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타하리’ 옥주현
옥주현(36)은 시장 특성상 남자 배우들이 두각을 나타낼 수밖에 없는 뮤지컬계에서 여배우의 존재감을 드러내 왔다. 2005년 '아이다'의타이틀롤을 맡아 '핑클'이라는 아이돌 그룹 멤버 이미지를 벗고 뮤지컬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캣츠' '시카고' '브로드웨이 42번가' '몬테크리스토' '아가씨와 건달들' '엘리자벳' '레베카' '황태자 루돌프' '위키드' 등 화려한 출연 목록을 자랑하며 당당히 극을 이끌어가는 여우로자리매김했다.
----------------------------
초연을 앞둔 뮤지컬 `마타하리'는 그녀의 경력에 화룡점정이될 것으로 보인다. EMK뮤지컬컴퍼니가 2011년부터 기획에 들어가 250억원을 쏟아붓는 블록버스터 뮤지컬의 타이틀롤을맡아 극을 이끈다. 옥주현은 ‘마타하리'의 넘버가 나오기 전부터 이 작품의 러브콜을 받아 일찌감치 출연을 결정했다. 이번프로덕션 역시 그녀 위주로 꾸려졌다.
`마타하리'를 처음 제안한 미국 뮤지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부터 미국 뮤지컬 연출가 겸 안무가 제프 칼훈, 엄홍현EMK뮤지컬컴퍼니 대표 프로듀서 모두 옥주현을 극찬한다.
옥주현은 “부담스럽다. 내가 티켓이 오픈되자마자 몇 초 만에 매진을 시키는 배우도 아니고. 다만 관객들이 봤을 때 옥주현이 하는 무대를 다음에 또 보고 싶다는 마음을 가져가게끔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물론 “그것 하나 만으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확인했다. “모든 배우들이 그 마음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자신과 같은 역을 맡은김소향을 비롯해 “쟁쟁한 배우들과 함께 하는 것이 부담을 이기는 원동력"이라며 “기량도 펼치고 함께 ‘으쌰으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약 4년 간 `마타하리'를 기다렸지만 “초조하지는 않았다"고잘라 말했다. “뛰어난 스태프들이 맡아서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칼훈 연출님은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 양쪽에서 선호도 1위인 연출가다. 저 사람이 그리는 나는 어떠할까 기대가많이 된다"며 눈을 반짝였다.
칼훈은 뮤지컬 `뉴시즈'로 토니상 최우수 연출 부문 후보에올랐으며 `하이스쿨 뮤지컬' `올리버' 등을 지휘했다. 와일드혼은 넘버 `지금 이 순간'으로 유명한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히트 이후 `황태자 루돌프' `몬테크리스토'로 국내 뮤지컬계에서 마니아층을 구축한 인물이다. 특히 와일드혼은 옥주현이 출연한 ‘몬테크리스토' ‘황태자 루돌프'의 작곡가다. 2014년 옥주현과 뮤지컬 유명 넘버를 담은 음반 `골드'를 내놓기도 했다.
`마타하리'는 제1차 세계대전 중 2중 스파이 혐의로 프랑스당국에 체포돼 총살당한 아름다운 무희 `마타하리'(마가레타거트루이다 젤러)의 실화가 바탕이다. 마타하리가 사랑한 유일한 남자인 파일럿 ‘아르망', 마타하리에게 스파이가 될 것을제의한 프랑스군 대령으로 투철한 사명감을 지니고 있지만 점점 그녀에게 이끌리는 ‘라두'의 이야기가 섞여 들어간다.
`아이다' ‘시카고' `브로드웨이 42번가' `레베카' `위키드' 등 여성캐릭터의 매력이 부각되는 뮤지컬에 주로 출연했는데 ‘마타하리'는 그중에서도 도드라진다. 옥주현을 뮤지컬배우로 새삼 발견하게 만든 `엘리자벳'은 화려한 이면에 숨겨져 있는 여성의 섬세한 내면까지 연기하고 노래해 호평 받았다.
“엘리자벳과 마타하리는 실존 인물이다. 또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아갔다는 공통점이 있다. 언론 등에서 볼 수 있는 건 그 사람의 표면적인 부분이다. 행동보다는 그 사람이 실제 생활이 어땠을까, 처한 상황이 어땠을까 궁금하더라. 마타하리는 여성 최초의 스파이라고 하는데 많은 사람이 알지만, 실제그녀의 삶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실제로도 이중스파이였을까? 라는 이야기도 나오고."역시 무엇보다 인간적인 부분을 관객에게 보여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아울러 “굉장히 화려하고, 비극적인 이야기인데 그걸 본 사람은 아무렇지 않아 한다. 슬픔과 고통을 상반된 구도로 놓는 건데 칼훈 연출님이 인간의 삶을 대조적으로 꾸미는 연출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톱뮤지컬스타임에도 슬럼프는 있었다. “뮤지컬은 갈등을 풀어내는 것이 첫번째 요소인데 그 무대를 만들어가는 배우 입장에서는, 극을 만들어가는 자체가 매일 거듭되는 갈등"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 갈등도 결국 하나의 고비였다기보다는상대방의 호흡을 주시하고 잘 융화시키는 과정을 거치는 단계다. 그래서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다. 그 부분이 감사하다"는 천상 배우의 마음이다.
다만 청순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인 `황태자 루돌프'의 `마리'역과 비슷한 시기에 그 배역과는 상반된, ‘레베카'의 강렬한 카리스마를 지닌 맨덜리 저택의 집사 ‘댄버스 부인'을 맡았을 때는 고민이 많았다. 당시 연출자 로버트 조핸슨도 옥주현이 기존에 맡았던 역과 달라 위기를 맞겠다고 생각했을 정도다. 옥주현은 2013년 '레베카' 국내 라이선스 초연 배우다.
`마타하리' 역시 무희 역으로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건 처음이라 기대가 크다.
“기존의 무대에서 잘 보여주지 않았던 섹시하고 요염함을 드러낸다. 파격적이고 아슬아슬하다"며 웃었다.
그러나 옥주현은 지금까지 신체노출 없이 캐릭터의 섹시함을 드러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전문적이고 무엇인가 몰두하는 캐릭터는 다른 의미로 다 섹시하다. 그래서 옥주현의 아이다(아이다), 록시 하트(시카고), 엘리자벳(엘리자벳), 그리고 초록마녀 엘파바(위키드)마저도 저마다 다른 의미에서 섹시했다.
마타하리는 이후 프랑스 파리의 화려한 댄스홀 `물랑루즈'로가게 된다. 이혼한 여자들과 가출한 여성들이 ‘새로운 삶'을 얻을것으로 믿는, 일종의 ‘아메리칸 드림' 같은 공간. “마타하리는 그곳에서 삶이 부끄럽기도 하지만 치열하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간다. 마타하리와 배경이 비슷하지는 않지만 나 스스로를 잘 붙잡고 치열하게 살아온 점에서는비슷하지 않나 한다." 옥주현의 마타하리가 진정 섹시한 이유다.
<뉴시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