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그의 후보 수락연설에서 소위 미국우선 정책을 새삼 강조하며 무역정책의 개혁과 자유무역협정(FTA)의 재협상을 강조하고 나섰다. 약 20여 개 국과 맺은 FTA 중 특히 멕시코와 한국과의 협정에 심한 불균형을 없애지 못한다면 FTA의 무효도 생각한다는 것이다. 일본을 위시해 태평양 지역 12개국 간의 보다 광범위한 환태평양동반협정(TPP)도 현존하는 FTA보다 미국의 산업과 고용에 더 악영향을 끼친다며 폐기하겠다고 단언했다.
FTA 와 TPP의 협정국은 규정의 위반과 기만으로 자국 타격업종에 피해보전과 지원술책을 써서 미국의 경쟁력 위축과 수출력을 저하시키고 제조 산업은 더 황폐화 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의 인위적 통화가치 하락조작으로 미국을 자기들 상품의 덤핑 장으로 만들었고 WTO의 가입조건인 서비스시장의 개방에는 인색하고 지식재산권 보호에는 속임수를 쓴다며 철저한 보복을 다짐하고 있다. 관련국의 제품에는 대폭 인상된 관세와 별도의 세금부과로 맞서겠다는 것이다.
상대를 배려 없이 대하고 독존과 인종차별적인 트럼프의 태도로는 FTA 상대국이나 중국과의 원만한 타협과 합의는 쉽지 않을지 모른다. 어떤 상담이든 자기의 이익은 상대의 불이익으로 창출되는 제로섬 게임으로 보며, 항상 이긴다는 자만과 과시에 FTA의 재협상에 쉽게 나올 국가는 없을 것이다. 혹시 무역대란을 불러올 소지도 있다.
하지만 망가진 미국의 제조업과 늘어나는 무역의 역조량을 보면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를 따질 수만도 없다. 미국의 국가부채는 경제의 성장, 예산의 증가는 있었지만 저물가 속에서도 20조달라에 육박하고 있다. 제조업 파산으로 사회보장 보상비 증가와 세수 감소로 연관 채무분은 계속 늘어난다. 저렴한 수입품으로 소비자 구매력은 증가 했으나 국가의 거시 경제적 비용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일방적인 자유무역으로는 국제수지의 결손을 면하기는 어렵다.
한편 미국의 제조업이, 특히 지금의 커네티컷 주 기업환경과 높은 임금을 보면, 트럼프의 보호무역 자체만으로는 부흥할 것 같지도 않다. 가령 제조업으로 번영하던 워터베리시는 타국에의 외주로 대부분의 제조업을 잃었고 소규모 서비스업으로 지탱하고 있다. 제조 기술과 기술자, 숙련노동력도 찾기 힘들고 커네티컷 주의 과도한 세금부담, 환경과 기타의 규제는 계속 늘어만 간다. 신제품을 겨냥한 대기업이나 외국기업의 유치는 쉽지 않고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만 기다리니 이 도시가 소생하기는 어려울 뿐이다.
각 나라마다 기후, 천연자원, 인력의 질과 가격, 기술력이 달라 제품에 따라 가격에 큰 차이가 생긴다. 질 좋고 싼 상품은 보호무역으로의 제재보다 자유로운 공급을 통해 인프레이션도 잡자는 것이 FTA의 취지다.
그러나 질,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미국산을 두고 국외산을 수입하며 조세를 회피하고 느슨한 FTA의 관세로 막대한 수익을 얻는 업자들이 문제다. 세계화라는 미구 하에 외주업체의 불법적인 기술 유출도 크다. 제삼국이 임금이 싼 멕시코나 기타 국에 부품과 조립공장을 세워 원산지관련 관세도 줄이며 미국시장에 덤핑하는 것도 문제다. 상대국은 기술투자를 강요하고, FTA 수입품 유통에 장애를 만드는 행위도 문제다.
이런 부당성을 보완한다면 FTA로 오는 피해는 상당히 줄일 수 있다. 또 미국에서 판매되는 수입제품에 기술, 원료, 부품, 조립 등 일부라도 미국이 공급하고, 기타분에는 관세를 비례로 적용할 수 있다. 이는 보호무역의 단독제조보다 소비자 혜택은 클 것이고 하청업이라도 워터베리시가 상품제조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길이다.
국제적 분업은 권장되어야 한다. 소비, 가전제품과 자동차 등의 미국 내 조립, 또 기술 공급으로 아이-폰과 같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좋은 예다. 이는 보복적 보호무역보다 미국의 생산성에도 양질의 일자리도, 제조업 활성화에도 더 보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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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덕광 원자력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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