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중 남편만 바라보는 수남 역, 절절하면서도 맹목적인 순애보
▶ 시나리오 놓칠 뻔… 박찬욱 감독 추천 덕분에 출연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이정현]
예쁘장한 얼굴에 애교 섞인 말투. 귀엽고 깜찍한 매력을 지닌 배우 이정현.
대표적인 동안 미녀이지만 스크린 속에서는 180도 달라진다. 뭔가 정상적이지 않은, 기가 세거나 섬뜩한 기운마저 감도는 독특한 캐릭터 등에서 빛을 발하는 그는 새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감독 안국진, 제작 KAFAFILMS(카파 필름))에서도 미스터리한 억척 주부 수남 역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안국진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인 동시에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대상작이다. 행복을 향해 열심히 사는 수남의 인생역경을 그린 생계밀착형 코믹 잔혹극이다.
동화 속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서 고군분투했듯이 영화 속에서 이정현은마치 앨리스처럼 수남의 역에 완벽히 녹아든 모습으로 종횡무진 스크린을누빈다. 그녀가 아니면 누가 이 역할을 맡았을까 싶을 정도로 꼭 맞는 옷을 입은 것 같은 이정현을 만나 유쾌하고 솔직한 수다를 나눠봤다.
▲ 평소 강한 캐릭터만 맡아 온 것 같다
“사실 영화 ‘꽃잎’이후 강한 캐릭터를 피하려고 했다. 신들린 이미지 등이 생기는 것 같아서 공포영화도 피했다. 그러다가 영화 ‘파란만장’ 출연 제의를 받았는데 박찬욱 감독님 작품이라서 무언가 다를 것 같더라. 무조건 출연하겠다고 했다. 이 작품을 계기로 만난 것이 영화 ‘범죄소년’이고 그러면서 영화 ‘명량’에도 출연하게 되었다. 하다 보니 그런(강한) 캐릭터를 맡게 된 것 같다.”
▲ 이번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수남 역도 만만치 않은 독특한 캐릭터이다.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은?
“일단 수남의 순애보를 유아적인 모습으로 표현해야겠다 싶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가 뭔가에 푹 빠진 모습으로 맹목적인 사랑을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특유의 글씨체도 개발했다.(극중 수남은매우 반듯한 교과서 글씨체를 사용한다) 조카들이 있어서 글자공부 책을 참고로 연습했다. 사회성이 결여되어 있고 부족해 보이는 수남이 열심히 살아 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과장하면서 좀 더 유아처럼 녹아내기 위해 고심했다.”
▲ 극 중에서 수남의 청소하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이른바 ‘청소 스킬’이 대단하던데 혹시 본인 실력이 투영됐나
“사실 내가 청소를 정말 잘한다. 설거지 등깔끔하게 정리 정돈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부모님이 참 좋아하신다.(웃음) 그리고 영화속 장면의 경우 ‘생활의 달인’ 프로그램을 참고하면서 연습하기도 했다. 속도를 약간 높인 면이긴 했지만 촬영 당시에 능숙한 청소 실력을 뽐내 현장 스태프들이 깜짝 놀랄 정도였다.”
▲ 수남의 순애보는 절절하다 못해서 섬뜩할 정도이다. 실제 이정현의 연애 스타일은 어떠한가?
“한 남자밖에 모르는 것은 수남과 같은 마음이다. 나는 남자친구가 생기면 그 사람만 꾸준히 바라보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오래 사귀는 편이다. 수남의 순수한 면에서는 순애보는 나와 닮은 것 같다.”
▲ 박찬욱 감독과의 친분이 남다른 것 같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
“평소 별다른 친분이 없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전화가 왔다. ‘단편영화를 준비하는데 여주인공으로 나올 수 있느냐’ 이러시더라. 망설임 없이 당장 찍겠다고 했다. 그 영화가 ‘파란만장’이다.
이번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도 박찬욱 감독님 덕분에 출연하게 됐다. 이 영화는 회사 측에 먼저 제의가 들어오면서 사실 시나리오가 거절된 상태였는데, 박 감독님이 근래에 본 시나리오 중 제일 재미있었다며 추천을 하셨다.
박찬욱 감독님은 내가 배우라는 것을 항상 일깨워주고 계신다. 평소 별다른 작품이 없어서 출연을 안 하고 있는 건데 가수 활동을 하고 싶어서 배우 활동을 안 하는 걸로 생각하시더라. 자주 연락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작품에 대해 너무 고민될 때 문자 등으로 연락하는 편이다. 안부문자 답은 늦게 와도 일에 관한 것은 즉시 연락해 주시더라.(웃음)”
▲ 끼가 참 많다. 혹시 다른 관심 분야도 있나 영화를 대하는 모습이 감독을 해도 어울릴 듯하다
“영화감독? 관심이 있기는 하다. 내 전공이 ‘영화과’다. 학교도 열심히 다녔고 공부도 열심히 했다. 동기 중에 윤종빈 감독이 있다. 하지만 감독 역할은 아직은 욕심이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지만 그건 나중에나 생각해 봐야겠다.”
▲ 친한 후배들 외에 특별히 친한 선배는 누구인지?
“여배우의 여왕벌인 강수연 언니는 너무 멋지다. 정말 존경하는 선배다. 본격적으로 영화를 다시 하면서 연락이 닿았다. 오랜만에 만나서 영화 얘기도 하고 조언과 응원을 많이 해준다. 수연 언니처럼 되고 싶다. 나에겐수연 언니가 롤 모델이다. 사실 처음에 술도 수연 언니에게 배웠다. 최근에 수연 언니 주최로 엄정화 언니 등 함께 뭉쳤는데 수연 언니는 여전히 술에 강했다.(웃음) 난 어렸을 때는 술이 센 편이었는데 요즘엔 먼저 지쳐서 집에 가게 되더라.”
▲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강한 캐릭터를 탈피하고 싶다고 했는데 맡고 싶은 역할은?
“로맨스 장르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같은 연기 해보고 싶기는 하다. 하지만 사실 영화적으로 영화를 도울 수 있는 캐릭터이면 가리지 않고 배우로서 참여하고 싶다. 연기를 통해서 관객들에게 다가가는 것이야말로 즐거운 일이니까.”
<최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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