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차 한잔의 초대 / 박윤모 웨체스터 한인회장
퀸즈지역으로 이민의 첫발을 디딘 한인들이 생활에 여유가 생기거나 좋은 학군을 찾아 웨체스터로 터전을 옮기는 경우가 많다. 웬지 ‘고급 동네’ 이미지를 지닌 웨체스터 박윤모한인회장을 만나본다.
●한국전 참전용사와 함께
“웨체스터 지역에는 한인 7,000~8,000명이 거주하며 여러 업종 비즈니스가 있지만 세탁업과 네일업종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11일 웨체스터 한인의 밤을 열었다. 우리 연례만찬의 특징은 이 지역 한국전참전용사를 초청, 함께 즐기는 자리라는 점이다.”
웨체스터 한인회장 박윤모는 최근 한인회의 동향을 전한다. 참전용사 초청을 좋은 취지로 보는 이들도 많지만 한국 정부의 아무런 후원도 없이 한인회 기금으로 하는 우리 잔치에 왜 초대하느냐며 만찬에 참석치 않는 이들도 있다. 4년 전 웨체스터 하츠데일에 H마트가 들어왔고 코리아가든, 갈비하우스, 소공동순두부, 스카스 데일에 문을 연 여미지 식당, 그 외 이발소, 피부방, 미용실, 베이커리와 안경점, 개인병원 외에는 한인 상대 비즈니스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주로 전문직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웨체스터이다보니 “부자 동네에서 한인 회장을 해서 좋겠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속상하다”는 그다.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 한인들은 살기는 이곳에 살아도 비즈니스는 퀸즈에서 하며 한인회 활동에 관심이 없다. 지역한인회 운영비용이 한인들을 상대로 하는 자영업자들의 후원으로 운영되다시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웨체스터 한인회는 어려움이 많다”고 말한다. 이번 웨체스터 기금모금 만찬에 100여명이 참석, 적자로 끝났지만 그는 누가 뭐래도 ‘무소의 뿔’처럼 여전히 앞으로 가고 있다.
“한인회초창기 시절 멤버 20여명이 대부분 은퇴하면서 10여명 안팎이 활동한다. 다른 지역에 비해 다소 침체된 감이 있지만 1세대가 받침돌이 되어주어야 2세들이 이어받아 더 잘 해나갈 수 있다.”박윤모는 제6대 조동인 회장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당시 제6대 수석부회장으로써 회장대행을 남은 기간동안 했고 2011년부터 회장을 맡고있다.
●20년 역사의 웨체스터 한인회
웨체스터 한인회는 1996년 8월28일 웨체스터 한인실업인협회(최상수 회장)로 시작되어 1998년 11월 14일 웨체스터 한인회로 단체이름이 바뀌었다. 제1대 최상수 회장 시절 제49년 인천상륙작전 기념식 때 인천광역시로부터 화강함 62개를 기초석으로 기증받아 웨체스터 전쟁기념공원 박물관에 전달했다. 제2대 고 이신일박사, 제3대 그레이스 권, 4,5대 권영환, 6대 조동인 회장에 이어 7,8대를 박윤모 회장이 이끌고 있다.
박윤모 회장은 제일 먼저 한인회 웹사이트( WWW.KAAW.ORG)를 만들어서 한인회를 홍보하고 있고 웹사이트 배너광고를 통한 수입이 한인회 운영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가 웨체스터 한인회 활동을 시작한 것은 6년 전부터다.
웨체스터 지역에 살면서 브롱스 리버데일 지역에서 세탁소를 운영, 93년부터 10년 이상 세탁동우회 활동을 했었다. 세탁소 임원들이 대부분 한인회 활동을 하니 그 역시 컴퓨터 만지는 것을 좋아하는데다가 웨체스터 수석부회장을 권유받고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회장직을 수락할 때 말했다.
큰 기부 능력은 없지만 조용히 활동하다가 필요하면 한인들이 필요로 할 때 카운티 정부나 경찰서와 협력하여 일을 해결하겠다. 적어도 한인회가 없어지게 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그는 수석부회장 당시부터 매년 5월에 열리는 아시안 아메리칸 헤리티지에 참여해오고 있다.
●한국문화 알리기 앞장서
“한국문화를 알리고 한국인 위상을 세울 좋은 기회다 싶어 흑인, 유대인, 이탈리아인 등 다민족 단체와 더불어 참여하고 있으나 한인들 참여가 저조하다. 중국인 단체는 열심히 1.5세를 밀어주며 네트웍 관리를 잘 하는 것을 보고 지역 한인교회와의 연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실제로 이 즈음이면 웨체스터 한인회와 교협이 모여 준비회의를 가지기도 했다.
