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리우 올림픽이 17일간 열전의 반환점을 돌았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며 4년간 흘린 땀을 걸고 최선을 다하는 출전선수들의 활약이 각 종목에서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올림픽 경기들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꼭 알아야 할 규정들도 많다. 평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종목별 규정들을 살펴본다.

■육상

지난 14일 열린 리우 올림픽 육상 남자 100m 준결승 경기서는 관중들의 눈길을 끄는 장면이 나왔다. 모두들 숨죽인 가운데 우사인 볼트를 포함한 선수들이 출발점에서 준비자세를 취한 뒤 ‘탕’하는 총성과 함께 선수들이 일제히 출발점을 박차고 나섰는데, 3번 레인에 있던 바레인의 앤드루 피셔 선수가 실격을 당한 것이다.

이유는 ‘부정 출발’이었다. 육상 규정상 부정 출발은 곧바로 실격을 당한다.

이처럼 육상에서 단 한 차례의 부정 출발도 곧바로 실격으로 이어지는 것은 최첨단 기술로 총성보다 0.1초라도 먼저 출발하는 선수들을 모두 잡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발판에 센서가 있어 여기에 가해지는 힘을 1초에 4,000번 측정하는데, 인간 반응속도 한계치인 0.1초 이내에 압력이 감지되면 여지없이 부정 출발 판정이 내려지는 것이다.

■골프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골프에서는 일반 투어대회와 다른 규정이 하나 있다. 바로 4라운드 플레이를 마친 뒤 동률이 나올 때 적용되는 규정인데, 이럴 경우에는 3개 홀 연장전으로 순위를 정한다.

국제골프연맹(IGF)이 정한 리우 올림픽 골프 연장전 규정에 따르면 72홀 스트로크 플레이 이후 동타가 나올 경우 3개홀 연장전을 통해 금·은·동메달을 각 1명씩에만 수여하게 되어 있다. 연장전은 18번과 1번, 17번 홀 순으로 3개 홀을 돌아 그 성적을 바탕으로 순위를 정한다.

단, 일반 투어대회의 경우 공동 1위가 나왔을 때만 플레이오프를 벌이는 것과는 달리 올림픽은 1·2·3위를 모두 한 명씩 가려내도록 연장전이 진행된다. 예를 들어 공동 1위가 2명이고 공동 3위도 2명이라면 플레이오프 2개가 동시에 펼쳐지는 것이다.

이때는 금메달 플레이오프가 18, 1, 17번 홀 순으로 진행되고, 동메달 플레이오프는 1, 17, 18번 홀 순으로 이어진다. 단, 메달과 무관한 공동순위는 별도의 연장전을 치르지 않는다.

■배구

배구경기를 볼 때 궁금증을 자아내는 장면이 있다. 바로 같은 팀 안에서도 유니폼 색깔이 다른 선수가 1명 있는 것이다. 바로 ‘리베로’라고 불리는 수비 전문 포지션 선수다. 리베로 선수는 서브나 블로킹, 공격은 할 수 없고 오로지 수비와 서브 리시브만 할 수 있다. 수비 전문이기 때문에 보통 키가 180cm가 넘지 않는, 상대적으로 단신인 선수들이 맡는다.

리베로는 이탈리아어로 ‘자유’를 뜻하는데, 배구에서 리베로 선수는 교체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다른 포지션 선수들은 한 세트당 최대 6회만 교체할 수 있지만 리베로 선수에게는 이러한 제약이 없다.

한편 배구는 1999년부터 서브권에 구애받지 않고 점수를 올리는 ‘랠리 포인트’ 제도를 도입했다. 1∼4세트는 25점을 먼저 올리면 이기고, 5세트는 15점을 먼저 얻는 팀이 이긴다. 다만 2점 차가 되기 전까지는 ‘듀스’ 제도로 승부를 연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