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육상 800m에서 24년 만에 美에 ‘깜짝 메달’ 선물

미국 육상의 클레이턴 머피.
미국 오하이오주 프레블 카운티의 작은 마을인 뉴파리. 인구 1천6백여 명에 불과한 조그만 도시가 순식간에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근대 올림픽이 치러지기 한참 전인 1817년에 마을이 처음 조성되고 나서 무려 199년 만에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뉴파리 출신의 육상 선수 클레이턴 머피(21)는 16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 경기장에서 치러진 육상 남자 800m 결승에서 '케냐 레전드' 데이비드 레쿠타 루디샤(1분42초15)와 타우픽 마클루피(알제리·1분42초61)에 이어 1분42초93의 기록으로 3위를 차지했다.
금메달이 '흔한' 미국 선수단을 생각하면 머피의 동메달은 그리 비중이 크지 않겠지만, 미국 육상에서는 의미 있는 성과다.
미국이 올림픽 남자 800m에서 메달을 딴 것은 조니 그레이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게 마지막이었다. 무려 24년 만의 메달이었다.
한때 세계 육상을 호령했던 미국이지만 자메이카, 케냐, 에티오피아 등에 밀려 침체기에 빠진 터라 머피의 동메달은 더욱 반갑기만 하다.
이번 대회에서 머피에 거는 기대는 크지 않았다.
3년 전 고등학교 시절 그의 800m 기록은 1분54초대였다.
하지만 머피는 3년 만에 무려 기록을 12초나 단축하며 이번 대회에서 개인 최고 기록으로 '깜짝' 동메달을 목에 거는 기쁨을 맛봤다.
지금까지 뉴파리 출신으로 가장 유명한 사람은 크리스마스 캐럴 작곡가인 벤자민 핸비(1833~1867)였지만 이제 머피가 '대세'로 떠올랐다.
미국 야후스포츠에 따르면 머피의 직업은 돼지농장 일꾼이다.
돼지농장을 운영하는 가정에서 태어난 머피는 자연스럽게 농장에서 일했다. 길러낸 돼지를 시장에 내다 파는 게 그의 업무다.
머피의 아버지인 마크 머피는 최근 육상 전문지인 '러너 월드'와 인터뷰에서 "아들은 돼지를 시장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을 좋아했다. 달리기 선수만큼이나 뛰어난 돼지 판매 전문가"라고 자랑했다.
농구와 축구에도 재능이 있었던 머피는 고교 시절 그리 뛰어난 육상 선수는 아니었다.
3년 전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오하이오주 디비전Ⅲ 고등부 챔피언십 남자 800m에서 8위를 차지할 정도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육상이 취미에 가까웠던 터라 머피는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800m에서 루디샤가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던 경기조차 TV 중계를 보지 않았다.
당시 그의 최고 기록도 1분 54초에 그쳤다. 이랬던 머피가 3년 만에 기록을 단축해가며 2016 리우올림픽에서 1분41초대의 기록으로 동메달까지 따냈다.
머피는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앞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얼마나 더 뛸 수 있을지 모르는 만큼 800m 종목에서 1분40초대의 기록을 내는 것 자체를 즐기고 있다"고 기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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