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를 넘기면서 이렇게 좋은 날이 올 줄 생각도 못했다. CGV는 나와는 별 인연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 귀한 일이 생기면서 부담스럽지만 CGV에 정말 감사하다.” 원로 임권택 감독은 22일 서울 압구정 CGV아트하우스에서 열린‘임권택·안성기 헌정관’ 개관식에서 이 같이 말했다. CGV아트하우스 압구정에 안성기상영관, CGV아트하우스 부산 서면에서는 임권택상영관이 문을 열었다. 기존의 일반 아트하우스 상영관을 두 사람의 영화 인생과 대표작을 담아 새롭게 꾸몄다.
헌정관에서 관객 1명이 영화 1편을 볼 때마다 티켓 매출 중 100원을 적립하고 CGV아트하우스가 추가로 100원을 적립해 총 200원씩을 모아 연말에 이를 임권택 감독, 안성기의 이름으로 한국 독립영화를 후원하게 된다.
임권택(80)과 안성기(64)가 한국 영화에 남긴 업적을 조명하고, 이를 통해 한국 영화사를 짚는 다양한 기획전과 이벤트도 마련됐다.
헌정관에서는 23일부터 4월6일까지 영화평론가 정성일(56)·허문영(54)이 선정한 그들의 대표작을 상영하는 ‘마스터피스 특별전'이 열린다. 이후 5~10월 매월 1주 간 두 사람의 대표작 20여편을 순차적으로 상영한다. 이들의 영화 역사를 기록한 사진전도 상시 열린다.
임 감독은 1962년 '두만강아 잘 있거라'를 시작으로 ‘화장'까지 102편의 영화를 연출한 거장이다. ‘취화선'으로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에 한국영화를 알린 주역이다. 임 감독은 “CGV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튼튼한 회사인만큼, 나와 안성기 말고도 다른 영화인에게도 계속해서 이런 일을 해줬으면 좋겠다. 큰 보람을 느끼는 일이 자주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안성기는 1957년 ‘황혼열차'로 데뷔했다. 최신작 ‘사냥'에 이르기까지 130여편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국민배우'로 불리는 등 50년 넘게 한국영화의 대표 배우로 사랑받아왔다. 안성기는 “헌정관을 생각한 CJ와 CGV에 감사하다. 임권택 감독과 함께 해서 영광"이라고 인사했다. “이제 시작이다. 독립영화를 하는 사람들에게 진짜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힘 닿는 데까지 열심히 참여하고 뛰도록 하겠다. 많은 시간을 할애해도 좋고, 다짐도 하고 있다. 앞으로도 열심히 영화에 전념하겠다."개관식에는 서정(56) CJ CGV 대표를 비롯해 김홍준(60), 박광수(61), 배창호(63), 이명세(58) 등 감독들과 박중훈(50), 정재영(45), 신현준(48), 박상민(45) 등 배우들이 참석했다.
서 대표는 “‘진작에 했으면 좋았는데 조금 늦었구나'하는 후회도 들지만, 이런 자리를 마련했으니 이 프로젝트가 순탄하게 진행됐으면 좋겠다"며 “영화계의 감독, 배우, 제작자들이 더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자리가 된다면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1993년에 결혼하고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를 봤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게 아닌가 싶다. 영화가 사람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감독이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감사와 존경심을 갖고 있으며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개관식 사회를 본 박중훈은 “임권택·안성기 헌정관 오픈은 충무로 모두의 기쁨이다. 임 감독의 101번째 작품 ‘달빛 길어올리기'에 출연한 인연이 있고, 안성기 선배하고는 지난 28년간 영화 4개를 함께 찍었다"고 밝혔다. “안 선배와 함께한 작품들이 내 대표작들이기도 하다. 임 감독과 안 선배 모두 인품이 뛰어나다."헌정패 증정식과 신연식(40) 감독이 연출한 헌정 공연도 함께 열렸다. 또 참석하지 못한 배우들은 영상을 통해 축하했다.
“임권택 감독은 한국 영화사의 산증인이다. 나에게 배우라는 이름을 준 사람이다. 연기자로서 다시 한 번 태어나게 해준 임감독, 정말 자랑스럽고 한국의 우상이다. 함께 한 순간들이 더할 나위가 없는 영광의 시간이었다. 더욱 더 감사하고 자긍심을 갖게 된다."(영화배우 오정해)“안성기 선배는 잔소리나 질타보다는 늘 조용하게 따뜻한 눈빛으로 격려해주는 사람이다. 앞으로도 한국 영화계에서 좋은 작품으로 활동했으면 좋겠다. 선배 안성기가 아니라 활발하게 활동하는 동료 배우로서의 모습도 왕성하게 보여주길 바란다."(영화배우 정우성)서 대표는 “129개 극장 곳곳에 핸드프린팅이 있다"며 “스크립트와 소품도 곳곳에 있다. 영화인들에게 그것은 세월이 지나고 나면 역사가 되는 것이다"고 전했다. 역사를 너무 소홀히 한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핸드프린팅을 다 모을 생각이다. 임권택·안성기 헌정관이 영원하도록 잘 관리할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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