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운아이드소울의 4th 정규앨범 ‘Soul Cooke’
“너무 다 미니멀해졌잖아요. CD가 뭔지 모르는 어린 친구들도 있고, 예전의 감성이 소멸돼는 게 너무 아쉬워요. 대중의 기호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통성은 꼭 지키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정엽)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정엽·나얼·영준·성훈)이 오늘(8일) 0시 5년 만에 네 번째 정규앨범 ‘솔 쿡(Soul Cooke)'을 발매했다. 디지털 음원의 보급으로 음악마저 소모품으로 소비되는 시대에 보기 드문 정규앨범이다. 그것도 17곡을 꽉꽉 눌러 담았다.
“음반이나 콘서트가 아니면 활동도 많이 안 하고, 앨범을 만드는 데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이다보니 오래 걸려요. 팬들의 원성도 있었고요.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다들 좋아하실 거라고 생각하고 곡을 더 채워봤습니다."(영준)앨범 전반을 관통하는 콘셉트는 요리다. 네 멤버의 목소리와 음악을 재료로 소울을 요리한다는 의미다. 카세트테이프 필름을 길게 늘여 접시 위에 담아 파스타를 떠오르게 하는 앨범아트가 이를 표현한다. ‘쿡(Cook)' 뒤에 붙은 알파벳 e는 솔의 선구자인 샘 쿡(Sam Cooke)에 대한 오마주다.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이번 앨범은 17가지 음식이 가득 찬 배부른 한 상이다. 197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대표하는 흑인 음악 스타일을 잘 요리했다. 기존에 발표한 곡은 믹스와 마스터링 과정을 다시 거쳤고, 필리(Phily), 90년대 R&B, 모던 솔, 펑크, 재즈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했다.
“과거의 음악을 시대별로 재연할 수 있다는 건 굉장한 특권이라고 생각해요. 과거의 음악을 너무 사랑하고 좋아하는 ‘리스너(listener)'로서 이런 음악도 존재한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 자연스럽게 그런 음악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나얼)그렇게 만든 앨범에 대한 만족도는 최상이다. “앨범을 거듭할수록 저희가 추구하는,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어서 힘들기도 하지만 매번 새로 나오는 앨범이 더 마음에 들고 좋습니다."(영준), “지금, 2015년에 저희가 최선을 다해 만든 4집이기 때문에 정말 소중한 것 같아요."(성훈)비단 멤버들만 이번 앨범에 만족하는 건 아니다. 지난 밤 발매 직후부터 각종 음원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하며 자극적인 인스턴트 음악에 질린 사람들의 귀를 위로하고 있다. “이렇게까지 사랑을 받을 줄 몰랐는데, 전체적인 사운드는 옛날 느낌이라 낯설 수 있지만 결국 멜로디가 중심이 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감동이 되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나얼)최초로 시도한 재즈 풍의 ‘그루브 미드나이트(Groove Midnight)', R&B 발라드 ‘사랑의 말', 각 멤버들의 솔로곡 등 17곡의 정성 가득한 요리 중 브라운아이드소울은 두 개를 타이틀로 내세웠다. ‘밤의 멜로디'와 ‘홈(Home)'이다.
‘밤의 멜로디'는 전형적인 1970년대 필리 솔의 중창 발라드 곡이다. 당시 유행했던 시타르 기타 사운드가 곡의 중심을 잡는다. 정통 솔 뮤직을 지향하는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정체성이 집대성된 곡이다.
“팝의 영어 가사를 직역한 느낌을 살리고 싶었고요. 미사여구를 안 붙이고 자극적이지 않은 아름다운 가사를 쓰려고 하다 보니까 그 부분이 좀 힘들었어요."(영준)‘홈'은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색이 잘 드러나는 하모니 위주의 팝 발라드 곡이다. 흔한 사랑 얘기가 아니라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한편 브라운아이드소울은 앨범 발매 이후 별다른 방송활동을 하지 않고 오는 12일부터 바로 전국 투어 콘서트 ‘솔 포 리얼(Soul 4 Real)'에 나선다. 광주를 시작으로 대구, 일산, 부산, 인천, 서울 등에서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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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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