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농구(NBA) 스타 드웨인 웨이드(34·시카고 불스)가 최근 발생한 사촌 여동생 총격 사망 사건과 이에 대한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70)의 트위터 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웨이드는 2일 방송된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예기치 못했던 총기 사고로 가족을 잃은 심경을 밝히면서 "내 이름을 거론한 트럼프의 트윗 덕분에 시카고 총기 폭력 실태에 전국적인 관심이 고조된 데 대해서는 감사한다. 그러나 내 가족과 고향 시카고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웨이드의 이종사촌 여동생 니키아 알드리지(32)는 지난달 26일 오후 3시 30분께 시카고 남부 주택가에서 유모차를 밀고 가다 범죄조직원들이 쏜 오발탄에 머리와 팔을 맞고 사망했다. 네 자녀를 둔 알드리지는 최근 이사한 자택 인근 초등학교에 전학 수속을 밟으러 다녀오던 길이었다.
웨이드는 "믿을 수 없는 일이다. 알드리지가 살해됐다는 소식은 충격적이었고, 아이들을 데리고 길을 걷다가 아무 이유없이 총격 희생자가 됐다는 소식은 더더욱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 당사자의 이름에 앞서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이 마음 아팠다고도 털어놓았다.
사건 발생 후 웨이드는 트위터에 "내 사촌이 오늘 시카고에서 살해됐다. 또 한 건의 무분별한 총기 폭력에 의해 4명의 아이들이 이유 없이 엄마를 잃었다. 믿을 수 없는 일"이라는 글을 "(총기 폭력) 이제 그만"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올렸다.
이어 트럼프도 트위터에 이 소식을 전하며 "(민주당의 실패한 정책 탓에 도심 빈민가의 흑인들은 길을 걷다가 언제든 총을 맞고 죽을 수 있다고) 내가 말해온 대로다. 흑인들은 이제 트럼프에 투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트윗은 "총기 사고 비극을 대선 캠페인에 이용한다"는 비난을 받았고, 트럼프는 1시간 만에 "알드리지를 잃은 웨이드와 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 그들을 염려하며, 위해서 기도한다"는 글을 추가했다.
웨이드는 이에 대해 상반된 두 감정이 동시에 일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금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더 큰 힘을 모을 수 있다.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은 고마운 일"이라며 "하지만 내 가족과 고향 시카고가 겪고 있는 일들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된 데 대해서는 씁쓸한 기분"이라고 밝혔다.
웨이드는 총기 폭력이 만연한 시카고에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우리 사회의 미래, 어린 청소년들이 살아갈 세상에 관심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알드리지는 지난달 시카고에서 발생한 91명의 살인사건 피해자 중 한 명이다. 올들어 2일 현재까지 시카고에서 총 2천917명이 총에 맞고, 497명이 살해됐으나 당국은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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