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후회 없이 쏘려고 했다”
▶ 한국 양궁 역사상 최초의 남자 2관왕…전 종목 석권 ‘화룡점정’

구본찬 “엄지 척!”
구본찬(23·현대제철)은 리우 올림픽 남자양궁 2관왕에 오르기까지 정말로 힘든 과정을 거쳤다.
8강에 이어 4강에서도 한 발로 승부가 갈리는 슛오프를 치렀다. 가슴 졸이는 승부를 연이어 이겨내고 결승 무대에 오른 구본찬은 금메달로 그 보답을 확실하게 받았다.
구본찬은 12일 브라질 리우의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남자양궁 개인전 결승에서 장샤를 발라동(프랑스)을 7-3으로 꺾고 우승했다.
구본찬은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2관왕에 오르며 한국 양궁의 역대 올림픽 최초의 전 종목 석권에 마지막 단추를 채웠다.
시상식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구본찬은 "너무 행복하고 오늘도 아름다운 밤입니다"라며 특유의 장난기 넘치는 말투로 금메달 소감을 밝혔다.
그는 8강, 4강을 떠올리며 진저리쳤다.
그는 "8강, 4강 하면서 죽는 줄 알았다. 내 원래 자세로 쏘지도 못했고, 욕심 탓에 실수도 많았다"고 떠올렸다.
구본찬은 "슛오프에서 후회 없이 해보자. 아쉬움 남기지 말고, 자신 있게 해보자고 맘먹었는데, 그게 통했다"고 했다.
구본찬은 원래 슛오프에서 강하지 않았다고 한다.

구본찬 “금메달입니다!”
그는 "이번 대표팀 남자 선수 3명 중에서 내가 제일 못한다. 슛오프 승률이 40% 정도다. 다른 선수들은 70~80%에 이른다"면서 "나 스스로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후회 없이 쏴보자. 내가 잘하는 자세가 있으니까 그걸 믿고 쏴보자고 했는데, 운도 좋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구본찬은 한국 양궁 역사상 올림픽 첫 남자 2관왕이자 전 종목 석권을 이룬 선수로 양궁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그는 실감이 나느냐는 질문에 "아직은 모르겠다. 그냥 오늘을 즐기고 싶다. 역사를 쓴 건 아니고 잘 준비했고, 운도 잘 따라줬고, 잘 풀린 것 같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전진하겠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는 김우진, 이승윤 등이 줄지어 탈락하며 부담이 크긴 했지만 박채순 감독의 말을 믿고 의지했다고 했다.
구본찬은 "감독님께서 너희는 세계 최고야. 너희를 이길 사람은 없어. 즐겨보라고 해서 자신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여자 궁사들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 "여자 선수들이 기를 불어넣어주겠다면서 손을 잡아주더라구요. 이렇게 손 많이 잡은 것은 처음이이에요. 제가 언제 그렇게 유명한 여자 선수들 손을 잡아보겠어요. 오늘은 손 안 씻으려고요."
그는 "아름다운 밤이에요"라며 "시상대 위에서도 꿈인지 아닌지 실감이 나지 않아서 감았다 떴는데 꿈은 아니더라구요"라고 웃었다.

양궁 전종목 석권한 대표팀의 기념촬영
가장 큰 고비는 '한국 킬러' 브래디 엘리슨(미국)과의 4강이었다.
구본찬은 "올해 월드컵에서 엘리슨과 한 번 대결해서 그때도 슛오프까지 갔다. 그때는 내가 실수해서 졌다"며 "그래서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엘리슨이 8점을 쏴줘서 잘 풀린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부모님을 향해 "지금 경기보고 많이 우시고 계실텐데, 항상 응원해주고 지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효자가 되겠습니다"라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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