중언어교사로 초등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이소영은 교사라는 직업에 자부심이 크다. “교사는 다양한 사람들을 수없이 만난다. 민족, 문화, 종교, 개개인의 생각과 의견, 모두가 다르다는 것,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 이 다양성이 모인 나라, 이것이 미국이다. 우리 반 전체학생들은 모두 중남미에서 왔는데 이 학생들에게 나는 아시안/한국 선생이 아니고 그냥 선생이다.”
이러한 이소영의 평소 교육철관이 다문화평화선교 합창단을 이끌어왔고 주류사회에 한국 전통문화를 심어왔다. 그가 자신의 정체성에 눈을 뜨게 된 것은 1997년 대학원 지원서를 쓰면서였다고 한다.
뱅크스트릿(Bank Street) 교육대학원은 지원서에 ‘자신의 과거와 자기를 설명하라 ’고 했고 결국 “ 교육자의 길이 내 길임을 알고 계속 배우고 실천하며 가르쳐야 하는 것을 깨달았다 ”고 한다.
이소영은 1987년 퀸즈칼리지 교육학 석사, 1997년 뱅크스트릿 교육대학원 석사를 받았고 1997년 프리포트 퍼블릭스쿨에서 공립학교 교사를 시작했다. 2006년부터 롱아일랜드 햄스테드의 잭슨 메인 초등학교에서 9년간 일했고 킨더가든, ABGS 미들스쿨, ECC, 2013년부터 현재 프론트 스트릿 스쿨에서 근무 중이다.
●다민족평화선교합창단
이소영은 고등학교와 대학 시절 뉴욕한인회에서 파트타임 봉사를 했고 코리안 퍼레이드, 롱아일랜드 축제, 이순신 장군 인형극 등에 참여했다. 그 후 학업과 양육으로 한인사회를 떠났다가 2006년 롱아일랜드 축제를 준비하는 당시 이기철 롱아일랜드 한인회장의 부탁으로 다민족평화합창단 일원으로 나가 한국 노래를 했다. 개인적으로 미국 오페라 가수로부터 호흡법을 사사받으며 노래를 계속 해오고 있던 중이었다. 그 계기로 롱아일랜드 한인회 부회장으로 한인사회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다민족평화선교합창단은 2001년 9.11 테러로 인해 만들어져 2003년 헝가리, 체코, 오스트리아 지역의 가톨릭교회와 칼빈개혁교회, 한인교회에서 콘서트를 했고 이후 대학교, 공립학교, 롱아일랜드와 퀸즈도서관, 9.11메모리알 등에서 공연했으며 필요시 수시로 모인다고 한다
또한 그가 2013년 창설한 다민족위원회는 프리포트지역 초등학교의 ‘사이언스 & 아트’ 특별프로그램에 3년째 예술인을 보내고 있고 노스쇼어병원 헬스 시스템(2015년 North well 개칭) 커뮤니티 보드 멤버로 2009년 창설때부터 봉사하고 있다. 특히 수년째 한국전 참전용사 롱아일랜드 센트럴 챕터/ 낫소카운티 챕터 모임에 나가 노래를 들려주며 한국전 참전에 대한 감사함을 전한다.
●브라질의 소녀가장
이소영은 1960년 2남 1녀 중 장녀로 태어났고 아버지를 닮아 어려서부터 성격이 활발하고 사교성이 남달랐다. 건축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공덕동부터 역촌동, 효자동, 궁정동으로 이사를 다니며 살았다.
5살 때 할아버지 환갑날 무려 다섯시간 동안 노래하고 춤추며 주위를 즐겁게 한 적도 있다. 리라 초등학교를 거쳐 상명사대부중을 다니면서 학교 예술제에서 독창 하고 지휘도 했다. 이때 경주로 봄소풍을 갔는데 당시 인기이던 드라마 ‘여로’의 영구 역을 하여 최우수상을 받을 정도로 연기에도 소질이 있었다. 당시 적십자 서울시내 중학교 부회장을 하여 리더십도 경험했다.
중학교 2년 반을 마치고 졸업을 못한 채 파라과이를 거쳐 브라질로 이민 갔다. 3년동안 그는 하루 10시간씩 일해 생활비를 버는 소녀가장이었다. 어머니는 아프고 남동생 둘은 학교를 가는 환경에서 아버지는 미국이나 호주로 다시 이민을 가려 했다. 15살짜리 소녀가 봉제공장 시다로 매일 옷 밑단을 다리고 기계로 박는 중노동을 했다.