“이 지역에 30여 한인교회가 있다. 700명 교인의 큰 교회가 하나, 200명 교인의 교회가 둘, 나머지는 100여명이 모이는 교회다. 교회가 앞장서면 여러모로 효과가 커진다. 중국인 단체가 같이 행사를 하자고 하는데 우리는 그 역량에 못미친다. 웨체스터 지역에 한인종합의료원이 아직 없다. 노인 데이케어 센터와 찜질방도 생기기 바란다. 한인마트가 용커스 지역에 하나 더 생기고 주위에 한인상가가 발전하고 한인회도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박윤모는 그동안 아스토리노 카운티장 초청 한인 소상인들과 의견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일을 주선했고 아스토리노 카운티장 재선, 아스토리노 뉴욕주지사 선거에도 한인들이 적극 참여하는데 힘써왔다. 또한 2015년 10월, 카운티 인권국 인권위원으로 임명받아 2017년 12월까지 봉사하고 있다.
“작년에 웨체스터 지역 한인 소녀 가출 사건이 있었다. 그린버그 경찰과 협력하여 맨하탄 지역까지 사람찾는 광고지를 뿌렸는데 맨하탄의 성당 직원이 이를 보고 제보하여 학생을 찾은 적이 있다. 아스토리노 웨체스터 카운티장이 2017년 뉴욕주지사 선거에 재도전할 것이다. 돕고자 한다.”그는 내달 13일 아스토리노 카운티장 사무실에서 점심식사 초청장을 받아놓았다. 10여명의 한인들이 참여할 예정인데 이때 한인 직원 채용을 적극 요구하겠다고 한다. 현재 그린버그 경찰서에 제이슨 김이 근무하고 있을 뿐이다.
●사람 만나는 것이 좋아
박윤모는 1958년 충청도 대덕군 진잠면에서 2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유학을 오려고 토플 시험까지 봤으나 1986년 도미하면서 마중 나온 사람이 야채가게를 했고, 그도 브롱스 팔렘 파크웨이 친구의 야채가게 직원으로 이민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박윤모는 황은숙과 결혼, 슬하에 1남1녀를 두었는데 딸은 파이낸셜 계통에서 일하고 아들은 대학 3학년으로 수학을 전공하고 있다. 그는 델리 샐러드바, 커피숍, 피자가게, 야채가게를 거쳐 현재 브롱스 리버데일과 용커스에서 세탁소를 하면서 10여년전부터 찰스 루덴버그 부동산 중개인이다.
원래 강남 논현동에서 부동산중개업과 실내장식 사업을 한 경험이 있는데다가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브로커 일도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한다. “아내가 이민 20년만에 나이애가라 폭포를 처음 관광했을 정도로 정신없이 살았다. 평생 일하게 한 아내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다. 작년에 재건축 붐이 일면서 세든 세탁소 건물이 팔리면서 세탁소를 이전, 새로 꾸며야 했다.
비즈니스에 별 운이 없었지만 하나님은 쓰실 만큼 주신다. ”매사 열심이고 진솔한 그에게는 친구가 많다. “학교를 졸업하고 해군에 자원하여 미8군 파견근무를 했다. 학창시절 영어회화 동호회를 이끌어왔고 군대 동기들, 이민 초창기 친구들이 수십명이다.” 그는 웨체스터 뉴로셀 지역에 거주하며 지난 18년간 교회찬양대에서 봉사했고 현재 한인동산 장로교회 장로다. 국영순씨가 지휘하는 웨체스터 합창단 테너로 노래하며 이민 스트레스를 풀기도 했다. 요즘은 아내와 함께 밸리 스포츠센터에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한인사회에 바라는 것
박윤모는 웨체스터 한인회의 발전을 누구보다 바라고 있다.
“교회에서 봉사하듯 한인회도 봉사할 사람이 꼭 필요하다. 지들이 좋아서 한인회 하는데 무얼 도와달래 하지 마시고 자녀들에게 한인들을 대표하는 한인회를 물려주어야 한다. 정치인 후원도 투자라고 생각하고 작은 금액이라도 도네이션 하면 나중에 우리 자녀들이 그것을 되돌려 받는다. ”“웨체스터 거주 아시안 중에 한인들이 가장 많은 것 같은데 모이는 것은 꼴찌이다. 중국사람이나 인도사람 모임에는 보통 400~500명이 모인다. 그러니 정치인들이 그들 모임에 앞다투어 참석한다. 무슨 일이든 함께 할 때 큰 힘이 된다.”는 그의 마지막 말에 힘이 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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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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