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시위대, 경찰차 파손·상점 약탈·행인 폭행
흑인 청년 프레디 그레이가 경찰에 구금된 뒤 척추 손상으로 사망한 사건과 관련, 볼티모어에서 계속되고 있는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지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25일 오후 1,200여명의 시위대들은 사건 현장에서 시청까지 시위를 벌였고, 이들 중 100여 명은 프로야구 홈구장인 캠든 야드 근처에서 돌멩이를 던져 경찰차를 파손시키는 등 격렬한 항의 시위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10대 흑인 청년이 백인 경찰 총격으로 사망해 발생한 미주리주 퍼거슨시 사태의 재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시위에는 퍼거슨에서 온 원정 시위대도 참가했다.
그레이(25) 사망 후 최대 규모를 이룬 이날 시위는 정오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는 대체적으로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시위대는 행진 중 그레이가 숨진 메릴랜드 쇼크 트라우마 센터 앞에서 묵념을 가진 뒤 서서히 흥분하기 시작했다.
시청 앞 집회를 마친 시위대는 결국 프로야구경기가 열린 캠던야즈 구장 앞에서 경찰과 충돌했고, 일부는 경찰차 위에 올라가 앞유리를 깼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 경찰 6명이 다쳤다.
당시 캠든 야즈에서는 오리얼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경기가 끝난 상황이었다. 경찰은 불상사를 우려해 관중들에게 경기장에 남아줄 것을 요청했으나 관중들은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관중 간에 험한 말이 오가다가 상호간에 폭력충돌이 빚어졌다. 한 시위대는 여성의 핸드백을 탈취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대치 중인 시위진압경찰을 향해 “살인자”, “당신들은 이번에는 벗어날 수 없다!”라고 외치며 돌과 물병을 던졌다. 또 인근 술집과 식당의 유리창을 부쉈고, 컨베니언스토어 한 곳이 약탈당했다. 오후 7시께 갤러리 앳 하버플레이스의 마이클 코스에서는 점포 유리벽이 시위대가 던진 쓰레기통에 깨져 샤핑객들이 긴급히 대피했다. 경찰은 시위대 중 34명을 체포했다.
한편 시위가 폭력화하자 다운타운에서 영업하는 한인상인들은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송기봉 메릴랜드식품주류협회(KAGRO) 회장은 “아직까지 한인상인이 피해를 입었다는 연락을 받은 바 없지만 렉싱턴마켓 일부 업소가 피해를 본 것으로 들었다”며 “시위가 계속되면 한인업소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폭력 시위는 한인상인들의 힘으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어서 답답하다”며 “임원들과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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