78년 미국에 와서 뉴타운 하이스쿨에 들어갔다. 18살에 10학년으로 들어간 것이다. “공부를 너무 하고싶어 키 큰 내가 제일 앞에 앉아 수업을 들었다” 고 한다. 엘름허스트 지역의 뉴타운 하이스쿨 급우들은 나이가 많은 이소영에게는 다들 동생이었다. 천성적으로 리드 기질이 있는 그는 1980년 뉴타운고 한국의 밤 행사를 최초로 열었다.
●노래 부르며 영어 배워
“영어가 서툴다보니 하루는 기타 가진 사람 손들라고 하는데 기타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알아듣고 손을 들었다. 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겠고 기타를 사서 손톱을 다 깎은 다음 연습에 들어갔다. 부모님은 바느질로 생업을 삼고 방 하나에 5명의 식구가 살 때였다. 금, 토, 일요일 3일동안 죽으라고 연습한다음 월요일에 기타를 갖고 학교에 갔다. ”그는 테스트를 거쳐 뉴타운합창단이 되었고 음악선생의 추천으로 뉴욕시티 전체 고등학교 합창단이 되어 가을에는 링컨센터 무대에 섰다. 노래를 부르면서 영어를 배운 것이다.
이소영은 1985년 쿠바계 미국인 세그레도와 결혼하여 아들 둘을 두었다. 큰아들은 아델파이 대학원 MBA 출신으로 CPA 준비 중이고 작은아들은 대학생으로 연극영화를 공부하고 있다.
이소영은 오래 전 학교에서 넘어져 허리를 다친 데다 교통사고로 부상을 입어 2006년에 카이로 프렉트에 다닌 적이 있다. 담당 카이로프렉터는 올림픽 게임에 참석하여 선수들을 치료하는 자였다. 그날따라 카이로프렉터가 “소영이가 노래를 해주어야 힘이 나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고 해 그는 테이블에 누워서 ‘God Bless America"를 불렀다.
이날 처음 온 환자 중에 카네기홀에 데뷔한 플륫티스트가 있었는데 슬럼프에 빠져 음악을 그만 둔 사람이었다. 이날 환자로 왔다가 이소영의 노래를 듣고는 감동 받아 다시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2007년에는 음악가로서 명성을 널리 알리게 되는데 그해 KBS 전국노래자랑 뉴욕편에서 ‘서울의 찬가’ 부른 ‘이소영과 친구들’팀이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태리, 러시아, 터키, 한인 이소영 4명이 그 팀이었다. 다음주에는 카네기홀 무대에 섰다. 인터내셔널 아티스트 컴퍼티션에 참여한 이소영은 노래를, 다른 2명의 음악인과 연주자들은 첼로, 플륫, 기타. 피아노 등을 연주하며 세계각국의 노래를 원없이 불렀다.
일주일 후에는 전미주 국악경연대회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소영은 지게 지고 짚신 신은 남장 차림으로 이태리계 음악인과 함께 터키계 음악인 장구에 맞추어 풍년가를 불렀다. 이러한 그의 활약은 2007년 닥터 마틴 킹 상, 2013년 호프스트라대학 교외지역연구센터 다민족상, 2015년 인권평등상, 그 외 리더/자원봉사자상 등을 받게 했다.
●한국 알리기
지난 8월27일 그는 퀸즈도서관 뉴아메리칸스 프로그램에서 ‘한국 채소로 만드는 건강한 요리법’을 강습했다. 한국 요리 강좌뿐 아니라 지역도서관에서 한국전통문화 구연도 수시로 한다.
“주위에서 아트, 퍼포먼스, 미디아 관련 사업, 정치가로도 나서보라고 한다. 지금은 학교 이중언어교사에 충실하며 한국을 다문화속에 알리려고 노력 중이다. 공부는 계속 하고 있다.”
이소영은 11월15일 열리는 호프스트라대학 다민족축제에 한인들의 적극 참여를 기대한다고 한다. 낫소카운티 다민족원장이자 호프스트라대학 다민족축제 뮤직디렉터로도 활동 중이다.
“미국은 자원봉사자와 비영리단체로 돌아가고 있다. 특히 2세들이 한인사회를 돌아보면서 한국 문화를 주류사회에 알렸으면 한다. 2세들이 잘 성장하도록 후원하는 한인장학재단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 다양성이 꽃피는 미국에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다문화를 사랑하는 코리안 아메리칸으로 살고 있는 이소영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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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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