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궁·사격 1, 2위 서로 격려…수영에서는 불편한 기류
죽을 힘을 다해 싸우던 선수들이 경기가 끝나고 나면 서로 부둥켜안으며 승리를 축하하고, 패자를 위로하는 것은 스포츠 특유의 감동적인 장면이다.
6일(한국시간) 개막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대회 첫날부터 금메달과 은메달로 희비가 엇갈린 선수들이 만들어내는 장면이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먼저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맞붙은 한국과 미국 대표팀은 경기가 끝난 뒤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결승에서 한국이 미국을 세트점수 6-0(60-57 58-57 59-56)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자 미국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을 향해 큰절하는 듯한 동작을 해 보이며 승자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
미국은 한국인 이기식 감독이 지도를 맡았고 4년 전 런던올림픽 4강에서는 한국을 꺾었을 정도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춘 팀이지만 이날 완패를 선선히 시인하며 보는 이들에게 미소를 짓게 하였다.
이기식 미국 감독은 "한국이 이 정도로 강한 남자팀을 보유한 적이 없었다"며 엄지손가락을 내보였다.
사격장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남자 10m 공기권총 결승에서 마지막까지 맞붙은 호앙쑤안빈(베트남)과 펠리페 알메이다 우(브라질)는 0.4점 차로 승부가 갈렸지만, 경기가 끝난 뒤 뜨겁게 포옹하며 서로 격려했다.
특히 이날 브라질 홈팬들은 우를 일방적으로 응원하며 격발마다 엄청난 환호와 야유를 번갈아 보낼 정도로 열렬한 반응을 보였다.
마지막 두 발을 남기고 우가 10.2점을 쏴 9.2점에 그친 호앙쑤안빈에게 역전했다가 마지막 발에서는 호앙쑤안빈이 10.7점을 기록하며 10.1점의 우에게 재역전승을 거두는 명승부가 펼쳐졌다.
브라질 홈팬들은 실망스러운 기색을 보이다가 두 선수가 서로 격려하는 훈훈한 장면을 연출하자 이내 박수를 보내며 금, 은메달리스트를 동시에 응원했다.
반면 수영장에서는 1, 2위 선수 간에 냉기류가 흘렀다.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리스트 맥 호튼(호주)과 은메달을 따낸 쑨양(중국)은 경기 전부터 불편한 관계가 감지됐던 사이였다.
도핑 전력이 있는 쑨양, 박태환 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호튼이 "약물 전과자에 대해 생각하거나 그들을 존중할 시간이 없다"고 답한 것이다.
호튼은 금메달을 따고 나서도 "'약물 사기'라는 표현을 쓴 것은 그가 실제로 도핑 양성 반응이 나온 적이 있기 때문"이라며 "나는 한때 약물 양성 반응을 보인 선수가 아직도 대회에 나올 수 있다는 사실에 불편함을 느낄 뿐"이라고 말했다.
400m 자유형 결승에서 쑨양을 0.13초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건 호튼은 "쑨양이 금메달을 따는 것은 좋은 모양새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무조건 그를 이겨야 했다"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에 대해 일부 중국 팬들은 호튼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에 '쑨양에게 사과하라'는 메시지를 올리며 호튼의 매너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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