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8번째 이야기 연극 ‘저주받은 아이’ 내달 개막
▶ 흑인 배우가 헤르미온느 역… 내년 5월까지 매진
연극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의 출연진. 왼쪽부터 제이미 파커(해리 포터), 샘 글레메트(알버스 세베루스), 포피 밀러(지니 포터)
왼쪽부터 폴 손리(론 위즐리), 노마 두메즈웨니(헤르미온느 그레인저), 셔렐 스키트(로즈 그레인저 위즐리). 헤르미온느 역을 흑인 배우가 맡았다.
J. K. 롤링
J. K. 롤링(J. K. Rowling)은 늘 제7권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이 해리 포터 시리즈의 마지막 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그 말을 지켜왔다. 지난 9년 동안 다른 소설책도 4권을 쓰고 다른 글도 많이 쓴 그녀는 그러나 도무지 해리를 가만히 놔두지 못하고 있다.
포터의 세계에 계속 침잠해있는 롤링은 수년 동안 트위터 발표 등을 통해 정기적으로 옛날이야기에 새로운 요소를 끼워넣고 있다. 예를 들어 2007년 카네기 홀 행사에서 덤블도어가 사실은 게이라고 발표한 일 같은 것 말이다. 책에서는 그의 성별이 모호하게 표현돼있다.
그녀는 또한 자신이 운영하는 포터모어(Pottermore) 웹사이트에 정기적으로 새로운 이야기와 새로운 설명 등 보조적인 자료를 계속 만들어 올리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북미 지역의 마법의 역사에 관한 픽션 에세이 시리즈를 올렸다.
그리고 이제 드디어 2부작 연극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Harry Potter and the Cursed Child)가 나온다. 6월7일 런던에서 프리뷰가 시작됐고 7월30일 정식 개막되는 이 연극은 이미 공식적으로 ‘해리 포터의 8번째 이야기’라는 광고가 나가고 있다.
‘죽음의 성물’ 이후 19년이 지난 시점의 이야기를 그린 이 연극은 해리가 마법부에서 열심히 일하는 가운데 그의 둘째 아들 알버스 세베루스가 마법세계에서 전설적 가문인 자기 집안의 유산을 받아들이려 노력하는 상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포터 책이 나올 때마다 불었던 세계적인 난리 광풍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이 연극을 둘러싼 광풍 또한 어떠한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중 하나는 헤르미온느 역을 흑인 배우 노마 두메즈웨니가 맡게 된다는 뉴스에 대한 화제다.
그 뉴스는 늦게서야 천천히 발표됐고-롤링은 홍보 관리의 귀재다-바로 지난주가 돼서야 연극 캐스트 사진이 포터모어 웹사이트에 떴다. 해리 역에 제이미 파커, 지니 포터 역에 포피 밀러, 그리고 알버스 역에 샘 클레메트가 함께 있는 사진이다.
2부작 연극의 1부 공연은 2017년 5월까지 완전 매진된 상태다. 지금 암시장에서 프리뷰 티켓은 무려 4,000파운드(5,800달러)에 팔리고 있다. J. K. 롤링과 함께 잭 손(Jack Thorne), 존 티파니(John Tiffany, 감독이기도 하다)가 공동집필한 연극 극본은 7월31일(해리 포터의 생일)까지는 출판되지 않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아마존 베스트셀러 리스트에서 1위에 올라 있다.
워너브로스 영화 ‘환상적인 동물들과 그들을 찾을 수 있는 곳’에서 주인공을 맡은 에디 레드메인.
이것도 모자라서 올해 11월에는 해리 포터 시리즈의 일종의 속편이며 스핀오프로 탄생한 ‘환상적인 동물들과 그들을 찾을 수 있는 곳’(Fantastic Beasts and Where to Find Them)이란 영화가 나올 예정이다. 롤링이 처음으로 극본을 쓴(그녀는 8편의 포터 영화의 극본을 쓰지 않았다) 이 영화는 그녀가 쓴 같은 제목의 책에 적당히 바탕을 둔 3부작 판타지 드라마로 배우 에디 레드메인(Eddie Redmayne)이 주인공을 맡는다. 감독은 데이빗 예이츠, 롤링이 공동 제작을 겸한다.
분명히 롤링은 해리 포터를 잊고 싶어하지 않는다. 정교한 마법의 세계를 구축해 여러 권의 시리즈 책을 창작한 저자에게는 흥미로운 딜레마라 할 수 있다. 사실 ‘황금 나침반’ 시리즈의 작가 필립 풀만이나 ‘트와이라잇’ 시리즈의 작가 스테프니 메이어도 이야기가 완전히 종결된 지 몇 년 후에도 책이 더 나올 것이라고 말하곤 했으며, 극단적인 예로서 아더 코난 도일 경은 셜록 홈즈에 진저리가 나자 죽여버렸으나 독자들이 하도 불만스러워 하자 몇 년 지나지 않아 다시 부활시킨 바가 있다. 스티븐 킹 역시 7권짜리 ‘다크 타워’ 시리즈를 완성하고 난 후 8년이 지난 2012년에 제8권(The Wind Through the Keyhole)을 쓴 이력이 있다.
스티븐 킹은 롤링에게 공감을 표한다. “두가지로 이해할 수 있다. 하나는 그녀는 해리 포터의 등장인물들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놔주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수백만명이 이 책을 사랑하는 것을 알고 있는 저자로서 독자에 대한 의무감을 느끼는 것이다”
실제로 포터의 팬들은 새로운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굉장히 흥분하곤 한다. “덤블도어는 게이다”라고 폭로했을 때 이 이야기는 전세계의 뉴스로 떠올랐다. 지금 현재도 새 연극에 관해 아주 작은 정보 하나라도 나오면 인터넷은 흥분의 도가니로 달아오른다.
지난 5월2일 롤링은 트윗을 통해 불쌍한 늑대인간 리무스 루핀을 죽인 데 대해 독자들에게 사과했는데 그것은 14만회가 넘게 ‘좋아요’가 나왔고 10만회 이상 리트윗 됐다.
연극에 대한 세부사항은 아주 드물게 나오고 있다. 정보를 간간히 흘림으로써 팬들을 놀리기 좋아하는 롤링은 최근 트위터에서 한 팔로워가 “‘저주받은 아이’를 보면 울게 되나요”라고 묻자 “울지 않는다면 당신의 생명신호를 점검해봐야할 것”이라고 답해 이 연극이 슬프다는 것을 암시했다.
롤링의 이러한 행보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두가지다. 해리 포터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포터에 관한 무엇이든 새로운 이야기나 상세 정보가 나오면 행복하다는 사람들과 일단 종결된 허구의 세계는 그것으로 내버려둬야지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독자들의 환상을 깨는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다.
새로운 3부작 영화의 개봉을 기다리는 일부 팬들은 걱정스럽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한다. 조지 루카스가 3편의 ‘스타 워즈’를 만든 후 그보다 못한 속편을 내놓은 전철을 롤링이 밟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앵무새 죽이기’의 저자 하퍼 리가 속편 ‘파수꾼’(Go Set a Watchman)으로 독자들을 실망시킨 것과 마찬가지다.
틴에이저때 해리 포터를 읽기 시작한 골수팬으로 현재 ‘리키 콜드런’이라는 팬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멜리사 아넬리(36)는 이렇게 말한다.
“그녀가 창조했으니 그녀가 만들어내는 것은 무엇이든 스토리의 일부가 된다. 그녀가 더 창조하고 싶어하는 한, 그녀에게서 더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 한 나는 너무나 행복하다”
<뉴욕 타임스 본사특약> <사진 ny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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