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리어 그랜드 슬램·명예의 전당 가입에 이어 올림픽 금메달
'골프 여제'는 역시 박인비(28·KB금융그룹)였다.
올해 손가락 부상 때문에 부진한 성적이 이어지고 세계 랭킹도 5위까지 밀려났지만 116년 만에 올림픽에서 다시 열린 여자골프 금메달의 주인공이 되면서 '골프 여제'다운 면모를 보였다.
20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골프 코스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골프 여자부 경기 챔피언에 등극한 박인비는 이미 여러 차례 세계 골프 역사의 페이지에 등장했던 선수다.
1988년생인 박인비는 1998년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골프 선수로 대성하겠다는 꿈을 키운 '세리 키즈'의 대표 주자 격이다.
아버지 박건규 씨를 따라 연습장을 다니며 골프와 인연을 맺은 박인비는 분당 서현초등학교 시절부터 각종 주니어 대회를 제패했고 2000년 겨울 국가대표 상비군에 발탁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2001년 미국으로 건너가 골프 유학을 시작한 박인비는 2002년 미국 주니어 아마추어선수권 정상에 오르며 미국에서도 통하는 실력을 과시했다.
2007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한 박인비는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만 19세 나이로 우승, 이 대회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우며 세계 골프계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그러나 이후 이유를 알 수 없는 슬럼프에 빠졌고 2010년에는 일본 투어 진출에 도전하는 등 이어지는 부진에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다.
그러던 박인비가 다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4년 전인 2012년이었다.
그해 7월 '제5의 메이저'로 불린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박인비는 여세를 몰아 같은 해 10월 LPGA 투어 사임 다비 말레이시아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정신적인 안정을 되찾은 박인비는 2013년부터 본격적인 질주를 시작했다.
그해 나비스코 챔피언십, LPGA 챔피언십, US여자오픈 등 개막 후 세 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연달아 우승하며 '캘린더 그랜드 슬램'에 대한 기대감마저 부풀렸다.
2013년 4월에는 처음으로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며 쩡야니(대만)의 독주에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등이 도전하던 LPGA를 평정하고 세계 정상의 자리를 꿰찼다.
메이저 3승을 거둔 2013년은 LPGA 투어 상금과 올해의 선수상을 석권하는 등 박인비에게 최고의 한 해가 됐다.
2015년에는 유일하게 정상에 오르지 못했던 메이저 대회 브리티시오픈을 제패하며 '커리어 그랜드 슬램'의 위업을 달성했다.
남녀 선수를 통틀어 아시아 최초로 골프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박인비는 메이저 대회 7승을 포함해 LPGA 투어 통산 17승을 거두며 올해 6월에는 LPGA 명예의 전당에도 가입했다.
세계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과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모두 달성한 박인비의 업적은 전무후무한 대기록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골프가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정식 종목으로 열리지만 2024년 대회부터는 정식 종목 지위를 장담하기 어렵고, 현재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룬 선수 가운데 현역은 줄리 잉크스터(56·미국), 카리 웹(42·호주) 등 노장들뿐이기 때문이다.
남자 선수로 범위를 넓혀도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선수 가운데 현역은 타이거 우즈(41·미국)가 유일하다.
로리 매킬로이(27·북아일랜드)가 2020년 도쿄 대회 이전에 마스터스를 제패하고 도쿄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다면 박인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정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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